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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2024년 국제 유가 전망(고유가 vs 저유가)

by 00년 새내기 2023. 12. 26.

2024년 국제 유가 향방은

2023년도 국제유가는 상반기에는 박스권에서 제한적 움직임을 나타냈으나, 하반기에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였다. 연간 기준으로는 3년 만에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OPEC+의 감산정책 강화, 미국 및 이란의 원유생산 호조, 중국 원유수입 역대 최대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는 2024년 국제 유가의 향방은 어디로 향할까

2023년 이벤트에 따른 국제유가 추이

기본 전망(Base case)

 

기본 전망이란 말 그대로 EIA(美 에너지정보청), IEA(국제에너지기구), OPEC 등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수급 전망을 기반으로 상하방 불확실성 요인을 배제한 국제유가 전망이라고 볼 수 있다. 생산, 수요, 수급을 통해 국제 유가를 전망한다.

 

1. 생산

OPEC+가 감산 정책을 지속하겠으나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비 OPEC+의 생산량 증가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여 2024년 세계 원유생산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IEA(국제에너지기구)는 Call on OPEC(세계 수급 균형을 위해 필요한 OPEC의 생산량)을 전년보다 20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추가적으로 IEA는 시기적으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큰 폭으로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원유 수요 증가율과 미국 생산 감소율

2. 수요

2024년 세계 수요는 전체적으로 양호한 증가세가 예상되나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의 경우는 예측기관별로 편차도 상당한 편이다. IEA는 전년보다 +110만 배럴 (+1.1%), EIA는 +134만(+1.4%), OPEC은 +225만(+2.2%)을 예상하는 등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다만 2023년에 비해서 수요의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는 점, 특히 세계 수요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2024년 중국 수요 증가는 일일 +50만 배럴로 전년도의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3. 수급

2024년 세계 수급은 생산 증가세를 상회하는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3년 만에 공급부족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EIA는 OPEC+의 추가 감산이 예정된 1분기에 공급부족이 심화된 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부족 규모 역시 기관들 별로 편차가 상당하다. EIA 일일 15만 배럴, OPEC 150만 배럴을 공급 부족분으로 예측했다.

4. 국제 유가 전망

세계 수급이 공급 부족으로 전환됨에 따라 2024년 연평균 WTI 가격은 2023년 대비 상승할 전망이다. 주요 기관들은 2분기 연중 최고치 기록 후 완만한 하향한정을 예상하고 있다. EIA와 7개 주요 IB들의 '24년 WTI 가격전망치(중간값)는 1분기 $82 → 2분기 $83 → 3분기 $81 → 4분기 $82이며 연간으로는 $83 수준이다. 

 

저유가 전망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방요인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 하에서의 역세 전망이다. 2024년 연간 국제유가 레인지의 하단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세계 성장세 둔화 가속화, 산유국 생산 경쟁 재개, 유럽 및 중동 지정학 불안 환화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1.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글로벌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세계 원유 수요도 기본전망보다 부진할 소지가 있다. 세계 성장률은 '23년 3.1%에서 '24년 2.7%로 낮아질 전망(주요 IB 평균)이다. 하지만 하방위험이 많아 성장률이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곤란하다.

 

주요국 통화긴축 후폭풍, 글로벌 부채 문제,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 등이 세계 성장세 둔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며, 일부에서는 미국경제가 상반기 중 경미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의 둔화세가 예상보다 심화되면 세계 원유수요는 기본전망에 비해 감소할 것이고 더 나아가 침체 국면에 들어설 경우 공급과잉이 과다해져 유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과도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 비OPEC 국가의 생산 증가

미국 등 비OPEC 국가들의 생산이 호조세를 지속함에 따라 OPEC이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감산정책을 철회하고 생산 경쟁에 나서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OPEC의 시장점유율은 팬데믹 이전 37% 수준이었으나 '23년에는 32%대로 축소. 반면 미국·캐나다·브라질 3개국의 점유율은 25% 수준에서 31%로 확대되었다.

 

국제유가 방어를 위해 OPEC은 '22년부터 감산을 지속하고 있으며, 미국 등은 그 반사이익으로 생산이 크게 증가하며 OPEC의 점유율을 잠식한 것이다. 이에 OPEC은 감산정책을 '24년 말까지 연장한 상황이나 미국 등 비 OPEC 생산을 견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증산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3. 지정학적 불안 완화

유럽(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 핵협상) 등의 지정학적 불안이 완회될 경우 공급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러-우 전쟁은 장기 소모전 전망이 우세하나, 극적으로 종료될 경우 러시아의 빠른 증산이 기대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확전 우려가 여전하나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중동 공급 불안이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의 원유 생산 및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23년 중 이미 핵합의 파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추가로 늘어날 규모는 많지 않겠으나, 중동 원유공급 안정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4. 국제 유가 전망

약세 요인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저유가 전망' 하에서 국제유가는 약세로 전환되고, 상황에 따라 낙폭이 확대되어 2023년의 최저점인 $66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등 비OPEC과 OPEC 간 생산 경쟁이 재개되면 국제유가는 단기에 30% 이상 급락세를 나타내고, 변동성도 크게 확대될 소지가 있다.

 

생산 경쟁이 진행됐던 '15년 6~8월 중 WTI는 -37%, '18년 10~11월 중 -32% 급락한 바 있으며, 투기성 자금의 단기 매매 증가로 상하 진폭도 확대되었던 역사가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셰일 오일을 중심으로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보여 약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

 

고유가 전망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상방요인이 우세한 상황 하에서의 강세 전망으로 2024년 연간 국제유가 레인지의 상단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강세요인으로는 중동 확전 가능성, 금융여건 개선에 따른 위험선호 현상 회복, 미국 전략 비축유 재비축, 중국 경기부양 효과 가시화 등을 들고 있다.

 

1. 중동 확전 가능성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란 등으로 확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경우 중동 지역 원유 수송망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전쟁이 확산되어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밥엘-만데브 해협 등 핵심 원유 수송망의 안전성이 훼손될 경우 생산중단에 버금가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이란 충돌 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유조선 나포 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나 위협 만으로도 운송 리스크 증가와 운송비용 상승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 위험 선호 심리 회복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미국 달러화 약세 등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회복은 금융자금의 본격적 유입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12월 FOMC에서 2024년 중 3회의 금리인하를 시사했으며, ECB 역시 경기 둔화 등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특히 美 달러화는 성장세 감속과 통화정책 전환 등 그동안 강세 기조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약화되면서 약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1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통화긴축과 달러강세 등으로 인해 원유 선물시장에서 빠져나갔던 금융자금이 유입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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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국의 전략유 재비축

현재 미국의 SPR(전략 비축유)은 위험한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따라서 2024년에는 재비축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추가적인 원유 수요 증가의 요인이 된다. 

 

SPR은 '11년 7.27억배럴(사상 최고치)에서 '20년 10월 6.15억 배럴로 근 10년에 걸쳐 완만히 감소했으나,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장안정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방출함에 따라 '23년 12월 초 3.52억 배럴(40년래 최저치)로 급감했다.

 

미국은 '24년 1분기 중 3백만배럴 매입, 민간 대여분 환수 등을 통해 SPR 재비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입 규모와 기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美 에너지부는 SPR 매입 마지노선으로 $72를 제시했다.

 

4. 국제 유가 전망

기본전망보다 수요가 개선되어 국제유가는 강세를 나타내고, 특히 중동의 불안과 위험 선호 현상으로 투기 수요가 맞물릴 경우 일시적인 급등세가 나타날 소지가 있다. ‘고유가 전망’ 하에서는 기본 전망보다 글로벌 공급부족 규모가 확대되어 WTI 가격은 $90 내외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금융여건의 개선으로 투기자금의 유입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중동 확전 위험이 높아진다면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하며 '23년 연고점($94)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곤란하다.  다만, 고유가가 수요 위축과 공급 확대를 초래하고 연준의 피봇 시기도 늦출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유가 급등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종합 평가

 

주요 기관들의 전망과 시장의 변수들을 종합하면, 2024년 국제유가는 수급여건이 2023년에 비해 타이트해짐에 따라 상방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보이며, 상반기에는 저유가 전망이, 하반기에는 고유가 전망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기반한 수요둔화 우려와 비 OPEC+ 생산호조 등으로 약세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 OPEC+ 추가 감산(1분기), 저가 매수세 등이 하방 경직성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주요국의 경기지표 악화 시 하방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상반기 말, 또는 하반기부터는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수요도 상반기보다 늘어나면서 국제유가 상방압력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

2024년에는 주요 관전 포인트로 OPEC+ 감산 철회 및 산유국들의 생산 경쟁 여부, 중동 지역의 원유 수송망 리스크의 완화 및 확산 연부, 금융자금의 공격적 유입 여부, 중국 경제 부양 정책의 정도와 실질적인 효과 여부 등을 특히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포함하여 세계 원유수급과 국제유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다양한 변수들이 상존하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갖춰 놓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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