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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미국 경기 둔화, 현실화 되는 지표들

by 00년 새내기 2023. 1. 19.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던 바 있다.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고 동일한 경제 지표에 대해서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는 등 혼란스러운 시장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어제 미국의 증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름 의미 있는 방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물가와 소비 두 파트의 주요 지표가 동시에 발표되었는데, 시장은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어제 미국 증시를 움직였던 여러 지표들에 대해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 >

미국 PPI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7.1% 상승에서 6.5% 상승으로 둔화된 가운데 이날 발표된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4%에서 6.2%로 급락하였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1.% 하락을 기록한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도 0.3% 상승에서 0.5% 하락으로 발표되는 등 물가 하향 추세는 이제 확실해 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 부문이 크게 하락된 측면에서 견인된 하락이라는 측면과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견고하여 근원 PPI는 헤드라인에 비해 적은 폭으로 둔화되었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근원 PPI 역시 2021년 5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근원 ppi
미국 근원 PPI

이번 PPI 하락은 에너지 덕을 크게 보았다. 12월 CPI 때와 동일하다. 에너지는 전월 대비 7.9%나 하락하면서 전체적인 PPI 하락을 이끌었다. 상품은 -1.6%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고 서비스는 0.1% 상승률을 보이며 둔화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물가 압력이 있음을 보였다.

 

 

다음 달 PPI 발표 때에는 에너지 덕을 보기 힘들 가능성이 높기에, 향후 지속적으로 이러한 추세로 하락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아래는 휘발유 가격을 나타내는 그림이다. 

 

 

그럼에도 확실히 물가는 꺾이는 모양새이다. 당연하게도 PPI 하락은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 미국 소매 판매 감소 >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로 예상치(-0.8%)를 하회하며 올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11월 소매판매 지표가 기존 -0.6%에서 -1.0%로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소비 대목으로 꼽히는 11월, 12월의 수치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였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도 -1.1%로 역시 예상치(-0.4%)를 크게 하회하였다.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으로 위축된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13개 품목 중 9개 품목이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12월 물가 하락에 따른 영향도 분명 존재하지만 실질 소비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을 보면 연준의 긴축적 통화 정책의  힘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GDP의 60%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이 크게 감소하면서 그동안 과잉되었던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의 성장 모멘텀이 약하되기 시작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판매가 -1.2%로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가격 급락 영향으로 휘발유 판매가 -4.6%로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동차 판매의 경우 공급망 차질 완화에도 불구하고 감소세가 커지고 있는 점은 고금리 부담과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소매 판매의 경우 "상품 소비" 에 대한 부분으로 전체 소비의 감소세를 이야기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전체적인 소비의 수준은 결국 PCE를 통해서 확인을 해야 알 수 있다. 특히 CPI에서 서비스 부문의 물가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서비스 부문의 소비 역시 견조할 것이라고 보는 예상도 있다.

 

다만, 이번 지표 중 유일하게 서비스 부문이 포함된 것이 있는데, '음식점-주점(외식서비스)' 분야이다. 음식 및 외식서비스 역시 연말에 소비가 증가하는 섹터 중 하나이기에 12월 -0.9%로 감소한 사실이 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도 소비가 둔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한다. 다만 이는 서비스 부문의 물가상승률 둔화, 더 나아가면 서비스 부문의 임금 하락을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듯 동일한 지표에 대해서도 침체론자와 상승론자의 의견이 갈리기에 작금의 주식시장이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겠다.

 

< 미국 산업 생산 감소 >

미국의 산업생산은 제조업, 광산업 및 유틸리티 산업이 샌산한 총산출액의 인플레이션 조정치 변동을 측정한다. 실제 수치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미달러화 가치 및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나온 12월 산업생산 역시 전월보다 0.7% 줄면서 시장 예상치 -0.1%에 비해 매우 부진했다. 이 역시 2개월 연속 감소세이다. 설비가동률도 78.8%로 전망치인 79.6%를 밑돌았다. 소매판매에 이어 산업생산 자료에 침체 우려가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 뉴욕 연은 제조업 지수 하락 >

미국 뉴욕주의 올해 1월 제조업 활동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시간 17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전월보다 무려 21.7 하락한 -32.9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수치는 -11.2를 기록해 5개월 만에 위축세로 전환되었는데, 그 이후 1달 만에 기록적인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이다. 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경기가 위축세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신규 수주 지수는 전월 -3.6에서 -31.1로 큰 폭으로 하락했고 배송지수도 5.3에서 -22.4로 하락하였다. 미충당 주문지수 및 배송시간지수 역시 하락하였고 재고지수는 소폭 반등했다. 다만 고용자수가 14에서 2.8로 하락한점, 6개월 후 경기 기대를 보여주는 일반 기업환경지수는 전월 6.3에서 8.0으로 상승한 점은 긍정적이라 볼 수 있겠다.

 

 

< 빅테크 기업 해고 열풍 >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어닝 시즌을 앞두고 잇달아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3분기 실적을 통해 드러난 빅테크의 실적 악화 전망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각)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올해 전체 직원 20만 명의 5%에 해당하는 직원 1만 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달 초 실적 발표를 앞둔 아마존은 애초 알려진 것보다 감원 규모가 커졌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기업 소개 홈페이지에 올린 직원 대상 공지문에서 1만 80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앞서 지난해 11월 기기 사업부·채용·리테일 부문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감원 규모가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번 감축은 아마존 역대 최대 규모로 회사 측은 이날부터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시작했다.

 

구글은 전사적인 정리해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모기업 알파벳의 생명과학 자회사인 베릴리(Verily)가 200명을 감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전체 인력의 약 15%다. 구글은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에 그쳐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 혼란스러운 경제 전망 >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의 사례만 보아도 경제 전망이 혼란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산자 물가지수의 하락은 물가의 둔화라는 긍정적 시그널과 경기의 둔화라는 부정적 시그널을 동시에 안고 있다. 미국 소매판매도 마찬가지이다. 뉴욕 연은의 제조업 지수 역시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지만 고용의 둔화와 향후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빅테크들의 해고 열풍도 고용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시장에 긍정적인 이슈일 수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노동, 소비 지표가 엇갈리고 중국의 경제활동재개가 글로벌 경제에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전문가마다 판단이 다르다. 유가 하나에 대한 예측에도 많은 IB들의 예측이 갈리고 있고 다보스 포럼에서 유명 IB들 CEO 간의 의견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이는 연준 의원들 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동일한 지표에 대해 정반대의 생각이 공존하면서 어지러운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식의 힘겨루기 끝에는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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