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업분석

SK하이닉스 2025년 1분기 컨퍼런스 콜 주요 내용 요약

by 00년 새내기 2025. 4. 24.
728x90

 

SK하이닉스 컨퍼런스 콜

SK하이닉스가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한 컨퍼런스콜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AI 중심의 수요 확대, HBM 기술 진화, 고용량 메모리 시장 선점 전략까지. 이번 발표를 통해 우리는 SK하이닉스가 단순한 사이클 기업을 넘어, 미래 기술 중심의 전략 기업으로 거듭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 2025년 1분기 컨퍼런스콜

 

2025년 1분기.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 있다. 미국발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글로벌 인플레이션 잔재, AI 수요의 확대와 함께 뒤따르는 공급망 혼란까지. 이러한 변수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예상보다 선방’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성과를 내놓았다.

 

1분기 실적은 매출 17.6조 원, 영업이익 7.4조 원, 순이익 8.1조 원. QoQ로 매출과 이익 모두 소폭 하락했지만, YoY 기준으로 보면 각각 42%, 158%, 323%라는 무시무시한 성장폭이다. 한때 적자의 늪에 빠졌던 SK하이닉스가 이제는 AI 반도체 시대의 ‘챔피언 후보’로 평가받는 데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컨퍼런스콜은 단지 ‘숫자 자랑’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경영진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는 이미 과거의 사이클 기업이 아니다. 고부가·AI 중심으로의 전환은 완성됐으며, 이제는 전략적 기동성이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탐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적표를 넘어서, 이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변곡점’의 언어를 해석해 보자.

 

SK하이닉스 2025년 1분기 컨퍼런스콜 주요 내용

 

 

HBM3e와 HBM4의 연쇄 진화

이번 분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단연 “HBM”이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4 샘플을 주요 고객에게 제공했고, 올해 2분기부터는 HBM3e 제품의 절반 이상이 ‘12단’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HBM 기술은 AI 서버에 들어가는 GPU와 연결되는 필수 메모리다. 연산 속도, 대역폭, 발열 관리 등에서 기존 메모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오픈AI, 구글, 엔비디아 등 AI 기술의 선두주자들이 고성능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HBM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의 성장은 곧 SK하이닉스의 매출 성장을 의미한다.

 

이전까지는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였던 SK하이닉스가 이제는 “전략을 가진 기술 회사”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HBM은 단지 제품군이 아니라 회사의 존재 이유 그 자체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분기 HBM 매출 비중이 HBM3e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급격히 올라가면서, 전체 DRAM 중 고수익 제품의 비중이 80%까지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많이 팔았다”가 아니라, “이익률 좋은 것만 골라 팔았다”는 말이 된다.

 

 

'AI는 왜 메모리가 필요한가'에 대한 해답

이번 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고용량 DIMM(서버용 메모리 모듈)”에 대한 이야기였다. 고작 1~2년 전만 해도 32GB, 많으면 64GB가 서버 DRAM의 표준이었지만, 이제는 96GB 이상, 일부는 128GB까지 언급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AI의 추론(inference) 과정 때문이다.

 

ChatGPT를 포함한 생성형 AI 서비스는 단순히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문장을 생성하고, 그 결과를 계속 수정하며 “정확한 문장”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 텐센트, 바이두 같은 빅테크는 하나같이 AI모델을 자체 개발 중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체 모델 = 데이터 주권”이라는 인식 속에서,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용량 메모리를 마치 ‘전력’처럼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AI 인프라 투자가 더해지면서 ‘AI 추론 서버’는 단순히 일시적 수요가 아니라 국가 전략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이러한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정확히 읽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후에도 이 흐름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낸드는 아직 멀었다: 구조적 전환 먼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은 단연 NAND였다. 1분기 NAND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9% 감소했으며, 평균판매단가(ASP)도 무려 20% 하락했다. 매출 감소폭은 그만큼 컸고, 이익 기여도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대신, 구조적 전환을 선택했다.

  1. 고용량화
  2. QLC 기반 eSSD 확장
  3. 빅테크의 HDD→SSD 전환 유도

이 세 가지는 “빠르게 회복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정확하게 방향을 잡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업계 최고층인 321단 기반의 244TB QLC 제품 개발은 시장이 ‘용량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방증한다.

 

낸드가 당장 수익을 안겨주지 않더라도, 장기적 수요 기반을 확실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는 ‘시간과의 싸움’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관세폭풍 앞의 기동성: 공급망 전략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미국발 관세정책은 주요 리스크로 반복 언급됐다. 특히 미국향 매출 비중은 법인 기준으로 약 60%에 달하지만, 실제 ‘미국 직배송 비중’은 그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는 민첩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자신감이다.

  • 관세 발효 시점에 맞춰 고객과 긴밀히 협의
  • 수익성 중심 제품에 한해 투자
  • 고객 수요 맞춘 HBM4 조기 양산
  • M15X 및 용인 1기 등 고성능 전용 Fab 전략

이처럼 SK하이닉스는 “정해진 계획”이 아니라, “움직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는 단지 위기를 피하기 위한 방어가 아니라, 시장 변화 자체를 기회로 삼기 위한 공격적 유연성이다.


투자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3가지 포인트

이 컨퍼런스콜이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단순한 실적 요약이 아니었다. 투자자라면 아래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1. AI는 이미 새로운 메모리 전쟁을 시작했다.

기존의 DRAM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HBM이 시장의 중심이 되면서,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예측 그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 중이다.

 

2. 고용량 메모리는 미래 성장의 핵심이다.
단순히 HBM 뿐 아니라, DIMM, eSSD까지 고용량화가 대세가 되었고, 이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3. 공급망 전략은 ‘민첩성’이 핵심이다.
관세, 규제, 수요 변화라는 삼중 리스크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유연하게 고객 대응, 투자를 조절하며 ‘예측 가능한 유연성’을 실현 중이다.

 

한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 오르면 웃고, 떨어지면 우는” 전형적인 사이클 기업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콜은 그 공식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 집중, 고부가 제품의 빠른 믹스 전환, AI 시대에 최적화된 설계 대응력, 그리고 관세 같은 외부 변수에 대한 유연한 투자 전략까지.

 

SK하이닉스는 이제 기술과 시장만이 아니라, 전략에서도 글로벌 1등을 꿈꿀 수 있는 회사가 되었다. 2025년, 그리고 AI 전쟁의 한복판에서. 이 회사가 어떤 ‘다음 수’를 둘지, 이제는 진짜로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