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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미국 12월 CPI 발표, 갈리는 전문가들의 의견

by 00년 새내기 2023. 1. 13.

미국 12월 CPI 발표에 뉴욕증시 상승 마감

 

12일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과 부합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힘입어 상승 마감하였다. 나스닥이 0.64% 오른 것을 비롯하여 S&P 500과 다우존스 역시 각각 0.34%, 0.64% 상승마감하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둔화 예상에 연 3.42%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12월 CPI 과연 어떤 수치들이 의미 있으며 향후 시장과 2월 FOMC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 미국 12월 CPI 전월 대비 -0.1%,  근원 서비스 물가는 0.3%로 상승 >

"하락의 방향성은 맞지만 속도와 구성은 아직 불충분"

 

미국 12월 CPI는 인플레이션 둔화의 전체적인 그림에서는 분명 고무적인 부분이 있었다. 월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을 포함하여 헤드라인 역시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치를 보여주었다. 다만 오전에는 시장이 이를 소화하면서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이 12월 FOMC 기자회견에서 직접 언급했던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지수가 오히려 전월보다도 상승하는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12월 FOMC에서 연준은 이미 주거비는 꺾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중요시 여기는 것은 이제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이며, 이를 구성하는 것이 대부분 임금이기에 고용 시장을 지금까지 주목해 왔던 것이다. 이번 CPI 발표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의견들을 한 번 살펴보자.

 

1. 서비스 물가 지수의 상승

 

서비스 물가의 상승은 오히려 높아졌다. 서비스 물가의 상승률이 상품 물가의 상승률보다 당연히 높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지만 되려 상승 추세를 보인 것이 문제이다. 11월부터 상승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서비스 물가의 하락이 동반된 CPI 하락이 더 양질의 물가하락을 의미하며, 연준의 의도에 맞는 인플레이션 둔화 데이터인데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7%가 나온 점은 시장의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12월 CPI 에서 서비스 부문 가운데 렌트비만 뺀 수치 역시 전월 대비 0.4%(11월 : 0%)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7.4%(11월 : 7.3%)에 달한다.

특히, 이번 CPI 발표에서 눈에 띄었던 부분은 의료 서비스가 다시 증가로 전환한 부분이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CPI 비중이 57.1%인데, 이 중 주거비가 32.7%, 의료서비스가 6.8%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의료서비스는 지난해 10월부터 보험료 산출방식으로 인해 연속 2개월 마이너스 기여를 하였으나 12월 들어 다시 플러스로 전환하였다. 의료서비스 내 건강 보험료는 분명 하락하였기에 이는 병원 및 관련 서비스의 임금이 상승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렌트비 같은 거주비용 역시 12월에 0.8% 오르면서 11월(0.6%)에 낮아졌던 흐름이 반전되었다. 하지만 큰 방향에서는 신규 렌트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2. 슈퍼 근원 CPI 가 보여주는 역설

 

12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의 인터뷰를 되짚어 보자. 제롬 파월 의장은 아직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인플레 궤적을 평가함에 있어서 주거비, 서비스 인플레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 하다고 언급했다. 12월 근원 CPI(CPI-에너지-식료품) 상승률은 0.3%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상승률까지 뺀 수치를 슈퍼 근원 CPI라고 월가에서 통칭하고 있는데 이 역시 블룸버그 기준, 0.3%를 기록했다. 다소 의외인 결과이다.  주거비와 서비스가 물가 상승률 둔화를 억제하고 있다고 통상 인지하고 있는데 이를 제외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0.3%를 기록했다는 것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역시 헤드라인 수치가 보여주는 것만큼 하락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계산을 할 때 제외했던 에너지, 식료품, 주거비, 서비스 중에 하나가 상당한 하락을 기록했기에, 헤드라인 CPI가 하락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 원인은 에너지에서 찾을 수 있다.

 

 

3. 휘발유 가격의 하락이 의미하는 착시효과

 

시모너 모쿠터 SSG Advisor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 결과에 대해 트렌드는 바람직하다고 언급을 하면서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있어서 다시는 휘발유 가격 덕을 보지 못할 것이며 1월 CPI 결과가 이번 리포트처럼 좋을 것이라고는 절대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 추세는 12월 급락 추세를 보였으며 갤런당 2달러 후반 까지도 내려간 시점이 있었다. 만약 온화한 날씨가 걷히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휘발유 및 일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경우 다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높은 섹터에서 물가 상승률 하락을 주도했다는 점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휘발유 가격 CPI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12월 들어 휘발유 가격의 하락세는 매우 가파르게 나타났다. 전월 대비 무려 9.4% 급락하였다. MoM 기준으로 다른 섹터들과 비교해 보면 이번 CPI 하락에 있어서 휘발유 가격의 하락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에너지 수요 위축과 재화 수요 둔화로 에너지 부문의 물가 상방 압력이 12월에는 줄어들었으나, 중국의 생각보다 빠른 리오프닝, 현재 보여지는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추세, 지속적으로 온화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는 날씨까지 에너지 부문의 물가 향방은 다른 재화에 비해 확실히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4. 식을 줄 모르는 노동 시장

 

미국 CPI 와 더불어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되었다. 향후 고용지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중요성이 올라가고 있는 지표이다. 약 20.5만 건으로 발표되었는데 시장의 컨센서스인 21만 건과 전월 20.6만 건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연말 종료 계약이 많은 미국 특성을 감안하여 새해 첫 주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측과 전 주보다 하락한 수치를 보여주면서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나타냈다. 더 놀라운 것은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다가 170.5만 건에서 163.4만 건으로 감소하였다.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계속실업수당 청구건수
계속실업수당 청구건수

 

 

일부 전문가들은 더 이상 고용의 둔화, 그 중에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바람직한 판단은 아니라는 의견을 표시한다. 즉 인플레이션의 둔화를 고용에서 찾는다는 것은 결국 임금이 하락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12월 고용보고서에서도 보았듯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실질 임금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준다면 인플레이션 둔화와 함께 완전 고용도 달성하는 골디락스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임금 역시 만만치가 않다.

 

실질 임금 상승세
실질 임금 상승세

 

 

미국 노동 통계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간당 실질임금 상승률이 11월 10.97 달러에서 12월 11.01 달러로 소폭 상승하였다. 문제는 이것이 실질 임금상승률이라는 점이다. 즉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수치라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하였다는 점은 그만큼 명목임금상승률이 높다는 점이다. 5개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론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차감 수치가 작아지면서 실질 임금의 상승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질 임금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라고 볼 수 있다.

 

< 다시 연준을 바라보는 시장 >

"2월 FOMC 에 주목하는 시장"

 

아무리 다소 불안한 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을 부합하며 둔화되었기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한층 완화된 상황이다. 이에 2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CME FED 워치에 따르면 92% 수준까지 높아졌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해 큰 이견은 없는 모습이며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 5.0~5.25% 까지도 시장이 이미 상당 부분은 선반영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OMC와 시장이 상당한 이견을 보이는 지점이 금리 인하 시기이다. 

 

fed watch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의 경우 물가의 수준도 고려하겠지만 결국 경기의 방향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가 경기 연착륙으로 약화된다면 올해 연준의 금리 동결 기간은 다음 인상을 위한 쉬어가는 구간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서 움직였던 가격변수들은 다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현 구간은 미국 경기의 연착륙과 경착륙 모두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보인다.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혼재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소매판매는 전월비 감소세를 보이며 소비 경기 약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겠지만 제조업 체감경기의 하락세가 주춤해지고 생산 증가율은 반등하면서 우려보다 경기의 위축이 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도 조성될 수 있다.

 

미국 경기 방향성을 둔 논란이 향후 금융시장의 방향성과 가격 변수의 움직임에 있어 불확실성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한다. 높은 금리 수준에 따른 민간 부문의 디레버리징과 수요 위축 가능성을 고려해서 경기의 위축 가능성을 높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긴축적인지 또는 완화적인지를 가늠해보는 금융상황지수나 스트레스지수 등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폭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화적이다. 이는 미국 경제지표가 조기에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을 낮음을 시사한다. 경기 방향성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통화정책과 시장 불확실성의 주요 변수가 인플레이션이었다면 올해는 경기 방향성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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