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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유럽 천연가스 가격 하락, 급등한 유럽 증시에 대하여

by 00년 새내기 2023. 1. 18.

전문가들의 경기 침체 우려에도 연말부터 유럽 증시에 긍정적인 이슈가 지속되면서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은 사상 최고가의 증시를 기록했고, 프랑스와 독일의 주가지수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증시 상승 배경에는 유로화 강세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감소, 인플레이션 완화와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물가 리스크 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유럽 증시

< 유럽 증시 상승 배경 >

 

1. 천연가스 가격 하락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급락을 거듭하며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그동안 유럽 전역의 가스 저장 용량이 82%를 상회하는 등 재고가 여전히 많았는데 온화한 겨울 날씨로 난방 수요가 감소한 것과 더불어 LNG 수입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이뤄졌고,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용량도 증가하여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러시아가 지난해 루블화로 지불하지 않아 공급이 중단된 구매자들에게 계약서에 명시된 외화로 지불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천연가스 가격 급락에 추진력을 더했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복구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천연가스는 지난해 8월 MWh 당 350 유로 가까이 급등하며 겨울철 유럽 에너지 위기 가능성을 높였고, 이를 빌미로 유로존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으나,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여 현재 고점 대비 80% 넘게 급락하여 55유로를 하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에너지 위기 이슈가 해소되었다는 기대감이 일어났다.

 

2. 리오프닝으로 인한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도 유럽 증시의 랠리를 이끄는 요소이다. 충성스러운 중국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과 에르메스의 주가는 올해들어 각각 11% 가까이 상승하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 19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지난 8일 부터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유럽 증시는 미국 증시에 비해 훨씬 중국의 경제상황에 민감하다.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보복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이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다. 여전히 역성장 수준이지만, 전월치(-5.9%)와 시장 전망치(-8.6%)를 크게 웃돈 것이다.

 

중국 소매 판매 지수

 

유로존의 경제를 이끄는 독일의 전체 수출 중 대중국 수출은 7.6%를 차지한다. 대중국 수출은 2022년 1~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6%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고, 하반기인 7~11월에는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12.8% 를 기록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저점에서 중국의 폐쇄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폐지는 유럽 증시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3.  '달러 약세  = 유로 강세' 에 대한 기대감

 

유로화의 반등도 유럽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에서 CPI까지 인플레이션 둔화의 추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및 연말 피봇에 대한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추가적인 달러 약세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유로화 가치의 추가 상승을 의미하기에 글로벌 자금이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통화가치 반등이 예상되는 유럽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커지는 것이다. 

 

지난 4/4 분기 유로화의 가치가 급락하여 유럽의 수출 증가율은 높았으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였으며 글로벌 자본이 빠져나가며 유럽 증시는 하락을 지속하였다. 하지만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으로 유로화 반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자본이 진입하면서 반등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4. 미국 증시의 지배력 약화

 

이는 유럽 증시의 상승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일반적인 이유와는 구별되는 다소 특별한 견해라고 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코로나19 이후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는 초저금리 시대에서 금융시장의 급성장은 미국 증시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특히 미국의 기술주가 그 리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S&P 500은 2009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금융위기 당시 저점에서 460% 이상 상승한 반면, 유럽 STOXX 지수는 170%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지배력의 배경은 최저 금리 시대에 기술주에 대한 높은 선호도 때문이었다. 이 시기는 말 그대로 초저금리 시대였으며, 이는 유럽보다 기술주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미국 주가 지수를 선호하는 배경이 되었다. 기술 부문은 S&P 500 의 26%에 달하지만 금융 및 산업주에 훨씬 더 중점을 두고 있는 STOXX 600에서는 약 7%에 불과하다. 나스닥의 급격한 상승을 생각해 보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작년 각국의 중앙 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극적으로 평준화되었다. 금리 인상은 특히 기술주 및 고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유럽에서 비중이 높은 은행 및 기타 가치주에 혜택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뉴욕의 투자운용사 인베스코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알레시오 드 롱기스(Alessio De Longis)는 “미국 주식에 도움이 된 세속적 요소 중 하나는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이었고 그 정책은 끝났다”라고 말했다. 롱기스는 “인베스코는 지난달 전반적인 주식 투자를 늘리면서 국제 주식으로 더 많이 전환했다”라고 덧붙였다.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글로벌 주식이 2023년에 미국 주식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여전히 숨고르기 가능성은 있어 >

유럽 증시의 반등은 향후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반등 속도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연초 유럽 증시 랠리가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인데, 특히 일부 유럽 증시의 경우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서고 있으나 실물 경제 지표들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점과 중국의 리오프닝이 빠르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는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유럽 증시 추세의 의문점으로 볼 수 있다. 즉 천연가스의 하락이라는 실제 확인가능한 지표 외에는 대부분 투자 심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소비 증가도 예상,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전망 역시 예상이며 실물 경제 지표의 약한 모습까지, 물론 이러한 예상이 나름의 근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유럽 증시는 지속적으로 반등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모두 상당 수준의 불확실성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4/4분기 GDP 발표에서도 볼 수 있듯 완연한 경기침체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내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미국 또한 CPI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파월이 중요시 여기는 서비스 물가지수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으며 실업률은 3.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금리 인상 속도가 크게 조절되지 않을 수 있으며 연내 금리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

 

상반기 추세적 상승이 예상되기는 하나 현재의 랠리 속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유럽 증시의 숨 고르기 조정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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