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국 증시는 오랜만에 주요 지수가 12월 고용보고서 결과에 의해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이 2.56% 오른 것을 비롯하여 S&P500과 다우지수 역시 각각 2.25%, 2.13% 상승했다. 12월 고용보고서의 영향이 크다. 실업률은 3.5%로 오히려 하락하였고 취업자 수도 예상보다 증가했지만 임금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에 비해 많이 둔화되었다. 항상 취업자수, 실업률 등에 집중하고 있었던 이유는 그 두 가지 지표가 둔화되어야 임금이 하락하기 때문이었는데 오히려 고용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임금이 하락하고 있는 어찌 보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 대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인게 12월 고용보고서 결과였다. 임금하락으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견고한 고용률로 소비를 유지하여 경기침체 연착륙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의미있는 보고서이고 향후 추가로 발표될 여러 가지 지표들을 통해 조심스레 턴어라운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많아졌다.
<12월 고용보고서>
12월 고용보고서는 의미 있게 볼 부분이 많아 추가 포스팅을 통하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간단한 내용만 먼저 살펴보겠다. 이날 나온 12월 비농업 일자리는 22만 3천개 증가해 시장의 집계치를 모두 웃돌았다. 교육과 건강 서비스에서 7만 8천개, 레저와 접객에서 6만 7천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반면 비내구재 제조업과 전문 비즈니스서비스, 정보업 등에서 2만 2천개의 일자리가 감소하였다. 실업률은 3.5%로 하락하였으며 이는 50여년만에 최저인 수치이다.
시장의 관심은 임금에 있다. 전월대비 0.4%, 전년 대비 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던 시간당 평균 임금이 각각 0.3%와 4.6% 정장하는데 그쳤다. 전일 ADP 고용보고서에서도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고용보고서의 통계 역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시간당 0.3% 임금상승률의 경우 파월이 언급했던 3%대 임금성장을 맞출 수 있는 월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용보고서 발표 전까지 JOLTs와 ADP 민간고용,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고용이 탄탄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였는데 이러한 노동 분야를 집합적으로 보여주는 고용보고서를 보니 임금상승률이 실제로는 하락하고 경제활동 참가율도 소폭 상승한 점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에는 강한 고용은 추가적인 긴축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증시가 하락했는데, 실업률은 유지되면서 임금이 낮아지는 베스트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인플레 하락과 동시에 연착륙 가능성이 실제로 높아지긴 한 셈이다.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상품, 주택 등 굵직한 부문의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던 부문이 서비스인데 서비스는 결국 노동자의 임금으로 원가가 대부분 채워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노동 공급이 증가하고 실업률은 ᄄᅠᆯ어졌으며 임금상승은 둔화되었으니 미국의 경제 성장이 한창 지속되었던 골디락스처럼 보인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전 연준 이사 출신 랜달 크로스너 시카고대 교수는 ““한 달 치이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승리를 선언하기는 어렵지만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적인 견해와 일치하는 데이터”라며 “연준이 원하는 것은 더 높은 실업률이 아니라 더 낮은 임금인상”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임금 상승이 둔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실업률이 움직였어야 하기에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실업률과 취업자 수 등에 집중을 했기에 다소 놀라운 결과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소프트 랜딩(연착륙)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고, 닉 벙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경제 리서치 헤드는 “고용보고서는 소프트랜딩 가능성에 대한 좋은 소식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뉴올리언스 AEA 행사장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12월 고용보고서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노동이 견고하다(robust)”라며 “나는 침체가 없을 수 있다는 시장의 견해를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AEA의 행사에 참석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경기침체는 내 기본 전망이 아니다. 나는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 아직은 승리를 선언하기는 이르다 >
다만 침착하게 생각을 해보면 12월 고용보고서가 임금과 인플레이션에 좋은 신호를 준 것은 맞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임금상승률이 ᄄᅠᆯ어져도 인플레이션 타깃(2%)의 두배 이상이라는 점, 임금상승률 둔화 조짐이 아직은 한 달 등인 점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이다. 실제로 YoY 기준 임금상승률은 4.6%로 3%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기간 동안0.3% 혹은 그 이하의 수치가 나와줘야 한다. 그러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을 때 피봇 가능성도 논의가 될 것이라고 파월이 12월 FOMC에서 언급했기 떄문이다.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월가의 한 관계자도 “12월 고용 보고서로 일단은 침체 확률이 떨어진 것은 맞다”면서도 “연준이 원하는 게 실업률 상승이 아니라 임금 하락이라는 말도 있지만 임금이 떨어지려면 결국 실업률이 올라야 할 것이다.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임금이 계속해서 둔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안 좋게 끝날 가능성(경기침체)이 있다”라고” 했다.
앞서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한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으며 최근 고무적인 데이터에 너무 의미를 두진 않겠다고 보았다. 상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12월 FOMC에서 정했던 방침을 깰 정도의 유의미한 데이터는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가 CPI가 처음 8%에서 7.7%로 하락했을 때 이제는 정말 인플레이션이 끝나고 피봇팅이 있을 거라 예상하며 시장이 급등했던 것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하지만 그 이후 서비스 부문의 끈적한 인플레이션과 견고한 고용으로 인해 증시는 다시 곤두박질쳤었다. 이번 상승 역시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에 신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
<12월 CPI 중요해져>
임금상승률이 첫달이기는 하지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경제의 시계가 점차 침체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아직은 해고가 많지 않고 임금을 조절하는 형태로 고용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확인했단 낮은 제조업 및 서비스 부문의 PMI를 생각하면 결국 실업률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매우 중요하다. 12월 CPI는 2월 기중금리의 인상 전망폭과 향후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의미있는 예측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파월이 임금상승률에 대해 언급하기는 하였지만 연준의 초점은 결국 실업률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실업률이 최저를 유지한 상태에서 임금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둔화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데이터로 한숨을 돌릴 수는 있지만 연준이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데이터는 실업률일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임금이 둔화되며 실업률은 유지되고 있기에 인플레는 잡히며 연착륙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고, 과거 데이터로 보면 결과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임금상승률의 둔화는 지속될 수 없기에 여전히 긴축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12월 CPI는 매우 의미있는 전망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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