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역대 최대
8일 종가기준 중국 역외 위안 환율은 동 시장이 개장된 2010년 8월 이후 최고치인 7.3647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이 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한 이후 가장 높은 환율 수준이다.
그동안 외환시장에서는 7.3 위안을 중국 정부의 환율 마지노선으로 보았는데 너무나도 쉽게 붕괴되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약세에 대한 사실상 용인이 아닌가 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직면한 쌍절벽 리스크
중국 경제는 현재 수출과 내수가 동반 악화되는 쌍절벽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8월 중국 수출은 역성장을 지속했다. 교역 사이클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수 경기도 역시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일간 경제활동지수는 8월 이후 둔화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부양조치에도 내수 경기의 회복세를 찾아보기 어렵다.
쌍절벽 리스크에서 맞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경기를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 입장에서 위안화의 대폭적 약세를 통한 수출 경기 회복에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되고 있다. 위안화 약세를 바탕으로 한 저가 물량 공세 정책을 추진할 여지가 커진 것이다.
화웨이 및 아이폰 사태
화웨이의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와 중국 정부기관의 ‘아이폰 사용 금지령’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하여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통제가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과 함께 출시 시점을 두고도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가 대중국 무역을 총괄하는 미국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과 겹쳤기 때문이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중국의 대미 역공이 시작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러한 해석에는 중국이 처한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다. 비구이위안 등 중국 부동산 관련 부채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시진핑 체제가 큰 곤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위한 돌파구가 중국의 대미 기술 자립(혹은 독립)을 상징할 수 있는 최신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와 이를 통한 애국 마케팅으로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중국발 근린궁핍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 폭을 추가로 확대하는 환율정책을 추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약 쌍절벽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위안화 약세를 선택한다면 이는 글로벌 경제와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줄 것이다.
위안화 약세는 무엇보다 중국 내 디플레이션 리스크 수출을 의미한다. 중국 저성장 및 과잉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 및 산업으로 전이되는 통로 역할을 위안화가 담당하게 되는 꼴이다.
중국 정부가 달러-위안 환율을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지는 미지수지만 달러-위안 환율 추가 상승폭에 따라서는 소위 ‘근린궁핍화(Beggar-my-neighbor: 다른 국가의 경제 문제를 악화시킴으로써 한 국가가 경제 문제 해결을 시도하려는 경제 정책)’ 현상은 더욱 확산될 공산이 높다.
가뜩이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글로벌 경제에는 악재이다. 미국 경제도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 정부 내 아이폰 사용 금지로 애플 주가가 동요하듯이 중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미국 빅 테크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 약화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나스닥 시장 내 주요 시가 총액 상위업체의 매출 중 중국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중국의 미국 빅테크 기업 규제 확산 시 미국 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국내 경기에 미칠 영향
한편,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의 역공이 정말 현실이라면 국내 경기와 원화 가치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국내 경제의 ‘ L 자형 경기 리스크’ 압력 확대와 함께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아직은 중국의 기조 전환을 섣불리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 내부 위험이 증폭될수록 리스크를 외부로 돌리려는 중국 정부의 시도가 강화될 여지가 크다. 중국 각종 리스크가 점점 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커다란 잠재적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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