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가능성
최근 일부 IB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과거 일본이 경험했던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대차대조표 불황의 무엇인지, 어떤 근거로 이러한 예측이 나오고 있는지와 더불어 향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대차대조표 불황이란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이란 자산가격 하락으로 부채 부담이 커진 가계와 기업이 이전보다 부채 상환 및 축소에 집중함에 따라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되어 나타나는 형태의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 거품 붕괴 이후 장기 경기침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차대조표 불황 우려 배경
①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대차대조표 불황 가능성을 제기하는 IB들은 가장 먼저 중국 북경의 주택가격이 과거 일본의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직전 상황을 연상시킬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높은 청년 실업률 등 악화된 노동시장과 줄어든 가계소득을 감안할 때 도시로의 인구이동이 줄어들면서 주택 수요도 함께 위축되어 현재의 주택가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② 효과 없는 완화적 통화정책
추가로 중국 정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16년 이후 기업들의 차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가계의 대출 조기상환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과거 일본이 겪은 대차대조표 불황의 신호 중 하나이다.
대외교역을 통해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중국 기업들이 차입을 줄이기 시작한 점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일본과 대만 등은 중국과 유사한 경제발전 단계에 있을 때 기업들이 사업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차입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대차대조표 불황 가능성
여러 지표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의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가능성에 대한 주장에 대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중국 부동산 가격 추이는 과거 일본 부동산 가격 추이와 상이하다. '17년 중반부터 '22년까지 중국 북경의 주택가격은 45% 상승했고, 이에 대응되는 기간 일본 대도시 주택가격은 약 150% 상승했다.
일본 부동산 가격 거품 형성 및 붕괴가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상승폭은 일본에 비해 작은 수준이다.
또한 '22년 기준 중국의 도시화 비율은 65%로 '88년 일본의 도시화 비율 77%를 하회하며 중국은 여전히 새로운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 등 부동산 수요가 점차 증가할 여지가 있다.
중국 기업들의 차입 감소 역시 자발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정부의 부채축소 정책 시행에 기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대차대조표 불황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15년부터 중국 정부는 그림자금융 규제, 부동산 개발업체 레버리지 규제 등 기업들이 차입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최근 중국 가계들의 주택담보대출 조기 상환 움직임 역시 부채 자체를 줄이려는 의도보다는 낮아진 신규 대출금리를 이용함으로써 이자비용을 줄이려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중국 불황 향후 전망
중국의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가능성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능성이 크지 않으나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가 확대될 경우 성장세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요 IB들이 중국의 '23년 경제성장률을 5% 이상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중국 부동산시장 전망 악화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면서 '23년 성장률 전망치를 7월에 이어 추가 하향 조정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이슈 요약 > 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의 부동산 위기, 버블 폭발로 이어질까 (1) | 2023.08.21 |
---|---|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작은 이유 (13) | 2023.08.21 |
워렌 버핏, 2분기 미국 주택건설 기업 매수 (4) | 2023.08.18 |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지속, 언제까지 이어질까 (12) | 2023.08.17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벽계원 파산 위기와 향후 전망 (15) | 2023.08.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