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현지시간 5일 미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9.69포인트(1.02%) 하락한 32,930.08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44.87포인트(1.16%) 하락한 3,808.10으로, 나스닥지수는 153.52포인트(1.47%) 떨어진 10,305.24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날 발표된 12월 ADP 민간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과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고용지표 개선에 긴축 우려도 커졌다. 미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때까지 긴축을 계속할 방침이다.
<충족되지 않는 금리 하락 지속 조건들>
작년 3월부터 시작되어 온 미국 연준의 긴축적 통화기조의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로 피봇을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 경기침체의 발생으로 총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요 측 인플레이션이 진화될 것이라는 것. 둘째는 경기침체가 유발되지 않더라도 고용시장 불균형 해소와 함께 물가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이다.
경기 침체 전망은 ISM 제조업 PMI 하락으로 어느정도 확실해졌다. 신규주문 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생산 지수도 50bp를 하회하며 경기 둔화 전망은 강화되었다. 최근 국채 움직임만 고려하면 침체 전망이 유효해 보인다. 다만 크레딧 동향까지 보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국채 강세와 함께 회사채 투자등급, 투기등급 모두 강세를 보이며 위험 선호 심리가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FOMC 의사록에서 시장의 완화적인 금융 환경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기에 연준의 긴축 의지가 강해질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
침체 전망이 아니라 연착륙 및 인플레이션 진화가 반영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국 물가 환경에서 서비스 물가 상승률 둔화가 가장 큰 문제이다. ISM 제조업 PMI에서 고용지수는 반등했고 JOLTs 보고서에서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레벨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어제 발표된 ADP 비농업취업자 수 증가도 시장의 예측치를 훨씬 상회하는 23.5만건을 기록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오히려 감소하였다. 연준의원들 역시 연일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ADP 고용자 수, 실업수당 청구건수>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고 ADP 민간고용이 시장 예상을 상회한 결과를 내놓자 시장은 연준의 추가적인 긴축에 대해 우려하며 달러인덱스와 미 국채수익률이 단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만의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며 최근 역전폭이 축소되었던 장단기 금리차는 재차 확대되었다. 10년물과 3개월물 간 금리차는 -91bp를 기록하며 지난 10월 말 역전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1981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ADP 보고서의 결과 노동시장은 여전히 매우 견고한 것으로 확인된다. 고용 시장이 견고하기는 하지만 산업과 기업 규모에 따라 고용이 크게 달라지는 등 세분화되어 있다. 2022년 상반기에 공격적으로 고용한 사업 부문은 고용이 둔화되었고 일부 섹터는 일자리를 줄였다. 500인 이상의 대기업의 경우 151,000 개의 일자리가 감소하였으며 중소기업은 386,000 개의 일자리가 증가하였다.
섹터별로는 작년 말부터 부진이 심화된 건축 분야에서 고용이 증가하였으며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 교육 및 보건서비스, 레저 및 접객업에서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였다. 주로 서비스 분야에서 고용이 견고했다는 것은 연준이 중요시 여기는 근원 서비스 PCE 의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임금상승률에 대한 코멘트도 보도자료에 첨부되었는데,,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의 경우 임금상승률 측면에서 3년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하였으며 이직자의 경우에도 임금상승률이 10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임금상승률이 과거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중요한 것은 실질임금상승률로 오늘 밤에 발표될 미국의 고용보고서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12월 CPI 다음주 발표 예정>
다음 주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결과와 연준위원들의 발언, 그리고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2 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6.6%(YOY)로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안정과 공급망 차질 우려 완화, 높았던 기저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6%대로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 등에 전년동월비 5.7%로 추가 둔화되지만 전월비 기준으로는 0.3%로 11 월(0.2%)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주거비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 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여전히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거비의 물가 상승 압력은 임대료 지수 등을 고려할 때 2 분기초 정도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따른 부담은 조금씩 약화될 여지가 있다.
이보다 올해 미국 물가에 있어 주시해야 하는 부분은 노동시장 내 임금 인플레이션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내 고용지수가 다시 기준선을 상회하고 구인구직배율은 여전히 높다. 기업들의 감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자에 비해 빈일자리수가 많은 상황이다.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연준 입장에서는 매파적인 태도를 완화하기 어렵다. 금주에도 연준위원들이 최종금리 수준이 5%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등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의 정책 피벗 기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다음 주에도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해 연준인사들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다.
12 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대로 비농가 신규고용이 20 만명 대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상태로 발표된다면 다음 주 연준인사들의 발언은 보다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12 월 FOMC 에서 연준이 점도표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달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5% 이상의 최종금리 수준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이 과정 속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 다음 주 경제 지표 발표 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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