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OPEC 정례회의 연기, 감산 관련 불만 증가, 유가 하락하나

by 00년 새내기 2023. 11. 27.

11월 OPEC+ 정례회의 연기


지난 6월 이후 반년 만에 열리는 OPEC+ 정례회의가 11월 26일에서 30일로 미뤄졌다. 내년 감산 규모에 대해 회원국들 간 이견이 생기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회의 연기를 결정했다. 사우디는 OPEC+ 전체적인 추가 감산을 원하고 있으나,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 일부 회원국들이 이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OPEC+의 감산이 올해 종료 되는 것은 아니다. OPEC+는 2022년 10월부터 일일 200만 배럴 감산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 35차 정례회의를 통해 2024년 말까지 회원국들의 생산 목표를 올해보다 일일 140만 배럴 가량 낮은 수준으로 제한했다. 내년에도 감산 기조는 유지된다.

 

30일 회의 개최, 유가는 하락


오는 30일 열리는 회의는 화상으로 개최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는 회의에서 원유 감산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 유가는 9월 말 이후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 등 지정학적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약 16% 하락했다. 수요 부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유가는 중요, 지나친 감산 부담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면 원유 수출이 주 수입원인 OPEC 회원국들에게는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누가 감산을 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최근 투자 부족 등으로 생산 능력이 감소한 회원국들은 생산량을 추가로 줄여 주요 수입원을 포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봉은 감산 합의와 달리 생산 목표의 118% 수준으로 원유 생산을 늘렸다. OPEC+의 3위 생산국인 UAE는 2024년 합의된 감산 계획 상 오히려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회원국 갈등


OPEC 내부 잡음은 올해 회의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4월 JMMC 장관급 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이견이 생기자 일부 회원국들만 자발적 감산을 단행하기로 했으며, 6월 정례회의에서도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반발하자 7월부터 사우디가 단독으로 일일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시행하기로 했다.


사우디가 단독으로 짊어지는 짐의 무게가 커지면서 사우디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4.5%로 감소했고, 석유 부문이 성장률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 러시아도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에 공조해 수출 물량을 감축하고 있으나, 최근 유가상승으로 러시아 우랄유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배럴당 $60 원유 가격상한제 영향) 10월 원유 수출 물량은 증가한 바 있다.

 

관건은 UAE와 아프리카 감산 여부


내년 감산 계획 상 앙골라, 콩고,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생산 할당량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추가 감산을 하게 되기에 사우디의 감산 확대 요구에 긍정적으로 응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동 전쟁 이후 UAE의 감산에 대한 입장 확인도 중요하다. 유일하게 내년에 증산이 예정된 국가인 만큼 자발적 감산량을 늘리며 사우디의 감산 기조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를 볼 필요가 있다.

다만 OPEC 내부의 이견을 여러 번 경험한 만큼, 사우디의 희생이 아니라면 사우디가 원하는 수준의 대규모 감산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어느 경우에도 경기 사이클 둔화 국면에서 유가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300x250

 

중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도 변수


4일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중국은 일일 425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며 비슷한 생산량을 기록 중인 캐나다를 근소하게 따돌리고 4위 자리에 올랐다. 중국은 꾸준한 유전 개발로 2015년께 일일 생산량이 440만 배럴에 육박했지만 비슷한 시기 유가가 폭락한 탓에 생산량이 300만 배럴대로 급감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다시 원유 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생산량을 급격히 증가시킨 것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 갈등이 심해지자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2019년 이른바 "7개년 탐사 및 증산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원유 증산 드라이브를 걸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중국해양석유천연가스(CNOOC), 중국석유화공(시노펙) 등 중국 에너지기업들의 유전 개발 등 자본적 지출은 약 8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의 엑손모빌, 셰브론과 영국 쉘, BP, 프랑스 토털에너지 등의 신규 투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국제유가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1일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산유국들이 내년까지 감산을 연장해도 세계 석유 시장은 2024년 약간의 공급 과잉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IEA의 석유 시장 및 산업책임자인 토릴 보소니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석유 재고가 줄었고 공급이 다소 부족해,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증가할 위험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등 비회원국의 물량 공세에 사우디 등 OPEC+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마땅치 않다. 사우다 등은 2010년대 중반 미국 셰일가스 기업이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자 담합으로 증산에 나서 유가를 급락시켰다.

결국 미국 셰일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생산량이 줄자 유가가 다시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2010년대와 달리 지정학적 대결 구도가 뚜렷하게 형성된 탓에 유가가 급락하면 미국과 중국 등이 보조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