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특한 임차제도 : 전세
최근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전세시장의 구조적 불안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임차제도인 전세제도에 대해서 알아보고 구조적으로 전세제도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와 문제점에 대해 확인해보고자 한다.
연이은 포스팅을 통해 추가로 전세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한다.
최근 전세시장 현황
전세가격은 2022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며 최근 1년간 8.8%의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이 11.7%로 크게 하락했고, 비수도권에서는 대구가 12.7%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빌라왕' 사태를 계기로 전세사기가 이슈화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다양한 형태의 전세 보증금 관련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역전세 증가로 리스크 확대 예상
향후에도 역전세 가구 증가는 불가피해 리스크 요인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가격이 상승하지 않는다면 역전세로 인한 보증금 이슈는 2024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 부각된 이슈는 악의적 투자자에 의한 전세사기이지만, 최근에는 전세가격 급락으로 인한 역전세와 깡통전세 리스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매매가격의 하락은 이러한 손실 이슈를 더욱 부각해 악순환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
전세제도, 한국만의 독특한 임차 형태
전세제도와 유사한 형태의 임차계약은 다른 나라에도 존재하지만 한국과 같이 보편적 형태의 임차계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볼리비아가 한국과 유사한 전세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관찰되는 전세 형태의 임차가구는 전체 가구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 전세는 세입자가 거주 대가로 임차료를 지불하는 개념이지만, 볼리비아의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로부터 돈을 빌리는 대출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 전세제도가 발달한 이유
전세제도는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보급이 확산되었으며, 가속화의 주요 원인으로 주택금융시장의 제약을 꼽을 수 있다. 고금리, 주택금융의 미비 등으로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집주인은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는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저렴해 자가 보유 전에 주거사다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국내 전세시장 보증금규모 약 1,000조 원
보증금 있는 월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전세는 주요 임차 형태로 존재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임차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8%가 순수 전세로 거주 중이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세보증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며 2022년 추산된 전세보증금 규모는 약 900조 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말 기준 전세보증금을 약 1,058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세시장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비해야
그동안 전세제도는 주택 구입 전 서민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규제보다는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적 검토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세입자가 동원가능한 자금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세가격 상승 및 투자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과도한 지원에 대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추가로 주택경기 상승이 지속되면서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한 갭투자 수요와 맞물려 주택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저가주택의 경우 정부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하 매매전세비)이 높은 경우가 많아, 주택경기 침체 시 부작용으로 확대될 잠재적 불 안 존재한다.
주택경기 침체 시 발생가능한 전세시장의 리스크 억제를 위한 정책적 지원뿐 아니라 규제 또한 명확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향후 포스팅에서는 전세제도가 가지는 구조적 리스크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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