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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국제유가 현황 및 상승 배경과 향후 전망

by 00년 새내기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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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현황

국제유가가 슬그머니 상승했다. WTI 기준 연초 이후 줄곧 70~78달러/배럴 박스 권에서 움직이더니 3월 1일에 상단을 상향돌파하고 장중 80달러/배럴에 도달했 다. 이후 되돌림이 나타났기 때문에 아직 박스권이기는 하나, 국제유가 80달러/배 럴 이상의 시대로 넘어가는지에 대한 경계감은 커졌다.

 

최근 2년 국제유가(WTI) 추이

 

국제유가 상승 배경

 

1. 지정학적 리스크

표면적인 국제유가 상승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 주도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6주 휴전 협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이스라엘군이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115명이 숨졌다. 3월 4일에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카이로에 하마스 협상 대표단은 도착했지만 이스라엘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3월 10일 라마단 이전까지 협정이 성사될지가 관건이다.

 

 

2. OPEC+ 감산

둘째, OPEC+ 감산이다. 사우디는 올해 1월말, 원유 생산능력(Maximum Sustainable Capacity, MSC)을 2027년까지 13mb/d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12mb/d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생산량이 2024년 1월 기준 8.9mb/d이기에 당장 생산 차질은 없으나 여전한 국제유가 통제 의지로 해석된다

 

이어서 3월 3일에 OPEC+는 1분기까지로 예정된 자발적 원유 감산(2.2mb/d)을 2분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기존 0.5mb/d 감산 규모(수출량과 생산량의 단순합)를 0.471mb/d로 축소한 후 2분기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22 년 10월 이후 5.6mb/d 가량이 축소된 셈이다.

 

3. 국제유가 안정적인 이유

하지만 해당 이유로 탓을 돌리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이벤트 플레이로 보기에는 시장 변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중동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어도, OPEC+가 감산 연장을 결정해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당연하게도 원유 내재변동성도 낮아졌다. 지정학적 리스크 지수는 여전히 중동전쟁 발생 이전 수준보다 높지만 내재변동성은 이를 하회하며 안정화되었다.

 

이는 시장에서 더 이상 지정학적 리스크와 OPEC 결정을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이벤트가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동 전쟁이 격화되어도 원유 생산 시설은 피격되지 않아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OPEC+가 감산 기조를 이어가도 미국 등 Non-OPEC 국가에서의 생산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OPEC 국가별 원유 생산량과 감산 타임테이블

 

따라서 현재 원유 시장은 단기 이벤트에 반응하기보다는 펀더멘털, 즉 원유의 생산과 공급 전망을 다잡는 시기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국제유가가 현재의 박스권에서 벗어날지가 결정될 것이다.

 

OPEC 원유 생산 현황 및 감산정책과 국제 유가 전망 (tistory.com)

 

OPEC 원유 생산 현황 및 감산정책과 국제 유가 전망

OPEC 원유생산 현황 OPEC 원유생산은 '22년 10월부터 시작된 감산정책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최근 2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OPEC의 생산목표도 큰 폭으로 하회했다. OPEC(13개국이었으나 금

9078kusoos.tistory.com

 

국제유가 전망

 

현재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을 분석함에 있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내용과 반영되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연하게도 이미 유가에 반영된 사항이라면 가격 변동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 수요는 분명 둔화된다.

우선, 원유 수요는 컨센서스가 확립되었다. 기관마다 구체적인 전망치는 다르나, 글로벌 경기 확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지난해보다 원유 수요 증가분이 축소된다는 톤은 유사하다. IMF와 World Bank는 선진국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며 2023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글로벌 GDP 성장세를 전망한다. OECD 또한 올해 OECD 회원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하여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분이 지난해의 2.4mb/d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9mb/d로 예상한다.

 

원유 소비 및 생산 전망

 

2. 공급 : OPEC+ 생산여력 충분

원유 공급은 수요와 달리 예측이 쉽지 않다. 산유국, 특히 OPEC과 미국의 정치적 계산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유가를 상승시키고 싶은 OPEC+와 유가를 안정시키고 싶은 미국 중 누구의 패가 강하고 확실할지가 중요하다. 결국 생산여력과 직결된다. 공급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게 될 것인지의 문제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OPEC의 생산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2022년 11월부터 이어온 감산으 로 OPEC의 초과생산여력이 증가했다. EIA에 따르면 2024년 OPEC의 초과생산 여력은 4.5mb/d으로 추정되는데, 2014~23년까지 지난 10년 평균인 2.8mb/d에 비해 1.7mb/d가 많다.

 

 

OPEC 초과생산 여력 및 재정균형유가

 

이렇듯 OPEC이 감산을 단행하여 원하는 유가 수준은 보통 재정균형유가로 판단한다. IMF에서 추정한 중동 국가별 재정균형유가(재정수지를 0으로 만드는 유가)는 위 그림 8과 같다. 그 중 현재의 OPEC 감산을 주도하는 사우디는 79.7달러/배럴 이다. 현재 두바이유 가격(80달러/배럴 내외)과 비슷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생산여력이 충분하더라도 당장 감산 규모를 줄일 유인은 낮다.

 

3. 공급 : 미국의 증산여력 의문

반면, 이를 견제할 미국의 남아있는 증산 여력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OPEC이 감산을 시작한 이래 미국은 꾸준히 증산했다. 2022년에는 전략적 비축유 방출로, 2023년에는 셰일오일 리그수 증가와 가동률 상승으로 대응했다. 미완결유정을 완공시켜 시추 가능한 유정수를 늘린 결과 미완결유정은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10년래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사실상 생산 가능 버퍼가 줄어든 셈이다.

 

미국 석유 재고 및 유정 수

 

게다가 정유시설 가동률 또한 문제다. 올해 1월 겨울폭풍으로 미국 정유시설 가동 률은 1월 둘째주 92.6%에서 2월 넷째주 81.5%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겨울폭풍이 끝났다고 곧바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 곧 봄철 정유시설 대규모 유지보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세계 정유설비 가동 중단 규모는 6.5mb/d이며 올해 4월 8.6mb/d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시설 가동 차질 때문에 석유제품 재고 또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대표적으 로 미국 휘발유 재고는 연초 평년대비 높은 수준에서 시작했으나 5년래 최저 수준 을 향해 감소하면서 유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결과적으로 2년간 이어진 대응으로 인해 미국은 증산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반면, OPEC은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 OPEC의 유가 통제력이 더 클 것 으로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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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분간 보합 이어갈 듯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원유 수요가 더디게 증가 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재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둘째, 공급 측면의 주도권을 쥔 쪽은 미국이 아닌 OPEC이다. 특히 정유설비 가동률이 추가적으로 하락한 이후 경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3월까지는 원유 펀더멘털 정보가 모두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유가가 여전히 70~78달러/배럴 박스권을 횡보할 것을 전망한다. 단기 등락은 중동 전쟁 전개 양상이 결정하겠다. 그러나 미국 봄철 정유시설 유지보수가 두드러지는 2분 기부터는 원유 초과수요가 본격화되면서 국제유가(WTI) 또한 80달러/배럴 내외 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 미국보다는 OPEC 결정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질 것이다. 다만 가격 급등 시 원유 수요 둔화를 우려해 OPEC+가 생산량을 조정하여, 90달러/배럴 이상으로의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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