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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VB 파산 사태,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나

by 00년 새내기 2023. 3. 13.

 

미국 SVB 사태, 고금리 정책의 부작용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 파산 소식이 3월 10일 전해졌다.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과거 2008년 시스템 위기에 대한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SVB의 파산 배경은 무엇이며 SVB의 파산이 시장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시스템 리스크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을지 살펴보자.

 

SVB 사태는 규모와 무관하게 결국 '신용 위기'

44 시간 만에 파산한 SVB 사태는 금융시장이 고금리 상황에서 가장 피하고 싶었던 신용 위기라는 점에서 그 위험성과는 별도로 파장이 쉽게 진정되지는 못할 분위기이다. 현 단계에서 SVB 사태가 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시스템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받고 있다. 다만 SVB 후폭풍을 경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SVB 사태의 배경과 향후 리스크에 대해 천천히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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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VB 사태 발생 배경

SVB 파산 배경을 살펴보면 채권포트폴리오 매각으로 1억 달러 손실이 났다는 발표 이후 시장에서 유동성 위기 우려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보가 순식간에 퍼져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급증하였고 이후 SVB는 증자를 실시하였으나 유치에 실패하면서 파산 선고를 받게 되었다.


SVB는 일반적인 상업은행들이 가계 예금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과 달리 벤처 캐피털 산업에 집중하며 주로 기술 및 헬스케어 분양의 스타트업들이 주요 고객들이었다. 특히 작년부터 진행된 연준의 긴축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분야가 벤처캐피털이기에 벤처기업을 통한 예금 유치가 높았던 SVB 은행의 자금 유입이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SVB는 보유하고 있는 매도가능 유가증권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보유 자산의 대부분이 미국 국채와 기관채로 구성되어 있어 금리 상승 기간동아 보유채권 가격이 급락하여 손실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손실과 손실에 따른 예금 인출이 반복되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

 

 

2. SVB 사태, 시스템 리스크로 확장될 가능성 있다

SVB 은행의 특수성(벤처캐피털 위주)과 상대적으로 중형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SVB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또 다른 시스템 리스크화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이들이 이러한 의견을 제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미국 은행의 건전한 펀더멘탈 >

 

SVB와 같은 특수목적의 은행과는 달리 가계 예금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 대형 상업은행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보면 펀더멘탈이 훨씬 양호해졌다. 전체 은행의 평균 ROA 및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또한 SVB 은행은 고객이 스타트업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반면, 대형은행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예금 기반이 다각화되어 있다. 경기침체와 SVB 사태가 확장될 경우 일부 확대될 여지는 있으나 현 단계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 선제적 금융지원 가능성 >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 연준과 재무부는 리스크에 대한 과소평가로 뒤늦은 대응으로 금융위기를 확산시켰다. 이에 이번 경우 선제적 대응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FDIC는 SVB 파산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것에 대비해 예금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펀드 조성 방안을 검토 중이며 예금자 보호도 100% 보장될 전망이다. 다만 옐런 재무장관은 SVB 사태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구제금융 요구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만큼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냉정히 말하면 SVB 사태는 2008년 금융위기의 리먼 브라더스 파산만큼 심각하다고는 절대 볼 수 없다. SVB의 규모 측면에서도 그렇고 SVB의 매도가능증권 대부분이 미국 국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금융위기 때의 리먼브라더스에 문제가 되었던 복잡하고 탐욕적인 파생상품들을 SVB는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는 미국의 나머지 대형은행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3. SVB 사태, 후폭풍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

현 단계에서 SVB 사태가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금융 시스템 위기를 촉발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되지만 후폭풍에 대해 경계할 필요는 있다. SVB 사태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연쇄 은행 부도 가능성이다. SVB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는 증권투자 손실은 SVB 한 은행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둘째, 뱅크런(대규모 은행인출) 발생이다. 중형규모인 SVB 은행 파산 사태가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촉발시켜 의도치 않은 심각한 자금경색 현상을 촉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벤처 및 스마트기업 자금난 혹은 연쇄 도산 리스크이다. SVB 파산은 가뜩이나 고금리 영향 등으로 업황 부진 및 자금난에 심각하게 직면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내 벤처캐피털 및 스마트기업의 연쇄부도 압력을 높일 공산이 있다. 무엇보다 실리콘밸리 위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져 또 다른 신용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넷째,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의 전염 가능성이다. 대표적으로 SVB 사태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크레디트 스위스 리스크가 재부각되었다. FTV 가상화폐 거래서에 이은 실버케이트 등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연쇄도산과 더불어 새로운 신용위기의 단초가 될 우려도 있다.

 

4. SVB 사태가 긴축적 통화정책에 영향 미칠지도

당국의 발 빠른 대응과 함께 미국 신용시장의 체력을 보면 금융위기와 같은 Credit crunch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은행권 신용경색에 의한 자금공여 시장에서의 경색은 제한적일 것이다. 전주 후반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인용하면,

 

1) 지방은행이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의 비중은 1.6%에 불과

2) 지방은행의 점유율이 낮고 상당히 분산되어 있음

3) 더불어 금융위기 이후 감독기관의 강력한 규제로 인해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와 유동성 위험은 희박함

 

오히려 긴축의 우려가 줄어들고 당국의 신용위기 차단이라는 정책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신용리스크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를 넘어서는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시킬 수 있기에 연준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월부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제 1년을 지나고 있다. 금융 정책의 시차를 감안할 때 이제는 실물 지표의 둔화와 신용시장에서의 잡음이 발생할 시기이다. 이러한 시점에서의 SVB 사태는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25bp로 진행할 확률을 더 높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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