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완만한 둔화세 유지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유지, 3월 금리 인상은 진행될 듯.
1월과 달리 2월 CPI에서는 일정 부분 디스인플레이션의 추가적인 진전이 나타났다고 판단된다. 코어 물가와 비주거 코어 서비스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기는 하였으나, 전반적인 둔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아직 절사평균/중앙값 물가의 둔화세가 뚜렷하지 않은 점과, 이날 함께 공개된 NFIB 서베이의 구인 지표 상승 등은 우려 요인이다. 아직 연준 입장에서 물가에 대한 확 신을 갖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다음 주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이유이다.
1. 서비스 물가 상승 지속, 핵심은 주거비
2 월 소비자물가에서는 기대했던 대로 에너지 항목이 전월대비 0.6% 하락하며 헤드라인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가 4.3% 상승하면서 상품 물가를 재차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중고차 가격은 하락 폭을 확대(-2.8%)했으며, 신차 가격(0.2%)도 둔화되고 있다. 문제는 역시나 서비스 물가였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근원 소비자물가는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며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임대료의 경우 YoY +8.2%, MoM +0.7% 로, 금번 물가 상승에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2/4분기부터는 임대료 하락 및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 가시화되기 시작한 긴축의 파급효과
지난주 발표된 2 월 고용보고서는 향후 고용시장과 물가 흐름에 대한 힌트를 던져주었다. 레저 및 접객산업을 중심으로 고용자 수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 증가 폭 자체는 둔화되는 흐름이었으며, 금리 인상에 민감한 업종인 테크와 금융업종에서는 고용이 뚜렷하게 약해졌다. 연준의 긴축이 드디어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SVB 파산 사태도 사실상 이와 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금번 물가는 연준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주거비를 제외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보다 더 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SVB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금융 불안 리 스크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3월 FOMC 25bp 인상 유력, 연내 피봇 기대는 과도
2월 CPI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유효하며, 연준이 물가를 통 제위해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따라서 연준의 추가 인상 기조는 3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SVB 사태 등 통화긴축에 따른 시장 균열 조짐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서비스 수요가 지금은 강한 것은 사실이고 SVB 파산 사태 해결을 위한 미 재무부와 연준 등 금융당국의 발 빠른 대처들이 등장한 만큼 3 월 FOMC에서는 동결보다는 25bp 인상 이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인상과 이에 따른 금융 불안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켜 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미 고용시장에서도 인상의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3 월 FOMC를 지나면 추가 인상에 대한 명분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물가 둔화폭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상반기에 는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 하반기에는 상품물가의 기저효과 약화가 물가 둔화를 제한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선물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금리 인하 전망(CME FedWatch: 6월 금리 인하 시작, 올해 75bp 인하)은 과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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