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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BOJ 총재 교체와 엔화 강세 가능성

by 00년 새내기 202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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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BOJ 총재 임기 종료, 우에다 신임 총재 선임.

아베노믹스의 한 축을 이끌었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4월 8일로 종료되었다. 구로다 전 총재는 양적질적완화정책, 마이너스 금리, 수익률곡선 제어(YCC) 등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끌었다. 이제 통화정책의 조타수 역할은 우에다 가즈오 신임 총재에게 넘어갔다. BOJ는 현재 정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새로운 출구전략을 찾아 나설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1. 구로다 아베노믹스의 실패와 부작용

구로다 총재는 지난해 대부분 국가들이 통화긴축을 시행하던 상황에도 임금과 물가의 안정적 상승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했다. 다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기 위한 개입으로 GDP대비 BOJ 대차대조표 규모는 2013년 2월 28%에서 2023년 3월 131%까지 확대되었다. 또한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로 달러-엔 활율도 32년 만에 150엔을 돌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일본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로 아베노믹스 이후 대차대조표가 매우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원가 상승분에 따른 가격 인상 압력을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임금 억제로 흡수하였고 노동조합 역시 고용 유지에 대한 관심이 커져 임금인상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계 역시 가처분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소비를 늘리지 못했다. 핵심 목표였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과 유지도 지난해 임금 증가율이 확대되면서 개선되는 듯하였으나, 올해 들어 1% 내외로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초완화적 통화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실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일본의 CPI와 임금상승률.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상승추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

 

2. 우에다 총재 기존 정책 부작용 인지, 점진적 정책 선회 할듯

시장은 연초부터 새로운 총재의 선임 직후인 4월 일본 통화정책을 기점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시장 예상과 다르게 우에다 총재는 시장과 경제 주체들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인 정책 선회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회에서 대답하고 있는 우에다 총재


지난달 인사 청문회에서 우에다 총재는 크게 4가지를 강조했다.

1. 현재 정책에 대한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으나 2%대 물가목표 달성을 위해 완화적 금융정책은 유지하겠다.

2. 최근 물가 상승은 공급 측 충격에 따른 것으로 구조적으로 물가가 2%에 도달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3. 필요시 현행 통화정책에 대한 점검 예정이며, 정부와 밀접하게 연계하여 통화정책을 수행하겠다.

4. 물가 전망이 개선되면 YCC 정책을 정상화하는 방향을 재검토해보겠다.

 

3. 엔화 가치 재평가될 수 있을까

인사청문회에서의 우에다 총재 태도를 부면 다가오는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BOJ가 기존의 정책 노선을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다만 서프라이즈 통화 정책을 종종 시행했던 BOJ의 이력에 시장은 혹시 모를 정책 피봇에 대해 배팅하는 모습도 보인다. 우에다의 통화정책 유지 발언 이후 0.22%까지 떨어졌던 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통화정책회의(27~28일)가 가까워지면서 10년물 금리 상단인 0.5%까지 회복하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BOJ의 갑작스러운 YCC정책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보이며 결국 시기적인 문제일 뿐 BOJ의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이 긴축적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방향성 측면에서는 명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실제로 그 변화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매 통화정책 시기가 되면 이러한 변동성 배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 긴축 전환의 순서는 YCC 폐지 이후 정책금리 인상 순서

YCC는 기본적으로 장기금리 하락 방지와 일본은행의 국채매입 억제를 목적으로 2016년 도입되었다. 그러나 YCC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기관 수익성 효과는 제한적인 한편 대규모 국채매입이 지속되어 국채시장 왜곡과 일본은행의 재무건전성 취약 등 부작용이 증대하고 있다. 이에 YCC를 유지하면서 정책금리를 먼저 인상할 경우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국채 매입을 통해 계속 억제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중앙은행의 이자지급액의 급증으로 국가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일본은행은 당분간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변화를 준다고 하더라도 YCC 변동폭 수정 등 미세조정으로 먼저 대응할 것이고 그다음 순서가 YCC 폐지, 최종적으로 정책금리 인상 단계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본의 경기후퇴 위험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악화가 우려되는 동안에는 시행되기 어려워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5. 일본 통화정책 전환 시 글로벌 자금흐름에 미칠 영향

일본은행이 통화완화기조를 전환하여 본격적으로 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일본의 해외채권투자 감소, 소득 및 경상수지 악화, 엔캐리거래 청산 등에 따라 글로벌 자금흐름 및 환율 변화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증가추세를 나타내던 일본투자자의 해외채권투자 규모가 작년 초부터 감소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작년 하반기에는 엔약세 가세 등으로 일본 물가도 급등세를 보여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실제로 12월에 장기금리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일본투자자들이 자국의 본격적 금리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채권을 순매도하는 추세를 보였다. 일본 자금이 회귀할 경우 해당국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일본투자자의 보유비율이 5~15% 정도로 높은 오세아니아와 유럽에서의 자금유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해외채권투자잔액과 그 국가들. 해외채권투자잔액은 지속적으로 줄고있으며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등에 채권이 많은 일본이다.



해외채권투자 감소가 소득수지와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면서 일본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역수지가 부진한 가운데 일본은행의 통화완화기조가 전환되면 일본투자자들의 해외채권투자 및 이자소득이 줄어들면서 일본의 소득수지 및 경상수지가 악화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일본의 금리상승과 국내외 금리차 축소가 진행될 경우 엔캐리거래 감소 및 청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무역, 소득, 경상수지. 일본의 해외채권감소로 인한소득수지 감소로 일본의 경상수지가 적자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BOJ의 정책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화는 점차 강세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더 군다 나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달한 가운데 꺾이기 시작한 글로벌 경기 모멘텀도 엔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이제는 움츠렸던 엔화가 다시 안전자산으로서 명성을 찾으며 정상화되는 흐름을 기다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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