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치 경신한 금(金)
금 가격 상승 배경
최근 금 가격의 급격한 랠리에는 크게 3가지의 배경이 있다. 첫째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심리, 둘째 투기성 자금의 유입, 마지막으로 글로벌 중앙은행 및 중국 가계의 금 수요 증가 등을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1. 미국 연준 금리 인하 기대
미국 2월 제조업 PMI 부진에 이어 실업률 상승, 임금 상승률 둔화 등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지속되면서 투기자금이 유입되었다. 2월 CPI, PPI 상승률 지표는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보여줬으나, 시장은 여전히 6월 첫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금 가격이 주요 기술적 저항선을 상회한 후 숏커버링 매수와 추세를 추종하는 프로그램 매수가 가세하면서 상승폭이 확대되었다
2. 중앙은행 금 매입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보유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금년 들어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기록적인 수준의 매입세(연 1,000톤 이상)를 보인 데 이어 `24.1월에도 중국과 터키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39톤을 순매입했다.(`23.6월부터 8개월 연속)
3. 중국 소매 수요
중국 소비자들의 장신구 수요가 이어진 데 더해 주식시장 및 부동산 시장 부진 지속, 경제 불확실성 등에 대한 헷지수단으로서의 수요도 부각되고 있다. 금년 1월 중국 수요는 271톤에 달하면서 1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 2월에는 127톤 으로 둔화됐으나 지난 10년간 2월 평균인 118톤을 상회하고 있다 .
금 가격 향후 전망
금 가격 향방과 관련해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보수적인 시각과, 강세요인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으로 양분되고 있다.
1. 금 가격 조정 불가피
① 금 가격 고평가
3월 들어 시작된 금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단기간’에 ‘기술적 요인’이 가세하여 나타난 만큼 조정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평가이다. 금 선물 순매수 포지션이 전고점에 근접함에 따라 최근 상승을 이끈 알고리즘에 기반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당분간 강하게 유입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CME 금 선물 비상업 순매수 포지션은 2주만에 6만계약 가량 증가하면서 3.12일 기준 20.2만계약으로 전고점인 20.8만계약(`23.12.26일)에 근접했다. 최근 금 가격이 새로운 지정학적 또는 경제적 촉매제가 없고 실질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위험자산과 동반 상승한 점도 금 가격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통상 금 가격은 실질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나, `21년말 이후 최근까지 미국 실질 금리 상승(0.1% → 1.9%)과 금 가격 상승(+18%)이 동시에 전개되었기에, 조정이 불가피하며 신중해야 한다는 평가이다.
② 가격부담에 따른 실질수요 둔화
금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함에 따라 중앙 은행 매입 여력이 약해지고 장신구 소비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22년부터 금 가격 강세를 뒷받침했던 중앙은행 매수세가 과도했던 점, 최근 가격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상승한 점 등을 감안하면 유사한 강도의 추가 매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화잉라고 볼 수 있다
가파른 가격 상승은 장신구 관련 수요 감퇴로 이어지며, 변동성이 잦아들 때까지 회복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제 벤치마크 대비 중국 상해거래소 금 가격의 프리미엄은 `24.2월까지 12개월 평균 3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3월 들어서는 8달러로 축소되었다
2. 금 가격 추가 상승 가능
① 지정학적, 경제 불확실성 여건
유럽 및 중동 지정학적 불안 지속, 미국ㆍEU 등 주요국 선거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이 금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러-우 전쟁 및 중동 분쟁 장기화, 중국-대만 간 군사적 긴장감 고조 등 전세계적 으로 영향력이 큰 지정학적 갈등이 다수 존재하여 안전자산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정학적 갈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미국 대선, EU 의회 선거 등 주요국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을 헷지하기 위한 수요도 이어질 전망이다.
② 중앙은행 금 매입 지속
신흥국 중심으로 미 달러화 약세 전환 대비, 보유자산 다각화 등의 차원에서 중앙은행의 금 매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BRICS 국가들은 미 달러화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서 자국통화 가치의 안정성과 신뢰를 뒷받침할 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③ 중국 가계의 금 수요 지속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 금 투자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팬데믹 이후 중국 가계의 저축이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 및 주식시장 부진, 낮은 예금 및 채권 금리 등으로 저축 자금이 금 투자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23년 중국의 신규 가계 저축규모인 16.7조위안은 대출 증가 규모의 4배에 해당한다. BMO Capital Markets에 따르면 중국 가계의 저축 선호 비율이 4년전 40%에서 60%로 상승했다.
평가 및 종합 전망
국제 금 가격은 단기 조정을 거친 후 중장기적으로 강세가 지속될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금 가격 강세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만큼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금 가격은 최근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조정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투자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여건이 형성되어 있어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금 ETF는 아시아에서 자금유입, 북미ㆍ유럽에서 자금유출 양상을 보였는데, 미국 연준 및 ECB의 금리인하로 북미와 유럽에서도 유입세로 전환할 경우 금 가격 상승압력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22년 미국의 대러 제재 이후 강화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비중 확대 추세가 지속될 전망된다. 지난 2년에 비해 속도는 둔화될 수 있으나 꾸준한 매입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금 가격의 ‘명목’ 수준은 역대 최고이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수준은 역대 최고치인 3,355달러(1980년, Financial Times)에 크게 미달하는 만큼 추가 상승 여지 존재한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유럽 및 중동에서의 전쟁과 11월 미국 대선,통화정책 전환기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안 등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상당해 안전자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질 전망이다.
'주요 이슈 요약 > 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릭스(BRICS) 회원국 확대 배경과 가능성 (24) | 2024.03.28 |
---|---|
미국 휘발유 가격 상승 이유와 향후 가격 전망 및 시사점 (23) | 2024.03.27 |
미국 대선 트럼프식 팬덤 정치의 특징과 논란, 우려 (24) | 2024.03.25 |
미국 대선 후보별 대중정책과 미국 대선이 중국에 미칠 영향 (22) | 2024.03.25 |
최근 비트코인 상승 이유와 암호화폐 생태계 재구축 (28) | 2024.03.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