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 주가 폭락
홍콩 주식시장 부진 배경
홍콩 주식시장의 경우 주가가 코로나19 이후 고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업종별로는 헬스케어 -21%, 부동산 -13%, 필수소비재 -8% 등의 하락폭이 과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년 1월 공매도 규모도 2년래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증시 하방압력이 확대되었다. 홍콩달러 환율 역시 `22년부터 상한선인 7.85에 빈번하게 근접하면서 외환시장 불안도 동반되는 양상이다.
1. 홍콩의 중국화
국가보안법 통과 이후 중국의 실질적인 지배체제가 구축되면서 금융, 실물 모두에서 중국 경제 불안이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는 평가이다. 주식(`14년 후강퉁, `16년 선강퉁) 및 채권시장(`17년 북향통, `21년 남향통) 개방에 이어 `22년에는 중국-홍콩 간 ETF 교차 거래도 허용하면서 양국의 금융시장 연계성이 강화되었다.
중국과 홍콩주가 간 상관관계가 `18~`20년 0.25에서 최근 3년 0.88로 급상승한 가운데 전체 시가총액 중 중국기업 비중도 `18년 67%에서 `23년 78%로 증가했다. 실물 부문에서도 외국인 직접투자에서의 중국 비중이 `20년 66%에서 `22년 83%로 늘어나면서 중국 경기부진 관련 영향이 직접적으로 파급되기 시작했다.
' 22년에는 홍콩에 위치한 기업 본사 중 중국(251개)이 미국(240개)을 사상 최초로 역전하면서 중국의 실적 악화가 홍콩 투자 위축 등으로 연결된 바 있다. 이외 중국 정부가 통치 강화 등을 위해 본토 인구를 이주시키면서 금융 등 고급인력 비중이 줄어드는 추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2. 외국인 자본유입 축소
미중분쟁 여파로 미국이 홍콩에 대한 관세, 이민 등의 특별대우를 폐지(`20.5월)하고 反중국 정서도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유입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의 대중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홍콩에 본사를 둔 기업은 민감한 기술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는 양상. 실제로 `22년 홍콩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는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년비 20% 감소했다.
홍콩의 투자매력이 감소하면서 외국인 주식자금 순유입 규모가 `22년 51억달러에서 작년 1~9월 3억달러로 급감했다. 다만 채권 순유입 규모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딤섬채권 발행 등으로 늘어나는 등(`22년-22억달러→`23년1~9월70억달러) 부문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 실물경제 부진
대외수요 부진과 고금리 기조 등도 가세하여 소비, 부동산 등에서의 부진이 지속된 결과 홍콩의 5년 평균 성장률(-0.4%)은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홍콩의 5년 평균 연간 성장률(`19~23년 -0.5%)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부진(대만 3.4%, 싱가폴 2.2% 등)한 가운데 은행간 금리(HIBOR, 1개월)도 4% 중반까지 높아지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수출이 2년 연속 줄어들었으며 투자도 코로나19 이전을 여전히 하회한다. 소비 역시 관광부문 등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며, 관광객 수도 아직 `19년의 70% 수준에 그쳤다. 전체 관광객의 80%를 차지하는 요우커의 1인당 지출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10% 줄어들면서 관련 수입이 급감했다.
특히 정부세입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의 경우 가격이 경제심리 악화 등으로 고점(`21.9월) 대비 20% 하락했다. 작년 거래건수도 4만 3천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년 전세계 5위안에 들던 홍콩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금년 14위까지 추락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도 부동산 가격의 15%에 달하는 특별인지세를 10년만에 폐지하였으며 주택대출담보 비율(LTV)도 60%에서 70%로 완화하였으나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향후 전망
위안화 결제 확대 등 향후 홍콩의 중국 대외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은 커지겠으나 전반적인 국제금융허브 기능은 축소되면서 홍콩發 금융불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 중국 창구 역할
홍콩이 딤섬본드, 녹색채권 발행 등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결제에서도 비중이 상당하여 금융도시로서의 역할을 일부 유지할 소지가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대외 위안화 결제 중 홍콩의 비중은 약 75% 수준으로 절대적이라 위안화 국제화에 있어 주요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 홍콩의 위안화 예금 규모도 대만, 싱가포르, 한국의 총합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외에도 홍콩은 `23년 녹색채권 발행을 전년비 3배 이상 늘리는 등 신규분야 개척을 추진했다
2. 금융허브 위상 하락
홍콩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지위가 `22년 9월부터 싱가포르에 밀려 3위에서 4위로 하락한 가운데 무역, 물류 등의 기능도 과거 대비 약화될 전망이다. 아직 홍콩의 증권 시가총액 및 거래량은 싱가포르를 약 7배 이상 상회하는 등 금융부문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싱가포르가 견조한 성장, 정치적 중립성, 외국기업유치 노력 등으로 홍콩의 대체지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
또한 중국 정부가 내륙 도시를 대체 도시로 육성하면서 홍콩의 무역, 물류 및 금융 등의 기능이 상해, 선전 등으로 점차 분산되고 있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시진핑은 작년 11월 상하이를 방문하면서 5개 기능(국제경제, 금융, 무역, 항운, 과학기술)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홍콩의 수출도 중국의 생산기지 이전과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 등으로 2년 연속 줄어들면서 무역 요충지로서의 기능 약화가 뚜렷해지는 추이다
3. 금융불안 가능성
GDP 대비 M2 비율(`22년 466%)이 전세계 평균을 3배 이상 상회하며 `19년 대비 60%p 급증하면서 금융 부문이 다소 비대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경기부진 등에 따른 홍콩의 환율 불안이 급격한 자본이탈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실제로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환율 방어 등으로 `21년 말 이후 줄어들고 있어 위기대응여력이 약화되었다.
홍콩 등 고정환율제도를 운용하는 국가들의 경우 정부의 상시개입이 필수적이어서 자유환율제도 대비 약 2배가량 많은 외환보유고가 필요하다. 그런데 중국과의 연계성이 높아져 홍콩의 금융지표 약세가 향후 중국의 금융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홍콩의 페그제 관련 의구심이 증폭될 경우 중국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므로 중국의 외환수급 불안으로도 이어질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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