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1분기 서프라이즈
중국 경제 1분기 GDP 상세
1분기 GDP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것은 생산과 서비스 소비가 양호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산업생산은 양호한 해외 수출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6.1% 증가하며 작년 말의 4.6%에서 반등했다. 통계국은 GDP에서 6.1% 산업생산의 GDP 기여 비중은 37.3%로 약 2%p 이상의 GDP 견인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연초 여행, 외식 등 서비스 소비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작년과 달리 올해 춘절과 청명절 연휴기간의 소비액이 처음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1분기 외식 소비 전년비 증가율도 10.8%로 재화소비(4.7%)를 크게 상회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부진한 분야는 여전히 건설 경기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 되며 신규착공, 완공면적 등 투자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고, 지방정부 리스크 통제 이유로 인프라투자까지 포함된 건설업 PMI 지표도 과거 평년 수준만큼 개선되지 못했다. 단 중국의 분기별 GDP는 생산법으로 계산되기에 일부 수요 부진에도 생산이 늘고, 서비스 소비가 증가한다면 양호하게 집계된다.
24년 경제성장 5.0% 가능 전망
1Q GDP가 5.3%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5.0%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3월 수출이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단기 악영향이 컸고, 분기별로 보면 여전히 개선 추세다. 향후 미국 경기 연착륙, 6월 ECB 금리 인하에 따른 주요 선진국 PMI의 반등이 지속된다면 중국의 수출 회복도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 또한 소비자 신뢰지수의 소폭 반등, 노동절 연휴 기 간의 증가로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 아직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연간 GDP 전망치가 4.7%에 불과하지만 향후 5.0%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
그러나 이를 마냥 좋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 때문이다
① 내수 회복 미약
첫째, 내수 회복이 미약해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양호한 1Q GDP에도 중국의 물가 지표는 저조하다. 1분기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작년 4분기 -0.3%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생산자물가(PPI)도 전년동기대비 -2.7% 하락하며 작년 4분기 레벨(- 2.8%)과 비슷하다. 이에 따라 분기별 PPI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면서 물가 반등이 지연되고 있다.
중국의 물가가 저조한 이유는 수요 대비 공급(생산)이 더 빠르게 늘기 때문이다. 재화소비의 완만한 회복과 건설업 경기의 추가 부진에 비해 1분기 중국의 철강, 시멘트, 화학제품의 생산이 빠르게 늘다 보니 관련 소재 가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또한 정부의 산업 고도화 전략 하에 전기차, 2차전지, 태양광, 집성회로 등 신성장 산업 내 제품 생산도 빠르게 늘어나며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 우량기업 CEO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BCI(Business Condeition Index) 지수와 중간재 가격 지수의 괴리 확대도 중국의 내수 부진을 반영한다. 즉 미래의 경기 상태를 예측하는 헤드라인 BCI 지수는 최근 기준점 (50)을 상회했지만 중간재 제품가격지수는 3월 35.8pt로 분기점(50)을 하회하며 헤드라인 지표와의 괴리가 확대됐다.
과거 해당 두 지표 괴리가 컸던 시기는 1) ‘13년부터 경제성장률이 처음으로 8%를 하회했을 때와 2) ‘15년 경제성장률이 포치(破七)라고 해서 7% 하회 여부를 우려했던 때이다. 당시 중국 내수는 모두 부진했고 공급과잉 우려가 컸다. 올해도 과거와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1분기 중국의 명목 성장률은 작년 4분기와 같은 4.2%에 그치면서 실질 성장률인 5.3%보다 1.1%p 낮다.
명목 성장률 개선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의 재정 수입, 기업 이익 및 가계의 가처분소득 등 마이크로 지표들이 모두 명목으로 계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정이 늘어야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 재원이 마련되고, 기업 이익이 늘어나야 주주와 그 이익을 공유할 수 있으며,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실질 성장률을 상회해야 자생적인 소비 회복을 견인하는 등 경기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그러나 1분기 디플레이션 지속에 1~2월 재정수입도 ‘22년을 고점으로 계속 감소 중이고, 중국 상장사의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연초대비 하향 조정되며 해외 다른 국가들과 대조된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체감 경기도 여전히 부진하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초대비 27bp 하락,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의 1분기 수익률도 각각 -2.9%(전체 A지수), +0.7%(홍콩H 지수)에 그쳤다.
② 추가 부양책 어려움
둘째, 정부의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 1분기 GDP 호조로 연간 성장률 목표 달성 난이도가 낮아졌다. 또한 2분기부터는 양회에서 언급된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 가속화와 함께 본격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제조업 장비 교체 추진으로 ‘27년까지 연간 5.7%의 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이고, 자동차와 가전 등 소비재들의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효과도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이미 발표될 정책 효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추가 부양책의 사용을 자제할 것이며, 4월 말에 있을 정치국회의에서도 특별한 내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부채문제 해결 등 구조개혁에 집중한다면 여전히 부양책에 목말 라 있는 주식시장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③ 글로벌 상품 가격 자극
셋째, 중국 제조업 생산 증가는 이미 높아진 글로벌 상품 가격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올해 중국 경기는 제조업 호조 vs. 부동산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철근과 구리 현물 가격이 디커플링이 심화됐다. 그러나 앞으로 산업 고도화를 향 한 정부의 다방면 지원이 강화되고 있고,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어 구리 수요 증가는 불가피하다.
한편 부동산은 정부의 구제 의지도 약하고 소비자들의 구매 의지도 아직은 미약하지만, 하반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거나 중국 정부가 물가 상승을 위해 철강, 구리 등 감산을 추진한다면 상품 가격의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며, 미국의 고금리와 강달러 환경은 역으로 중국의 통화완화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글로벌 IB 중국 성장률 상향 조정 이유
1분기 GDP성장률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주요 IB들이 올해 중국 GDP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당초 4.8%에서 5%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는 기존 4.6%에서 5%로, 모건스탠리도 4.2%에서 4.8%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경쟁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이전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낙관적 전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중국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는 일단 앞서 언급한 부동산을 포함한 내수 경기가 최악을 지난다는 판단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내수 경기부양 일환으로 15년만에 이구환신 정책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소비심리 위축과 고용시장 악화로 15년전 당시 수준만큼의 이구환신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동차 등 가전 제품의 교체주기가 도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2분기에 걸쳐 내수 경기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이구환신 정책 효과가 가시화된다면 제조업 경기 반등에 호재임은 분명하다.
대외적으로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불안과 미 연준 등의 정책 불확실성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음은 중국 수출 및 제조업 사이클 회복에 일조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IMF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GDP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지난 1월 전망치 3.1%에 비해 0.1%p 상향 조정되었고 지난해 10월 전망치에 비해서는 0.3%p 상향 조정되었다.
전세계가 미국 경기 호조를 바탕으로 예상보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경우 이는 중국 수출과 제조업 경기에 훈풍으로 다가올 것이다.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각종 구조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경기회복에 대해 강한 신뢰를 부여하기 어렵지만 이구환신 정책과 글로벌 경제 반등이 중국 경기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암이 교차하고 있는 중국 경제
최근 중국 경기회복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차이점은 성장전략 혹은 수단의 변화이다. 이전 경기회복 국면을 보면 중국 정부는 인프라와 관련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바 있지만 이는 결국 부동산 부채 리스크로 현실화되었다. 더 이상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쓰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른 중국 정부는 ‘고품질발전 전략’을 통해 소위 첨단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와 생산을 급격히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경기부양과 함께 미국과의 기술패권경쟁 및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고품질발전 전략’이 또한 과잉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음이다.
이미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을 직접 방문하여 전기차 등의 과잉생산을 지적하는 등 또 다른 통상 마찰 불씨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과잉 리스크가 일부 가시화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3대 신산업부문인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및 이차전지 분야에서 생산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가동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급격한 생산확대에 불구하고 가동률이 상승하지 않는 현상은 그만큼 유휴 생산여력이 많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3월 전기차를 포함한 제조업 가동률은 65%로 2020년 초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결국 중국의 새로운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이 중국 경기회복에 일조를 하겠지만 새로운 과잉을 유발시킬 수 있음은 글로벌 경제입장에서는 잠재적 악재이다. 중국 경기회복에는 이처럼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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