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기대 증가
전주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가 확산됐다. 14일 CPI 발표가 시작이었다. 다수 품목의 둔화가 확인되자 시장은 환호했다. 이후 PPI(15일)와 수입물가(16일)까지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보조 물가 지표 레벨도 코로나19 이전을 밑돌고 있다.
유가 하락세가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을 더하는 중이다. WTI 기준 최근 4주 동 안 약 14% 하락했다.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확대가 확인된 영향이다. 이러한 전방위적 물가 둔화에 시장금리는 내년 말 100bp 인하까지 반영하고 있다. 실질 기준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추가 인상 전망은 사라졌다. FF선물 기준 내년 3월 인하 베팅도 30%로 높아졌으며 5월 인하를 시작하여 연말까지 4차례 인하를 반영했다.
금리 동결기 특징 : 높아지는 금리 변동성
11월 FOMC 이후 금리가 하락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인상에 대한 불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사실상 미국 기준금리 동결기라고 확신함과 동시에, 인하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11 월 19 일 현재 CME Fed Watch에 따르면 금융 시장은 내년 3 월 FOMC에서의 인하 확률을 28%나 반영했으며, 6 월 FOMC에 서는 39%의 확률로 2번 이상의 인하가 시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동결기는 기준금리가 움직이지 않는 대신 의외로 시중금리의 변동성은 매우 높았던 시기다. 실제로 과거 미국과 한국 모두 동결 구간에서 금리의 등락이 컸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결기 초중반의 특징은 부족한 중앙은행의 시그널 속에서 금융시장이 기대와 실망을 반복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국내외 금리의 가파른 하락이 추세가 아니라 변동성의 일환이라고 전망하는 주된 근거다.
금리 동결기 특징 : 강한 정책 기대감
시장은 선반영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동결기를 정책 전환을 앞둔 준비기간으로 인식한다. 그 기간 동안 나타나는 현상과 지표들을 해석하는데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를 부여한다. 이전의 반대 방향으로의 전환을 미리 반영하며, 금융 시장의 기대와 실망감은 반복되고, 자연스럽게 금리의 변동성은 커지게 된다.
금리 동결기 전망 : 유지 기간은?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는 1990년 이후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4개월까지 동결 기간을 유지하다 인하로 전환됐다. 위기와 연착륙(노랜딩)을 모두 포함했으며, 평균적으로는 8.3 개월의 동결 기간이었다.
현재 미국 경제의 기본 가정 시나리오가 연착륙이라고 산정하고 연준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이 고금리 장기화라는 것을 가정한다면 미국 기준금리의 인하 전환 기간은 평균(8.3개월 동결)이나 위기(5~7개월 동결) 보다 연착륙 기간(14 개월 동결)에 좀 더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향후 경기에 대한 기본 가정이나 전제가 그대로라면, 내년 3 월 인하가 시작되어 6 월 최소 2 회 이상 인하가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과도하다. 이는 5 개월의 동결 후 인하 전환을 예상하는 시나리오로서, 미국 경제의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서 나타났던 가장 짧은 기간의 동결기이다(1995 년 7 월). 이러한 금리 수준과 기대가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예상 못한 경기 침체가 가정되어야만 한다.
미국 금리 전망 : 아직 남은 리스크
결론적으로 동결기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면서 금리가 빠지는 것은 결국 변동성을 초래한다. 궁극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려면 기준금리가 인하되거나 적어도 인하에 대한 확신이 생길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시장의 인하 반영은 적절한 시그널에 근거한 확신이 아니라 기대감이기 때문에 금리 하단은 막혀있다.
지금 미국 금리는 단 3 주 만에 50bp 가까이 하락했다. 4 분기 미국채 공급 부담 완화와 11 월 FOMC의 누그러진 태도,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진 결과다. 미국채 공급 부담은 단기적으로 진정됐을 뿐 중장기적으로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 특히 FOMC의 누그러진 태도는 고정적인 태도가 아니라, 장기금리의 수준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 금리 전망 : 고용시장 불균형 여전
미국은 비미국 대비 공급보다 수요에서 유발된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다. IMF가 국가별 인플레이션 요인을 분해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고용 시장 불균형이 유발한 상방 압력이 5배 이상 높다.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지속을 위해서는 고용시장 완화가 필요조건이다.
10월 고용 지표에서 둔화가 확인됐으나 자동차 노조의 대규모 파업 이슈가 반영된 시기이기 때문에 한 달 지표로 둔화를 예단해서는 안된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가 해석에도 유의해야 한다. 계절적으로 연말 증가세는 빈번하게 확인된다. 최근 레벨은 16년 이후 월평균(20, 21년 제외)을 하회하고 있다. 고용시장 불균형 해소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원하는 적정 금리는?
연준은 미국 10 년 금리 4.9~5%대에서는 긴축적 태도를 진정시켰고, 4.5~4.6% 에서는 강경한 매파였다. 정확한 수준은 알 수 없으나, 연준이 원하는 경기 둔화의 속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 금리 수준은 적어도 4.6% 이상 4.9% 이하 사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지금 당장 금리가 기존 과매도 국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떨어졌다고 볼 수 있으나, 만약 현재의 4.5% 이하의 금리 수준이 지속된다면 연준은 다시 매파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이 자체도 역시 변동성을 내재하고 있다. FOMC 의사록을 재확인한 뒤 금리는 다시 떨어질 수 있지만, 현재 금리의 하락이 추세적 하락이 아니라 변동성의 한 부분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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