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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트럼프 당선 가능성 우세,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by 00년 새내기 2024. 7. 9.

 

트럼프 당선 전망

6/27 미국 대선토론 이후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미 지지층이 대부분 결정된 상황에서 TV토론은 큰 영향이 없고 대단한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건강과 연령이라는 가장 큰 약점을 노출해 버렸다. 9월 TV 토론이 두차례 더 준비되어 있지만, 일단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트럼프 당선, 금융시장 반영 시작

 

금융시장은 트럼프 프라이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정책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쉽지 않지만 일단 17년의 기억을 금융시장에 재현하고 있다. 

 

증시는 부양하고, 감세 등으로 재정 지출이 증가할 수 있어 장기금리도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당선 이후의 경제는 이와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가격은 증시 상승, 장기금리 상승으로 방향을 잡았다.

 

 

① 무너진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는 인기가 없었음에도 재선 가능성을 낮지 않게 본 것은, 첫째, 재선 성공 대통령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2차대전 이후 미 대통령은 큰 문제만 없으면 대부분 재선에 성공했었다.

 

둘째, 미 대선은 제도적으로 스윙스테이트만 잡으면 되고, 지지율 격차는 작았으며, 위스콘신, 미시건 등 딥 노스(Deep North)지역은 기본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셋째, 인플레이션 구간을 지나오면서 임기 중 디스인플레이션을 달성했고 동맹관계를 재건한 업적도 있다.

 

그러나 IRA 정책 등 재정지출이 과도하게 집행되며 23년 미국 경기의 과열을 만들었고 이는 금리인하와 물가 안정 시기를 지연했다는 패착을 저질렀다. 재정지출의 결과는 모호하고 물가 상승은 확실하다. 

 

유럽, 영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집권당 지지율이 낮거나 정권이 교체되었는데 지지율 하락은 인플레이션 구간을 지나온 정권이 피하기 어려운 결과인 모양이다.

 

 

② 민주당, 대안도 부재

민주당은 대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2번의 임기를 마쳤던 트루먼, 존슨 대통령이 사전에 사임한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2차대전 이후 초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은 사례는 없다. 현실적으로 대선 후보 교체는 불가능해 보인다. 

 

새 후보를 지명한다 해도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기부금의 대부분은 대선 캠페인 파트너인 카말라 해리스 말고는 사용할 수 없는데, 그도 부통령 시절 인기가 높지 않았기에 대안이 되기 힘들어 보인다. 

 

대안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민주당 지지는 다시 바이든으로 집결하게 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심기일전하여 가을에 있을 2차례의 대선 토론에서 역전을 노려보는 게 최선이다. 

 

토론 결과로 지지 후보를 바꾸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바이든 당선 가능성은 9월 토론을 앞두고 다시 점검해 보면 될 듯 하다.

 

 

트럼프의 본질

 

트럼프의 정책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정권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① 2016년 트럼프

2016년 트럼프의 정치적 목표는 중국 견제와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었다. 이 비전은 15년 발간한 트럼프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이나, 중부 내륙 노동자들의 삶을 묘사한 [힐빌리의 노래], 트럼프 정권 재무장관이었던 스티브 므누신의 관세 정책 등에서도 확인된다. 

 

트럼프 정권은 미국의 경제 패권을 재확립하고 중국의 산업역량을 낮추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관세 부과는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고, 글로벌 제조업 밸류체인은 어느 정도 재편되었다. 무역분쟁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멕시코, 유럽, 한국 등 우방국가도 대상이 되었다.

 

 

② 2024년 트럼프

2024년의 트럼프는 16년과 비슷해보이지만 조금 결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여전히 관세와 리쇼어링을 얘기하고는 있으나 중국의 위협은 트럼프 바이든 정부를 거치며 과거보다 낮아졌으며,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사정도 2016년처럼 절박하지 않다. 

 

대 중국 관세 부과나 NATO 지원 축소 주장은 오히려 협상을 위한 위협이나 소득세 감세를 위한 수단으로서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역시 무역보복 보다는 감세를 더 많이 언급하고 있다.

 

 

③ 트럼프 정신의 핵심

24년 트럼프 정신의 핵심은 연방정부와 관료주의에 대한 불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낙선 이후 백악관 점거 시위 등을 통해 트럼프 지지층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극우로 옮겨갔으며, 트럼프의 주적은 16년 중국에서 24년 연방정부 내 기득권 세력, 일명 딥 스테이트(Deep State)가 되었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스케쥴 F'라는 새로운 공무원 분류를 만들어 관련 공무원은 쉽게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는데, 고위 정책 의사결정을 하는 연방정부 공무원을 코드가 맞는 정치인으로 교체하겠다는 얘기다. 

 

리쇼어링 정책으로 야기된 물가 상승,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특히 민주당 및 연방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제 완화, 신재생에너지 지원 중단, 파리 기후협약 탈퇴, IRA 정책과 EV 보조금 폐지 등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미국의 적은 내부에 있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외교적 스탠스

외교적으로는 고립주의, 사회적으로는 보수주의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6년 트럼프는 고립주의를 표방했으나 사실은 반중 강경책을 사용하고 동맹국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담판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펼쳤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휴전 추진, 대만 독립 미 보장 등 조금 더 고립주의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NATO 지원금을 축소하고 각종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도 중단할 방침을 밝혔다. 

 

국방지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동맹과 협조하기보다는 미국의 독보적인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고립주의적 시각으로 읽힌다. 마약, 범죄, 불법이민 등 사회문제는 강경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미국에 필요한 해법이면서도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보인다.

 

결과적으로 24년의 트럼프는 정치적으로는 반 연방주의, 반 관료주의를 내세우며 내홍을 겪는 가운데, 경제적으로는 규제완화와 감세 등 우파적 자유주의, 대외적으로는 반중국보다는 고립주의가, 사회적으로는 보수주의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 

 

트럼프 1기를 특징지은 핵심 키워드가 미중무역분쟁이었다면, 트럼프 2기는 관료와 정권과의 갈등, 감세와 금리인하를 위한 노력, 사회적 갈등 및 보수화, 공급주의적 경제학 논리에 따른 물가 안정 시도 등이 시대를 대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프라이싱과 트럼프노믹스

 

트럼프가 앞서나가자 금융시장은 일단 트럼프 프라이싱을 반영해야 했다. 시장은 2017년의 기억을 소환했다. 트럼프 정권은 경기와 증시 부양을 약속했고 실제로 법인세 감세와 인프라 투자가 추진되었다. 

 

2017년은 마침 글로벌 경제가 호황을 보였던 때이다. 6월 정체하던 S&P500 지수는 트럼프 부양책을 떠올리며 5,500pt를 돌파했고, 채권시장은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를 우려하며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방향으로 트럼프의 우위를 가격에 반영했다.

 

 

① 트럼프노믹스의 모순

그러나 실제로 트럼프가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일단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많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감세, 경기부양, 재정지출 확대, 관세 부과, 이민자 송환, 임금 인상은 인플레이션 요소인데 금리는 인하하고 싶어한다. 

 

리인하를 위해 에너지 규제 완화 등 공급 부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겠으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26년 초 파월의장 임기 종료에 맞추어 연준의장 교체나 연준의 정책목표 변경 등을 언급하고 있으나 애초에 정책방향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많아 모순적이다.

 

현재 미국의 재정은 지출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 아닌데도 트럼프는 법인세 감세 연장과 소득세 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법인세 감세와 이에 따른 경기 부양이 트럼프 1기의 성과이기도 하고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만큼 감세는 포기하기 어려운 가치로 보인다.

 

② 추진 동력도 불확실 : 하원 장악

하원을 누가 잡느냐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재정은 대통령과 하원이 합의했을 때 지출되는 것이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대통령과의 갈등은 확대되고 지출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데, 공화당 하원은 대통령과 같은 당이라도 예산 증액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편이다. 

 

2017년 트럼프의 감세안에 공화당 우파 프리덤코커스는 반대했던 사례가 있다. 시장은 재정적자 확대를 우려하고 있으나 애초에 더 강력하게 지출할 여력이 그리 남아있지 않다. 증시부양을 기대하지만 트럼프가 할 수 있는 것이 사실 많지 않다. 

 

오히려 연방정부와 관료제에 대한 불신, 공화당 하원, 그리고 감세에 대한 의지가 만나면 재정지출 확대보다는 IRA등 보조금의 대폭 삭감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

 

일단 트럼프 프라이싱의 방향은 대선 전까지는 증시와 장기금리의 동시 상승 압력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없을지 가늠하기 어렵고, 2017년의 기억은 강렬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의 모순은 실제로 당선 이후에 다시 시험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식어가는 경제지표와 변화하는 주식시장

 

주식시장은 고점을 경신했고 장기금리도 상승했지만 정작 미국 경제지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고용을 제외한 거의 전 부분이 하락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① 제조업 지수와 GDP

ISM 제조업 지수는 3개월 연속 시장 추정치에 미달하며 경기 위축 수준에 머물러 있고, GDPNow 추정치는 1.5%까지 내려와 2분기 GDP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매판매, 건설지표 등 고용을 제외한 경제 지표 전반에서 하강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으며, 물가 또한 2분기 중 안정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80% 수준까지 상승했고 연내 2회 인하가 다시 컨센서스가 되었다.

 

 

② 고용지표

고용지표도 아직 견조하다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이민자 증가에 따른 왜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지난 달의 신규고용 수치는 재조정될 때마다 하락하고 있다. 실업률은 23년 1월 3.4%를 저점으로 1년 반이 지난 6월에는 4.1%까지 상승했다.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최근 12개월 최저치보다 0.5%pt 높으면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경험칙인 샴룰(Sahm Rule) 지표는 0.43%로, 트리거 직전 수준까지 상승했다.

 

 

③ 경기침체 인하 가까워진다

지금까지는 경기가 견실한 상황에서 물가가 먼저 안정되면서 금리인하가 이루어지는 디스인플레이션 인하, 보험성 인하가 될 가능성을 높게 봤는데 빠른 경기 하강으로 경기 침체 인하(리세션 컷)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움직였고, 코로나 이후에는 이에 미국의 재정정책이 더해졌다. 이제 경제가 하강하기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제 지나왔고, 자산 버블 가능성을 항상 걱정해야 하는 연준이 빠르게 큰 폭 금리를 내려 줄 것 같지도 않다. 

 

제아무리 트럼프라도 바이든만큼 재정을 쓰기는 어렵다. 금리인하와 트럼프 당선에 시장은 다시 환호하고 있으나, 그 이후가 슬슬 걱정되는 이유다. 실적시즌은 매번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가는 심정으로 대비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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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미 증시 스타일

대선 토론 이후 미 증시는 재차 상승했지만 스타일은 크게 바뀌었다. 상승 업종은 AI 반도체에서 테슬라와 소프트웨어 빅테크로 교체되었다. 올해 들어 부진한 성과를 보이던 업종이라 상승 여지는 컸다. 

 

테슬라는 의외로 트럼프 수혜주라며 급등했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는 지수 상승과 함께 떠밀려 올라갔다. 반면 엔비디아는 ETF 편입 이슈를 마지막으로 주가는 정체되었고, 마이크론은 호실적 발표에도 가이던스가 기대 이하라며 조정받았다. 

 

최근 세콰이어 캐피탈은 AI의 추가 랠리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빅테크 기업의 수익이 Capex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해 논란이 되고 있다. AI 투자의 과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혹여 빅테크 기업의 실적 부진과 Capex 가이던스 축소가 동시에 발생한다면 AI 투자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투자 전략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증시부양으로 해석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2분기 실적 호조세까지 엮이며 KOSPI 지수는 2,850pt를 단숨에 넘어섰다. 지수 상승에는 6월부터 랠리한 삼성전자가 큰 역할을 했다.

 

2분기 반도체 수출은 호조세였고 환율은 우호적이었으며 DRAM 가격은 상승했으니 삼성전자의 실적 서프라이즈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TV 토론 이후 대선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이를 증시는 상승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고 환율도 도왔던 2분기 국내 기업 실적은 잘 나올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증시도 한차례 더 랠리 중이니 좋은 상황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9월 금리인하, 혹은 11월 미국 대선 이전까지는 증시 강세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오히려 연말의 그림에 대해서는 염려되는 바가 있다. 미국 경기 하강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데 재정은 더 쓰지 못하고 금리는 빠르게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가 디스인플레이션 컷이 되면서 미국의 경기 하강은 완만하고 미국 외 지역은 금리부담이 낮아지는 방향을 기대했는데, 미국의 경기 과열 재발은 가능성이 낮아보이며, 하강의 속도에 대해서는 재차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트럼프 당선 이후의 리스크도 이후 걱정할 몫이다. 무역분쟁 등에 대해 현재의 트럼프는 16년과 같이 강경한 모습은 아니지만, 기존 정부가 추진했던 사항을 되돌리려는 의지가 강력한 만큼 보조금 감축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트럼프 집권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사실 예상하기 어렵고 트럼프 정책 리스크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만큼 더욱 유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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