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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미국 경기 침체 여부, ISM 지수로 확인해보자

by 00년 새내기 2023. 1. 11.

 

2023년 상반기 전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경기침체 발생 여부가 아닌 경기침체의 진입 시점이었다. 특히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 경기 침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 진입과 진폭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지속하고 있다.  만약 미국 경기 침체 진입이 지연된다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업실적 위축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경기침체는 기업실적 위축을 동반 >

 

  •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들이 벌어질까. 과거 경기침체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면 2분기 이상의 GDP 감소, 생산과 판매의 감소와 함께 기업 매출의 감소, 기업 매출과 비용 상승으로 인한 실적의 감소가 이어진다. 즉 경기 침체는 기업실적의 위축을 반드시 동반한다. 이러한 기업의 실적과 경기 침체의 선행지표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ISM 지수이다. 일반적으로 ISM 제조업 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ISM 서비스업 지수와 서비스 부문의 중요성도 높아져, 최근에는 제조업 지수와 함께 서비스업 지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기업실적과 경기침체

 

1. ISM 제조업 지수

 

  • 최근 ISM 제조업지수는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12월 ISM 제조업 지수는 48.4로 시장 기대(48.5)를 밑돌며 기준선(50)을 2개월 연속 하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2월 고점에 도달한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헤드라인 지표에 선행성을 띄는 신규주문지수가 45.2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4Q22 실적 발표와 맞물려 미국 증시의 단기 반등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물가 압력을 키웠던 공급자배송시간지수나 물가지수도 기준선을 하회하면서 미국은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 있다.

 

ISM 신규주문지수

  • 경기 둔화 압력이 지속되면서 물가 압력은 뚜렷하게 약화되고 있다. ISM 제조업 지수 중 가격지수는 12월 39.4 까지 급락하였다. 시장 예상치 42.9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4월 35.3 수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내 물가 압력은 크게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고용시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물가지표와 더불어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고용지표의 경우 아직은 견고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12월 고용보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고용시장은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을 Data 로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ISM 가격지수

2. ISM 서비스업 지수

 

  • 12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49.6으로 전월 대비 6.9 포인트가 일시에 하락하며 기준선(50)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경기에 민감한 ISM 제조업 지수만 주요 경기순환지표로 중요하게 참고해 왔는데, 미국의 경제가 80%가 서비스업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생각해 보면 서비스업 지수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1997년 이후 발표되기 시작한 ISM 서비스업 지수가 기준선을 하회했던 경우는 모두 NBER 기준 경기침체 시기였다. 

 

  • 이처럼 ISM 서비스업, 즉 서비스업의 경기 위축 현상은 미국 경제 역사에 있어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다. 지난 주 미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는 임금상승률의 둔화 영향도 있지만 서비스업 경기의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ISM 서비스업 지수의 기준선 하회가 본격적인 경기 둔화의 시그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ISM 서비스업 지수가 50 선을 하회하면 미국 경기는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ISM 서비스업 지수와 경기침체

  • 12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금융시장에 주는 또 다른 신호는 물가 압력 둔화이다. 서비스업 지수 중 가격 지수를 보면 67.6 으로 전월 70 보다 2.4 포인트 하락하였다. 여전히 50 선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업 부문의 물가압력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지 못함을 의미하지만 추세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부문 내 물가압력도 점진적이나 둔화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는 또 다른 측면에서 정책금리 인상의 종료를 압박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 기업의 실적과 자금 조달 시장 위축 및 유동성 위기 주의 >

 

  • 경기침체에 대한 설명력이 가장 높은 ISM  지수를 통해 살펴 보았듯 2023년 1월 글로벌 실물경제는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매년 1분기는 미국의 연말소비에 따른 매출 증대효과와 중국의 춘절 소비가 이어지는 시기로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시기이다. 전세계 생산과 교역 및 판매 등의 공급망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이 두 대목에 성과를 집중한다. 미국 연말 소비 시즌에서 완전 소진된 재고 상태에서, 연달아 이어지는 중국의 연초소비 시즌에 대응하기 위해 활발한 생산과 판매 활동을 유지한다. 즉 소비증가와 재고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인 것이다.

 

  •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통상과 다르다. 2022년 내내 발생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및 금융 긴축적인 환경이 전세계 수요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있기 떄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들 역시 예년보다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은 시용 기반의 수요를 위축시켜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명백한 통화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 ISM 제조업 지수에서 보았듯, 연말 소비가 부진하면 재고가 남고, 이는 2023년 생산을 위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 생산과 투자, 소비가 줄어 GDP의 마이너스 성장 폭이 확대되고, 국가간 교역은 위축되며 기업의 매출과 수익은 감소할 것이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동시에,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 등이 하락할 것이며 가이던스 역시 부정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이에 맞춰 주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 ISM 지표 저점은 반등의 시그널 >

  •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전세계 인프레이션이 감속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연말 소비는 부진했고 재화 부분의 가격 하락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유럽은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난방수요 및 에너지 대란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국가별 최종 인플레이션 요인은 각기 다르지만 원자재와 생산재 물가도 대체로 하락하고 있다.

 

  • 경기순환지표 중 가장 긴 시계열을 관찰할 수 있는 지표는 ISM 제조업 지수이다. 이를 S&P 500 지수의 움직임과 함께 살펴 본다면 경기 저점 후 반등 시점에 대해 조금은 예측할 수 있다. 미국의 금융시장을 보면 주가지수의 저점을 가늠하는데 ISM 제조업 지수가 매우 유용함을 알 수 있다. ISM 제조업 지수의 저점과 주식시장의 저점이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ISM 제조업지수와 S&amp;P 500ISM 제조업 지수와 S&amp;P500

 

 
  • ISM 지수의 저점을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ISM 저점 이후 주가는 반등하기 때문에 그 시점을 잡아내기 위해 다른 경제지표들을 꼭 집중해서 확인해야 한다.가계의 소비 추세,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및 연준의 금리 정책 등 기업의 신규주문건수와 재고 건수라는 가장 선행 수치에 영향을 주는 지표들을 눈여겨보며 ISM 지수의 변동을 살핀다면 주가가 반등하는 시점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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