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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중국의 과도한 덤핑 수출, 한국 수출 경쟁력 하락하나

by 00년 새내기 2024. 6. 11.

 

중국 덤핑 수출 본격화

부동산 위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소비가 약화된 중국은 자국 내에서 소화 하지 못한 재고 물량을 글로벌 시장으로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미국 등 주요국의 과잉생산 지적이 이어졌으나 중국은 오히려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주요 품목(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Cell 등)의 생산을 늘리면서 저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이로 인해 진퇴양난에 처한 모습이다

 

중국의 대세계 수출액 및 수출량 추이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미국, EU 등 주요국은 중국의 고강도 밀어내기 수출에 고율 관세로 강력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자국 산업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반도체, 철강, 배터리 등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지난 5월 14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4배(관세율 100%)까지 인상한데 이어 중국의 우회 수출도 차단하기 위해 제3국(베트남, 멕시코 등)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중이다.

 

주요국의 대중국 보호무역 조치

 

EU도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바이오디젤, 석도 강판 등에 대해 보조금 및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과 유사한 수순으로 관세 인상이 예상된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美, EU와 같이 고율 관세 조치를 취할 시 과거 사드 사태와 같이 보복무역으로 인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도 동일한 강도의 무역 보복을 예고하고 있어 글로벌 무역전쟁 재확산이 우려된다. 중국은 미국, EU 등의 관세 인상 및 강도 높은 반덤핑 조사에 반발하여 자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긴 국가를 대상으로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는 내용의 관세법을 제정했다. 중국과 서구의 주고받기식 무역보복이 지속될 경우 각국 보호무역주의는 더 강화될 것이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및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진퇴양난에 처한 한국

 

① 주력 품목 수출 경쟁력 약화

중국의 덤핑 수출은 첨단기술 품목까지 확장되었고, ‘24년 들어 더 거세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품목은 중국이 전통적으로 덤핑 공세를 이어왔던 섬유, 철강, 가전, 태양광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등 중 고위 기술 산업까지 확장되었다. 특히 중국이 ‘24년 들어 반도체, 자동차, 조선, 태양광, 철강, 배터리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을 추가 인하하면서 해당 품목의 수출량이 전년 동기비 40~60%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의 상당 수가 한국과 겹치면서 가격 경쟁력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는 품목 중 다수가 국내 수출 주력 품목과 중복되어 있어 한국은 주요국 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주요 경쟁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철강 등의 중국 수출 단가가 한국산의 50~60% 수준에 불과하여 한국의 수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수출이 본격화되자 한·중 경쟁 품목에서 중국의 수출 점유율이 상승한 반면 한국의 수출 점유율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22년 하반기부터 위축되었던 한국 수출은 ’23년 말부터 현재까지 7개월 연속 회복 중이나 일부 품목(반도체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출 성장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한국과 중국 상위 수출 품목 비교

 

이는 중국이 다양한 품목에서 밀어내기 수출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한국 주력 품목의 수출 성장이 제한된 데 기인한다. 향후에도 중국의 전략적 덤핑 수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주력 산업 및 수출 품목들의 글로벌 입지는 점점 더 약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② 내수시장에도 침투하는 중국 제품

중국 저가 수입품은 경기 악화로 원가 절감이 절실한 한국 제조업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덤핑 수출은 한국 내수 시장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는데, 특히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항공기 부품 등 소재, 부품 등 중심으로 수입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산업이 경기 부진 장기화로 원가 절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제조사들이 국내산 대비 50~60% 수준인 저가 중국산 소재/부품의 소비를 늘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제조사들은 중국산 소재/부품의 품질 문제로 일부 범용제품을 제외 하면 사용을 꺼렸으나 최근 중국산 소재/부품의 품질 향상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 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 되었다.

 

국내 인터넷 통신판매업체 폐업 현황

 

C-커머스의 거센 공습에 국내 중소 온라인 셀러와 토종 유통사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알리, 테무 등의 중국 C-커머스 업체들이 자국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초저가 전략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강행하고 있으며 서서히 한국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23년 한국의 對중국 해외직구 구매액은 전년비 3.3조 원으로 증가해 전체 직구액의 48%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미국을 추월했고 ’24년 1분기 현재도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C-커머스는 국내 시장에서 직구와 관련한 ‘규제사각’ 을 이용하여 국내 시장에 침투하고 있어 그동안 중국산에 중간 이윤을 붙여 국내에서 판매하던 중소 온라인 셀러들이 가격 경쟁에서 크게 밀려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다. ‘23년 폐업 신고를 한 인터넷 통신판매 업체는 7.8만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4년 1~2월 추이를 감안 시 ‘24년 폐업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입 추이

 

실제 지난 3월 기준 알리와 테무의 국내 쇼핑몰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각각 887만명, 829만명으로 2,3위를 기록하며 국내 유통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C-커머스가 주로 초저가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결제 총액 기준 으로는 국내 유통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

 

C-커머스의 침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그 여파는 산업 전반으로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C-커머스의 국내 침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소상공인과 유통 뿐만 아니라 제조, 물류 등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져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C-커머스에서 수집한 국내 소비자 데이터가 중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중국에 유출되면서 중국기업의 한국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이 더 높아지는 상황도 우려스럽다.

 

중국의 저가공세 장기화 예상

 

 

① 품질 경쟁력까지 장착

중국, 저가와 가성비를 넘어 품질 경쟁력까지 장착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중국은 저임금, 정부 보조금에 기반한 ‘저가’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고, 가격 이점이 사라지면 경쟁력이 하락함에 따라 상대국의 고율 관세 제재가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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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수년간 중국은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과 R&D, 인력 확보를 통해 ‘가격’을 넘어 ‘성능’에서도 경쟁우위를 지니게 되었고, 현재는 기술 기반의 혁신과 ‘고품질’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그동안은 글로벌 소비자들이 중국산을 ‘싼맛’에 구입했다면, 이제는 가격보다는 ‘품질’을 선호하여 구매를 결정하는 품목들이 생겨났고 이는 빠르게 증가 중이다.

 

실제 국내 하이엔드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우 中 ‘로보락’과 ‘에코백스’가 국내 LG, 삼성 대비 고가임에도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며 ‘중국산=가성비’라는 공식을 뒤엎었다.  LCD에서도 초기 가격경쟁력을 앞세웠던 BOE 등 중국 기업이 정부 지원 하에 빠른 속도로 첨단 기술을 습득 후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로봇 청소기 시장

 

 

② 첨단분야 점유율 확대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도 세계 첨단기술 분야에서 점유율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22년 산업별 63개 주요 품목 세계시장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점유율 1위 품목 수가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주요국별 점유율 1위 품목 수 : 미국 22개, 중국 16개, 한국 6개, 일본 6개)

 

중국은 치열한 미국과 중국 기술 패권경쟁과 서구의 견제 하에서도 오히려 미국과의 격차를 줄이며 글로벌 산업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전기차, 디스플레이, 첨단소재 등 하이테크 제조업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주력 시장이던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에 밀러 글로벌 점유율 선두 품목이 각각 6개로 공동 3위에 그쳤고, 미국 및 중국 기업과 격차는 더 확대되는 추세이다. 현재 한국이 2,3위를 차지하는 태블릿, 대형 패널,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는 1위 중국 기업과 격차가 커 선두 탈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③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고기술, 고품질로 업그레이드 중인 중국 제품의 공세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각국이 중국의 과잉생산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는 첨단 기술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투자 및 설비 투자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첨단기술 R&D, 디지털화, 친환경 시스템, 지능형 공장 전환 등을 목표로 하고 있어 가격보다는 글로벌 표준 충족 및 품질 향상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로보락’과 같이 가격이 아닌 품질과 브랜드 자체로 소비자를 충족시키는 중국산 품목이 많아진다면, 고율 관세 등의 무역장벽의 효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어 중국 제품의 공세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의 글로벌 1위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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