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월 FOMC 종료
매크로 상 주식시장의 상반기 마지막 대형 이벤트인 6월 FOMC와 5월 CPI 이벤트가 종료됐다. 미국 장 후반에 일정 부분 주가 되돌림이 나오면서 다우가 하락 전환하기는 했지만, 나스닥과 S&P500은 상승세로 마감하는 등 이번 이벤트는 시장에서 중립 이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6월 FOMC 주요 내용
① 금리 동결
미국 6 월 FOMC 회의는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견조한 속도로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강하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문구는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에서는 물가 상승률은 지난 1 년간 완화됐으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는 종전 문구를 ‘완만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는 문구로 수정했다.
② 점도표와 경제전망
연준 점도표와 경제전망에 변화를 주었다. 점도표는 지난 3 월 FOMC에서 올해와 내년 3 회 금리 인하 전망에서 이번에는 올해 1 회, 내년 4 회 전망으로 수정하였다.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1%와 2.0%로 종전 전망을 유지하였다. 실업률은 올해 4.0%로 변화를 주지 않았으나 내년은 4.2%로 종전보다 0.1% p 상향 조정하였다.
물가에 대해서는 올해 PCE 물가와 근원 PCE 물가 전망치를 각각 2.6%, 2.8%로 종전보다 0.2% p 높였음. 내년 수치도 각각 0.1% p 높여 이번 점도표에서 금리 인하 횟수 축소 배경이 물가에서 비롯되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장기 중립금리 수준은 2.8%로 종전(2.6%)보다 소폭 높아져 과거보다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③ 파월 의장 기자회견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은 특별한 부분이 없었다. 물론, 미 달러화와 국채금리는 5 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하락했던 부분이 FOMC 성명서 공개 이후 낙폭을 일부 축소하였지만 기자회견 이후의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향후 데이터 의존적인 통화정책을 계속해서 갖고 가겠다는 종전 스탠스를 재확인했으며 물가 흐름과 둔화의 지속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언급도 유지했다.
이외에도 노동시장의 급격한 둔화가 발생할 경우에는 금리 전망이 변할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며 주거비가 시차를 두고 둔화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다만, 프레임워크 리뷰를 올해 말 정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주목해 볼 부분으로 관련해 시장의 추측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④ 금리인하는 언제, 얼마나
6 월 FOMC에서 연준이 점도표를 올해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조정하며 금리 인하 전망을 조정하였지만 당사는 올해 9 월과 12 월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미국 근원물가의 둔화세가 점진적이지만 지속될 것이라는 점과 노동시장의 둔화가 좀 더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근원물가의 경우 주거비의 물가 상승압력이 임대 공실률 상승 및 임대료 하락 등을 고려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5 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주거비를 제외한 CPI의 전월비 상승률은 - 0.2%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지 않는다면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3 분기 중 물가의 둔화 흐름은 유효함. 또한, 노동시장에서도 균열조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내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 위축 등은 내수 수요에 대한 우려와 고용 불안을 확대시킬 수 있다. 현재 미국 고용이 견조해 보이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했다. 경기에 덜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고 있으며 파트타임 고용 증가와 임시 서비스 고용의 감소세, 구인건수의 감소 등은 향후 노동시장의 둔화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근원물가의 흐름이 임금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흐름과 밀접함을 고려해야 한다.
⑤ 연준위원들의 전망
연준위원들의 전망은 물가 흐름에 따라 변화될 여지가 있다. 6 월 FOMC에서 발표된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난 3 월 세 차례의 금리 인하 전망을 했던 당시와 비교할 때 경제나 노동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더딤에 따라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점도표에서 연준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살펴보면 금리 동결 4 명, 1 회 인하 7 명, 2 회 인하 8 명임. 즉 1 회 인하 전망 위원 중 일부만 변화해도 올해 2 차례의 금리 인하는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 회로 3 월 3 회에서 확대한 것은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이 완화 쪽에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다.
6 월 이후 FOMC 이후 7 월 회의와 8 월 잭슨홀 미팅(8/22-24 일)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잭슨홀 미팅의 주제는 통화정책 실효성과 전달력 재평가이다. 이번 연준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프레임워크 리뷰를 언급한 만큼 관련한 이슈가 8 월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방향에 맞춰질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
① 예상보다는 약했던 FOMC
이처럼 6월 FOMC는 기존에 시장이 반영해 온 것 이상으로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점은 증시에 안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또 FOMC 직전에 발표된 5월 CPI 역시 헤드라인과 코어가 각각 3.3%(컨센 3.4%), 3.4%(컨센 3.5%)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 상 7월 발표 예정인 6월 CPI 전망 상 헤드라인이 3.15%, 코 어가 3.52%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은 신경 쓰이는 부분이긴 하다. 다만, 5월 CPI 발표 후 기존 3.24%, 3.66%에서 하향된 것인 만 큼 6월 코어 CPI 재 상승 가능성을 현시점에서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번 6월 FOMC와 5월 CPI는 시장참여자들로 하여금 매파로서 연준의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재상승 불확실성을 해소시켜준 이벤트였다. 이는 달러와 금리의 고점 인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며, 당분간 증시에 매크로 상 중립 이상의 환경일 조성시켜줄 것으로 전망한다.
7월 중 고용, CPI, 7월 FOMC라는 주요 매크로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연준의 정책을 둘러싼 전망에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8월 잭슨홀 미팅(22~24일) 전까지 주식시장은 매크로 종속 국면에서 벗어난 채 실적 시즌 등 증시 본연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② 코스피 소외현상 만회할까
이를 고려 시 한동안 매크로 변수에 여타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특성을 지닌 한국 코스피는 그간의 소외 현상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급 측면에서 봤을 때 오늘(13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있는만큼 단기적인 현선물 수급 변동성은 있겠으나, 5월 이후 취약해지면서 수급 상 코스피 소외 현상에 한몫 했던 외국인의 수급 환경이 매크로 불확실성 완화로 인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소외 현상이 해소될 만한 이유들이 있다. 5월 중 266조원대에서 정체됐던 코스피의 ‘24년 영업이익 전망은 1분기 엔비디아 실적 서프라이즈, 5월 한국 수출 호조 등으로 인해 268조원대로 상향조정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애플이 신고가를 경신한 데서 추론할 수 있듯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전력기기 등 AI 산업 생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이익 전망은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익 증가율 둔화(=이익 피크아웃)인데,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증가율(YoY)이 4월 41% -> 5월 33% -> 6월 31%로 그 탄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이익에 선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시, 현시점 이후 코스피의 주가 모멘텀 확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할 법하다.
하지만 3분기 매크로 환경 호전, 수출 업종 중심의 미래 이익 전망 상향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익 증가율의 추가 둔화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이들의 정치지형 및 정책 변화, 내년도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 변화 등이 일어나는 연말에 가서야 이익 피크아웃 여부를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인 만큼, 당장에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6월 FOMC와 5월 CPI라는 두개의 매크로 이벤트를 중립 이상으로 소화했다. 미국 등 여타 증시는 단기 고점 부담 자체는 상존하겠으나, 8월말 잭슨홀 미팅까지는 위험선호심리 현상을 이어질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같이 전통 메모리 반도체 업체, 자동차, 유틸리티, 기계 등 수출 및 AI 산업 생태계 확장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의 소외현상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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