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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주주환원의 역사와 주주자본주의 변화, 한국의 경우는?

by 00년 새내기 202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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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모델

일본은 미국의 1980년대식 주주환원 붐을 꿈꾸고 있다. 기업 자율이 아닌 압박을 통해 주주환원을 이끌었던 방식 말이다. 1980년대 이전 40% 수준에 머물던 미국의 주주환원율은 1980년대 80% 수준까지 상승했다.

 

정부주도형 주주환원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미국과 같은 금융 선진국일지라도 주주환원에 있어서는 기업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1960~1970년대만 해도 미국 기업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내부 관계자 중심으로 이뤄진 반면, 1980년부터는 퇴직연금 활성화 등으로 개인에서 기관투자자로의 지형 변화가 진행됐고, 기업 이사회 내 독립 이사진의 비중이 1985년 30%에서 1990년 60%로 급증했기에 정체됐던 주주환원이 개선이 됐다. 그리고 당시의 달라진 경제환경(일본, 서독의 부상, 석유파동)은 전통 기업의 모델 변화를 요구 받은 이유다 .

 

 

 

시대정신도 달라졌다. 미국은 그간 ‘성장’ 중시의 문화에서 주주환원과 같은 ‘분배’ 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영자는 대리인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 즉 ‘주주가치 극대화(MSV: Maximizing shareholders value)’는 그 시대의 새로운 시대정신이었다. 적어도 당시 미국의 주주환원은 기업의 자율보다는 압박에 가까웠다.

 

지금 미국 주주환원의 중심이 되고 있는 Buyback(자사주 매입소각) 열풍은 ‘자율 의지’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책(규제)’ 회피 성격도 크다. 유독 미국 기업이 배당보다 Buyback을 선호하는 이유는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상 등에 제동을 건 규제(사베인-옥슬리법 / Sarbanes -Oxley Act, 2002년 7월 승인)의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Buyback 선호 현상과 관련해 Aswath Damodaran은 4가지 이유를 주장한다. 1) 경영진의 보상체계(과도한 보상 규제), 2)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배당 지급 시 향후 배당을 줄이기 어려운 lock-in 효과), 3) 투자자 다변화(헤지펀드 등 Activist 의 증가), 4) The Dilution Delusion(밸류에이션 개선 효과)이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경영진이 스톡옵션의 형태로 보상체계가 이루어져 있기에 대규모 Buyback을 통한 주당 가치 상승은 투자자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

 

buyabck

 

 

1. 전통적 / 변형된 주주자본주의

문제는 이러한 미국 내 정착된 주주자본주의가 다른 국가에 바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규제와 정책이 촉발한 주주환원이라는 점은 유사할 수 있지만 각 나라의 환경과 경제구조가 미국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이 가려고 하는 길도 그렇다. 정책 개입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순수한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s  Capitalism)보다는 일본식 주주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듯 하다. 클라우스 슈밥이 주장했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주주만이 아닌 기업과 관계된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자본주의)’일수도 있고, ‘일본식 주주자본주의’일수도 있다

 

미국 주주환원의 역사 변화

 

쉽게 말해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극대화를 통한 주주환원뿐만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적 기여에도 동참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불평등’의 심화가 주주 자본주의의 수정을 요구한 배경이기도 하다. 주주자본주의가 40년간 미국에 정착하는 동안 미국에 버금가는 수준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하는 국가가 드물다는 것이 주주자본주의의 한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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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의 주주자본주의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우리는 어떤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인가. 일본과 독일로 대표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인가. 지금의 우리의 시대정신은 후자에 가깝다. 기업 자율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한 기업 정책 변경을 유도해 나갈 것으로 정책의 방향을 전망하는 게 현실적이다.

 

우리 시장으로 돌아와보자. 정책의 수준을 본다면 아직은 미완성 수준이지만, 강도와 방향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본다. 포트폴리오 역시 정책의 영향권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단기적 관점에서 3월은 기업들의 정책동참 의지를 확인하는 시기이다. 주주환원 기대감이 투영됐던 기업들의 옥석이 가려질 수 있다.

 

주주총회 역시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로 다가올 것이라 기대한다.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 충족여부, 주주행동주의의 부상, 배당기준일 변경에 따른 이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치주 투자 열풍 이후에는 주주행동주의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주총 시즌은 주주제안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책 드라이브 이후 찾아오는 주주행동주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주주행동주의 현황

 

마지막으로 달라진 배당기준일에 따른 주주환원 Play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배당기준일이 먼저 정해진 이후 배당액은 주주총회를 통해 확인해야 했지만, 변경된 제도에서는 배당금액을 확인한 이후 투자 가능하게 배당기준일을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아직은 기업의 선택사항이기에 정관변경을 통해 배당기준일을 변경한 기업만 해당된다.

 

배당절차 개선안

 

2월~3월초는 주요 은행과 자동차 기업이 해당됐다면, 3월 중 후반은 보험 및 개별기업이 주로 포진해 있다. 특히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 게 투영된 기업일수록 단기 변동성이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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