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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되는 엘니뇨, 수혜와 피해 산업은 어디일까

by 00년 새내기 2023. 10. 25.

엘니뇨, 뜨거워지는 지구


2023년 6월 엘니뇨가 시작되면서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수천 년 전부터 발생해 왔던 엘니뇨는 많은 자연재해를 동반하며 여러 산업에 피해를 입혀왔다. 올해의 경우 엘니뇨는 따뜻한 겨울과 내년 여름 극심한 더위 이후 라니냐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엘니뇨란?


지구의 적도 부근 태평양에는 동에서 서로 무역풍이 불어 해류의 대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대기와 해류의 순환은 태양 에너지가 부족한 고위도 지역과 태양 에너지가 풍부한 적도 사이 에너지 불균형으로 발생하는데, 북반구 기준 적도 부근 따뜻한 공기는 상승 기류를 타고 북으로 이동하여 북위 30˚ 부근에 도달하면 하강 기류로 변해 지표로 내려오게 된다.


이때 지표로 내려온 공기는 지구 자전으로 코리올리의 힘이 작용하여 오른쪽으로 휘 어지며 북반구는 남서쪽, 남반구는 북서쪽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같이 적도를 중심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은 과거 해양 무역 선박의 중요한 동력원으로 활용되어 ‘무역풍’이라 부른다.

엘니뇨는 이러한 무역풍이 잦아들면서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엘니뇨는 통상 2~7년 주기(평균 5년)로 발생하며 무역풍이 약해지는 9월에 시작해 이듬해 3월 종료되는데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엘니뇨가 시작되면 크리스마스 전후에 수온이 크게 올라간다. 이에 따라 스페인어로 ‘남자’를 뜻하는 니노(nino)에 정관사를 붙여 ‘남자아이’ ‘아기 예수’를 의미하는 엘니뇨(El Nino)로 불리게 되었다.

최근 엘니뇨로 평균 기온 최고치 경신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엘니뇨까지 발생하면서 지난 6월은 관측 기록상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되었으며, 7월 3일은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17.18℃를 기록해 과거 최고치인 2016년 8월 16.92℃를 넘어섰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27년 지표면 부근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지구 온난화 마지노선인 산업화 대비 1.5℃ 높은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66% 에 달한다고 경고하였는데 엘니뇨 발생으로 그 가능성은 더욱 증가했다.

엘니뇨 피해 산업


엘니뇨로 인한 기상 이변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농업ㆍ축산업ㆍ수산업 등 1차 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우선, 농업의 경우 엘니뇨가 발생하면 농작물 피해는 불가피하다. 국내의 경우 2015 년 슈퍼 엘니뇨 당시 11 월 장마로 배추ㆍ감자ㆍ감귤ㆍ배 등의 채소와 과일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다.

축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축사 온도가 27~30℃를 넘어가면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엘니뇨로 인한 고온 현상은 폭염으로 가축 폐사 가능성을 높인다. 수산업 역시 해수 온도 상승으로 남해 인근 연안과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우럭과 전복을 비롯한 해조류의 양식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적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엘니뇨의 전형적 특징인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 겨울 의류와 방한용품 판매 부 진으로 의류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 존재한다. 추가로 엘니뇨로 인해 발생한 이상 기후는 산업인프라시설 수명 단축, 노동자들의 작업 능률 저하, 보험 보상액 증가 등의 간접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엘니뇨 수혜 산업


반면 해운업(드라이벌크), 냉동 창고업, 친환경 산업 등은 엘니뇨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요 곡물의 경우 엘니뇨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일부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양만큼 타 지역에서 곡물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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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역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엘니뇨 시기에는 글로벌 곡물 수송량이 증가하면서 곡류, 목재 등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선창에 싣는 화물인 드라이벌크(dry bulk) 해운 시황 운임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온 다습한 겨울 날씨로 인해 작물이 부패되는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냉동 창 고 등의 특수 창고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구 온난화에 엘니뇨가 가세하며 기상 이변이 지속될 경우 친환경 시장 니즈가 확대되어 관련 산업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슈거플레이션도 발생 가능


엘니뇨 시기에는 곡물 가격 변동성이 역대 평균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원두, 원당 등은 엘니뇨가 강하게 발생할수록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특히 엘니뇨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원당은 엘니뇨가 발생하면 생산량이 감소해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2015~16년 슈퍼 엘니뇨 시기에는 원당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설탕 가격이 급등하여 물가가 상승하는 ‘슈거플레이션(sugarflation)’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세계 3대 설탕 수출국인 인도는 올해도 엘니뇨 영향으로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할 방침을 고려 중이기도 하다. 향후 원당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경우 국내 식품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시도하여 슈거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 존재한다.

향후 엘니뇨 전개 예상


통상 엘니뇨로 인한 이상 고온 현상은 겨울에 절정을 이루는데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엘니뇨가 오는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절정에 달할 확률이 84%에 달한다”라고 분석했다. 한반도의 경우 엘니뇨 시기에는 겨울철 강수가 빈발하고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며, 11월 강수량이 평년의 2배 이상인 100mm 이상 내린 해는 1982년, 1997년, 2015년으로 모두 슈퍼 엘니뇨가 발달했던 해이다.


통상 엘니뇨에 따른 평균 기온 상승 현상은 겨울을 지나고 다음 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 문에 2024년 봄과 여름은 올해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높다. 엘니뇨의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2024년 겨울에는 북반구에 혹한이 닥치고 곡물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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