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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를 기다리는 금융시장
- 금융시장 내 침체 우려가 만연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서베이에서 향후 1년 이내 미국과 유로존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작년 8월부터 50%를 줄곧 상회 중이다.
- 금융시장 역시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경기 침체 선행지표로 일컫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국채 10년-국채 2년 금리)이 미국은 2022년 7월부터, 독일은 2022년 11월부터 나타났다.
- 이에 현재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기침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와 그와 연관된 노랜딩 전망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강한 긴축적 통화정책과 예외 없는 경기침체
- 작년부터 주요국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을 상회하면서 물가 불안을 잠재우기 시작했다. 다만 적정 이상의 긴축으로 인한 실물경기 급랭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 미국은 장기 균형금리(저축과 투자가 균형을 이루는 이자율)를 상회한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 자연이자율보다 높은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이 소비나 투자 대신 저축을 하는 유인을 높인다.
- 1980년대 이후 자연이자율을 상회한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예외 없이 경기 침체로 귀결됐다. 그럼에도 아직 경기침체의 구체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가 오고 있지 않는 이유 5가지
- 첫째로, 코로나로 뒤틀린 경기 사이클이 경제 충격을 분산시키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비대면 수요 등으로 재화 소비가 폭증한 대신 서비스 수요는 간헐적 봉쇄 속 대면활동 기피로 회복이 미진했다. 2022년부터 백신 보급과 함께 봉쇄가 완화되면서 긴축 충격에도 서비스 경기는 이연수요 유입에 회복세를 이어갔다.
- 둘째로, 코로나 기간 동안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격적 부양책이 가계의 초과 저축으로 이어졌다. 고물가와 긴축 충격으로 실질 가처분소득이 감소했으나 코로나 기간 동안 비축해 둔 저축이 수요 하단을 지지했다. 2015~2019년 저축률 장기 추세를 상회한 초과 저축률이 대부분 국가에서 급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2020~2021년 동안 연간 소득의 10~20%를 쌓을 수 있었다. 여타 국가와 달리 미국 가계는 2021년 4분기부터 비축해 둔 소득을 통해 소비를 유지하고 있다.
- 셋째로, 견조한 서비스 수요는 고용 회복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 고용시장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코로나 초기에는 비대면서비스에서 회복되던 고용이 2022년부터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 과거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상회하는 구간에서 고용 감소로 수요 위축을 야기했던 것과 달리 견조한 고용은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조성한다.
- 넷째로,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개선된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긴축 충격을 약화시켰다. 코로나 사태 초기 정부와 중앙은행은 대규모 도산을 막기 위해 저리의 유동성 긴급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이자비용을 절감한 가운데 코로나 초기 재화 소비의 급증은 기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기업은 2020~2021년 동안 현금을 축적할 수 있었다. 2022년 금리 급등기에 기업은 비축해 둔 현금으로 부채 축소에 나서면서 오히려 현금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낮아졌다.
- 마지막으로,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자립(신재생 에너지 등)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집행과 이와 연계된 민간의 투자 수요 유입이 금리 부담을 상쇄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기치 하에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외국인직접 투자 유입액이 확대됐다. 이자비용 부담 확대로 위축된 주거용 투자와 달리 민간과 비주거용 투자는 금년 1분기까지 증가세가 유지됐다
오지 않는 침체 속 노랜딩 전망
- 오지 않는 침체 속에 정책 당국은 좁고 힘든 길이지만 노랜딩(경제가 침체나 소 강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하는 것을 지칭)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노랜딩 근거로는 크게 다섯 가지가 제시된다.
- 첫째로, 물가가 안정되면서 경기 침체에 앞서 정책 당국의 긴축 완화가 선제적으로 이뤄지며 긴축 후유증이 완화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1998년과 2019년 연준의 선제적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막았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 둘째로, 제조업의 선제적 재고 조정에 따른 재고 재축적 수요 유입을 기대한다. 주요국 제조업 PMI, 글로벌 교역 등 재화 수요는 2021년 하반기부터 모멘텀이 둔화됐다. 제조업 경기를 선행하는 제조업 재고순환지표는 바닥권에 위치해 있다. 먼저 둔화된 제조업 수요가 재고 재축적 속에 반등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 셋째로,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주택 경기 역시 먼저 둔화돼 반등 여력이 상존한다. 특히 첫 번째 이유와 연계돼 선진국 긴축 후반부 인식 속에 시장금리가 먼저 하락하고 있다. 모기지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요 회복 가능성을 모색한다.
- 넷째로, 중국의 리오프닝 수요 회복으로 글로벌 낙수효과도 노랜딩 기대를 뒷받침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이 리오프닝에 나선 것과 달리 중국은 2023년 초부터 봉쇄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앞선 선진국 사례를 고려 시 소비와 투자 등 봉쇄로 이연된 수요가 유입될 전망이다.
- 마지막은 완만한 선진국 수요 둔화다. 그동안 제조업 대비 우위에 있던 서비스 수요 둔화가 나타나나 그 속도가 완만할 경우 소득 감소보다 서비스를 대신할 재화 수요의 대체효과가 크게 된다. 실물경제는 완만히 둔화되나 제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타나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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