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뇨 가능성, 거의 확실
미국 국립기상청, 세계기상기구 등에서 잇따라 올해 엘리뇨 경보를 발표하며 하반기 엘리뇨 발생 가능성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및 폭염 등 이상 기후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엘리뇨 의미와 진행상황
엘리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0.5도씨 이상 5개월 동안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슈퍼엘리뇨는 평년대비 2도씨 이상 높은 기간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적도 기준선 부근의 지역별 해수면 온도를 나타내는 니뇨 지수는 이미 5월부터 모드 0.5도씨 이상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남미 연안 지역의 해수면 온도는 2.6도씨를 기록하며 슈퍼 엘리뇨 발생 우려도 점증하는 상황이다.
엘리뇨 영향력 점검
엘리뇨에 영향을 받는 지역은 중남미, 호주, 동나마, 미국 남부 등으로 해당 지역들에서 주로 생산되는 원자재는 밀, 옥수수, 대두, 원당, 커피, 니켈, 구리, 아연 등이 해당한다.
현시점에서 엘리뇨로 인한 우려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원당, 곡물 가격 등 상승으로 인한 식품 물가 자극 가능성이고 둘째는 폭염 및 전력 수요 폭증으로 인한 에너지 물가 자극 가능성이다.
인플레이션 우려 ① 원당
하반기 엘리뇨가 본격화되면 기상 악화로 인해 주요 생산국의 사탕수수 작황이 2년 연속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강력한 엘리뇨 발생 시 태국 사탕수수 생산량은 지난 시즌 대비 대폭 감소하여 20/21년 이후 최저치로 감소할 소지가 있다.
인도 역시 엘리뇨시 강우량이 장기평균 90% 이하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작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슈퍼엘리뇨 위기에 있는 브라질의 경우도 강우량 변동이 커지면 사탕수수의 수확 및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추가로 세계 원당 기말재고 및 재고율이 최근 2년 연속 감소한 데 이어 23/24년에는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수급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23/24년 재고율 전망치는 18.5%로 과거 10년 평균인 27.3%를 크게 하회한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비축 수요가 늘어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② 곡물
최근 곡물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7월 엘리뇨 발생 가능성과 함께 식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엘리뇨/라니냐 발생 시기 곡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50%보다도 낮았다.
2010년 및 2020년 발생한 라니냐는 큰 폭의 곡물가 상승을 초래했다. 그러나, 2014년 엘리뇨, 2016년 라니냐, 2018년 엘리뇨는 곡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010년 및 2020년 라니냐 발생 시기 곡물가 상승마저도 수급 차원에서의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초래된 상승이었다. 2010년 곡물가 업사이클은 바이오에탄올 수요 증가 및 중국의 고성장 등 수급 이슈가 복합적으로 엮인 상승이었다. 2020년 업사이클은 코로나 및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③ 에너지
에너지 물가 역시 유가는 중국 실물지표 부진으로 하방 요인이 더 강한 상황이고, 중국의 석탄 재고는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 하반기 전력 공급 보장 정책으로 인해 역사적 고점에 달하며 석탄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 중이므로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오히려 동남아향 에어컨, 제습기 수요 증가, 미국 텍사스 폭염으로 전력사용량 증가에 따른 전력설비 확충 필요성 및 주택용 태양광 수요 증가 등 신재생 쪽 관심도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엘리뇨발 인플레이션 우려는 과도
미국 CPI에서 식품 물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13.8%, 식품 물가는 작년 말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기적 수요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일부 나타나고는 있지만 하반기 이후 추세적인 식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유가 역시 물가를 자극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현시점에서 엘리뇨로 인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재상승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올해 일부 지역에서는 슈퍼 엘리뇨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과거 슈퍼 엘리뇨 국면에서 가격이 급등한 원당의 가격 부담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당은 산지 분포가 몰려있고 인도 가뭄의 영향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국내의 경우 미국보다 빠르게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음료 물가는 하락추세를 형성하지 못한 만큼, 원당과 설탕이 원재료인 업체들의 수익성은 부담이 생기며 음식료 업종 내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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