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세이빙스', 저축 계좌인가
애플은 지난 4월 말 골드만삭스와 협력하여 애플세이빙스 서비스를 출시하며 지속적으로 금융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애플세이빙스의 출시와 관련하여 다수의 매체는 이를 '저축 계좌'로 표현하면서 애플이 은행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언급하였으나 실상은 다소 다르다.
애플세이빙스 서비스 구조
애플세이빙스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플의 타 금융 서비스인 월렛, 애플페이, 애플캐시, 애플카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월렛]은 아이폰 사용자가 일반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을 등록하거나, 멤버십 카드, 항공권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앱으로, 한국의 '시럽(Syrup)' 앱과 유사하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월렛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 직불카드로 온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애플은 카드사들로부터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수취한다. 애플페이는 사용자가 월렛에 등록한 카드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수행하는 서비스인 셈이다.
[애플캐시]는 월렛에 저장되는 직불카드 중 하나로, 실물 카드는 없이 가상으로만 존재한다. 결제가 가능한 카드이므로 애플페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것은 동일하다. 애플은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한 핀테크인 그린닷뱅크와 제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카드]는 실물로 존재하는 신용카드로, 월렛 앱에서 신청하면 발급된다. 실물 카드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며, 애플페이로도 사용 가능하다. 골드만삭스와 제휴하여 북미에서만 서비스 중이며 한국이나 유럽 등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신청이 불가능하다.
애플세이빙스는 어디에 속해있나
애플세이빙스는 애플카드의 부가 서비스로, 애플카드 사용 시 발생하는 캐시백에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은행이 일반적으로 취급하는 저축 계좌와는 다른 부가 서비스인 것이다.
애플세이빙스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애플카드 발급이 필요하다. 애플세이빙스 가입 후에는 애플카드 사용 시 발생하는 캐시백이 애플세이빙스에 저장된다.
애플세이빙스에 추가 입금을 원하는 경우 애플캐시에 저장된 금액을 세이빙스로 송금하거나, 애플캐시와 연동되도록 설정한 은행 계좌에서 송금이 가능하다. 이는 출금 시에도 마찬가지다. 애플세이빙스 잔액은 예금자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최대 예치 가능액은 25만 달러, 이자율은 연 4.15%로 유사 상품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입장에서 예금 상품의 직접 판매는 불가능하지만, 애플을 통해 예치된 금액은 일반 예적금처럼 대출 등으로 운용이 가능하여 제조와 판매의 완전한 분리가 이루어진다.
애플세이빙스 출시 의도
애플의 목적은 금융산업 진출이 아닌, 플랫폼의 확장으로 예상된다. 아이폰 중심의 플랫폼 생태계를 통한 금융,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여 사용자를 생태계에 락인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원천을 창출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애플의 신규 서비스 진입 전략은 한 번에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하여 바로 해당 시장의 1위에 등극하기보다는, 느리지만 꾸준히 가입자를 확보하여 5년, 10년 후에는 결국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12억 명에 이르는 아이폰 사용자를 기반으로 애플세이빙스, BNPL 등과 같은 전략 추진이 가능한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애플과 협력하는 이유
골드만삭스는 소매금융 분야에서 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플과 카드 사업 협력에 나섰다. 아이폰 사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얼핏 유리해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애플과 골드만삭스 간 협력에서 골드만삭스 입장은 사실상 애플의 금융 부문 하청업체에 가까우며, 상당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애플이 담당하며, 골드만삭스는 단지 카드 발급 신청에 대해 심사 후 카드 발급, 결제 관련 처리, 카드 대출금 회수 부분만을 담당한다. 고객 입장에서 애플카드는 어디까지나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일 뿐, 골드만삭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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