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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2023년 전미 경제학회 경제 석학들 집합, 치열한 논

by 00년 새내기 2023. 1. 8.

1월 6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2023년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가 개최된다. 이 행사에 참석하는 세계 석학들은 사전 발표문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미 중앙은행은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 조금씩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 석학들의 경기 전망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발생한 여러가지 문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례총회는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열렸다가 올해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전환되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역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대거 참석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였던 벤 버냉키, 2021년 수상자였던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 조슈아 앵그리스트 MIT 교수,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토론자 및 공동 연설을 할 예정이다.

 

사전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약화된 세계화와 다자주의에 대한 주체부터 시작하여 코로나 19 이후 확산된 전세계적 통화 완화정책에 대한 비판, 현재 인플레이션과 경기 전망에 대한 견해까지 최근 몇 년간의 굵직한 경제 이슈에 대해서 다룬다. 이번에는 이 학회에서 발표한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 및 연설 내용을 요약해서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 제이슨 퍼먼 교수 : "미국, 경기침체에 빠질 것"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인스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추가로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 상황을 일컫는 말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어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일컫는 경제용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정 정책으로 가계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너무 적은 지원을 하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이다.

 

추가로 이번 경기침체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금융위기 당시와 2019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팬데믹 때의 경제 상황을 비교했는데, 과거 심각했던 금융위기 경기침체 시기의 경우 당시 가계소득이 하위 50% 중심으로 크게 떨어졌지만, 코로나 19의 경우 하위 50% 하락률이 미미했고 중산층이나 상위 10% 고소득 층은 오히려 가계소득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 회복 속도 역시 당시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욱 높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차이를 피먼 교수는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에서 찾았다. 금융위기 당시 정부 지원은 GDP 대비 1~5% 수준이었던 반면 팬데믹에는 10%가 넘는 지원이 이루어진 것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피먼 교수 역시 이러한 과거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이 과잉 확장된 부분을 지적했다. 이러한 과잉 지원이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를 초래핬다고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금융위기와 팬데믹 이후 경제의 회복력을 비교할 때 재정정책을 소홀히 하는 것 보다는 지나치게 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준의 금리 피봇팅에 대해서는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1~2년간 이어진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는 누적된 초과저축으로 인해 아직도 엄청난 수요가 남아있으며  미국의 노동시장은 극도로 타이트 하다고 언급했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월가의 예상보다 낮은 3.5%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연준의 피봇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시장은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연준의 말을 더 믿고 더 들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시장이 기준금리에 대해 하반기 인하 예측을 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5%초반을 넘어가는 수준으로 올리기에는 연준도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5% 초반까지는 상승시킨 후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 래피얼 보스턴 연은 총재 : "인플레이션 정점 지났다 ">

 

 

래피얼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2021년 이후 이번 물가 인상기에 들어서면서 연방준비제도 관계자가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지나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스틱 총재는 애틀란타 연은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측정하는 9개의 인플레이션 지표 중 7개에서 점점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를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우리가 알고 있는, 생각한 것과 달리 경제가 움직일 수 있다는 교훈을 배웠기에, 계속해서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연준의 골칫거리인 노동시장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기업들과 이야기 해보면 지난 여름 마주했던 역사적으로 일손이 부족했던 노동시장이 이제 상대적으로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날 나온 고용보고서를 보면 여전히 일자리는 많지만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직선 경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래피얼 총재는 실업률은 올해 4%를 살짝 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3.5%에서 크게 상승하지 않은 수준으로 일자리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다만 완만한 통화정책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연준의 피봇팅에 대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으며 정책기조를 보면 5% 수준의 금리까지는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고금리로 세계 경제 전환점 맞을 것  ">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말과 세계 겨제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올해 매우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세계 경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코로나 팬데믹 지속, 중국의 경기 둔화 및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충격에 복합적으로 휘둘렸으며 특히 이 중에서도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국들의 금리인상이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지난 40년간의 경제 성장은 세계 경제의 성장 경로에 있어서 단일 변수로서는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성장률은 물론 저렴한 노동력을 통해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여러 글로벌 국가들의 이자율에도 영향을 주었다며 중국의 성장세가 앞으로 계속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번의 경기침체가 끝나게 되면 다시 이전의 세계화를 바탕으로 한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 아닌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탈세계화적 흐름을 경제 구조 자체가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재정정책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1조 9천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정치경제학'이라는 사전 발표문을 통해 재정정책은 극도로 정치적일 수 있어서 재정 준칙 등을 통해 제어하려 노력하지만 거의 성공을 고두지 못했다며 현재 많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을 점점 더 거세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 : 구조적 장기 경기침체 없을 것  >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에 돌아갈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더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을 감안한 금리를 말하며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상태의 금리 수준을 말한다.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감안한 장기 명목 중립금리를 2.5% 안팎(씰질 중립금리 0.5%)로 추정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서머스 교수의 주장이다.

 

서머스 교수는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해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가을 밝혔다. 그는 정부 지출의 추가 확대 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은 정부부채를 상당히 더 많이 쌓았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35~40% 포인트 상승하면 실질 중립금리는 약 0.8~1.0%포인트 상승한다고 추정했다. 

 

실제 미국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당시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06.0%였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팬데믹 이후 역대급 재정 지출을 단행하면서 이듬해인 2020년 127.7%까지 뛰었다. 2021년의 경우 121.7%였다. 이 수치가 120%를 넘긴 것은 미국 역사상 2019~2020년 2년밖에 없다.

서머스 교수는 또 “미국 정부는 인구 증가 압력에 따라 교육, 의료 등에 재정 확대 경향이 더 커질 것”이라며 “게다가 아시아 국가들은 국방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인구구조와 지정학 우려 역시 나랏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서머스 교수는 “2020년대 중반으로 가면서 정부의 재정적자는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기점으로 저성장에 저금리와 저물가가 따라가는 구조적 장기침체의 모습이 나타나는 대신 고금리와 고물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 리사 쿡 연준 이사  : "미국 노동시장 강해, 경기 침체 피할 수 있어" >

 

 

리사 쿡 연준 이사는 미국 노동 시장이 견고하며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12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실업률이 3.5%로 하락하였고 일자리는 22만 3천개나 증가하여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언급하며 노동 관련 비용이 최근들어 감소한 것은 눈여겨 보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12월 고용보고서를 본 시장은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질문에 본인도 동의한다고 언급하며 침체 가능성이 낮음을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를 표했는데, 최근 나타난 일부 고무적인 신호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많은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표는 분명 임금 증가세가 지난 1년간 다소 둔화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기는 하지만 지난 몇 달간 나온 다소 우호적인 지표에 너무 큰 비중을 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연준은 타이트한 노동시장에 나타나는 여전히 가파른 임금 상승으로 인해 다른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둔화가 늦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현재도 다른 핵심 서비스 부문, 즉 여행과 유흥, 의료 및 법률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여러 활동을 포괄하는 거대 범주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쿡 이사는 팬데믹 시대 비용 상승과 공급 차질이 인플레이션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비용 충격과 공급망 차질이 충분히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가계와 기업의 인플레 기대가 더 높아져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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