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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패권 전쟁과 디리스킹(de-risking)

by 00년 새내기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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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국 전략, 디리스킹으로 전환

  • 미국의 대중국 전략이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탈위험화)으로 전환되는 분위기이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미국 주도의 신공급망 구축을 위해 추진해 왔던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에 변화의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미국 정부는 물론 미국 주요 CEO들이 중국과 관련하여 잇따라 디리스킹을 강조하고 있다.

 

디리스킹(de-risking, 탈위험화)이란?

  • 디리스킹은 테러 및 돈세탁 제재와 관련하여 주로 사용 되던 용어이다. 중국발 위험요인 제거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로 중국을 배제한다는 의미의 디커플링보다 압박의 강도 및 공세적인 느낌이 약화될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디리스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첫째, 청정에너지 기술이나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 탄력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한 국가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 둘째, 군사 용도로 사용되는 최첨단 기술을 보호하는 것, 셋째, 국내 산업 원천에 근본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당국의 공식적인 발언도 이어져

  • 중국 관계와 관련하여 디리스킹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4월 말부터이지만 5월 중순 일본에 개최된 히로시마 G& 정상회담 전후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 지난 4월 27일 정책연설에서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추가로 6월 4일도 대중국 전략과 관련하여 미국은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을 추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옐런 재무장관도 올 4월 대중 경제정책 3원칙을 발표할 때 안보가 경제에 우선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디커플링은 재앙이며 경제적 교류는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의 전환 배경은?

  • 미국의 대중 전략이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확실히 전환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수사적인 표현에서만 차별화되었을 뿐 실질적으로 디커플링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미 정부가 굳이 용어를 달리 사용한 것에는 분명 배경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첫째로, 디커플링의 현실적 어려움이다. 과거에는 서방과 구소련 중심으로 정치 체제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고 교류도 활발하지 않았기에 디커플링이 가능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높은 경제 교류와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구축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는 완전한 단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국가가 부재하고 중국의 의존도를 더 낮추자니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 둘째로, 중국 디커플링을 위한 EU 측 협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디리스킹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의 입에서 시작되었다.
  •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EU 내 고물가와 경기 둔화 압박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 목소리를 강화시켰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 등 EU 내 주요 회원국이 바이든 대통령 정책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미국 정책 기조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 셋째로, 무시할 수 없는 중국 내수시장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이전보다 못하고 각종 구조적 리스크로 디플레이션에 직면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중국만큼 내수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는 없다.
  • 미국 첨단산업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최근 팀 쿡, 일론 머스크, 제이미 다이먼 등 미국의 주요 CEO들이 중국 방문을 이어가는 이유이다.

 

 

  • 마지막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망 불안이 큰 요인은 아니지만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
  •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재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첨단 부분을 제외한 분야의 공급망 복원시킬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미중 갈등 완화될 수 있을까?

  • 미국의 디리스킹 전략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사설을 통해, 미국이 기만적이며 "오래된 포도주를 새 병에 담고 있다"며 미국 대중전략의 목적은 '여전히 다른 나라를 강요해서 중국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 년부터 격화되기 시작한 미-중 관계가 급격히 개선되기는 쉽지 않지만 기류 변화를 주목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 디리스킹을 언급하고 있는 설리번 보좌관이 대만 문제와 관련,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정책은 실제 대만해협에서 수십 년간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말한 점은 미국 측이 중국 정부의 역린인 대만 문제를 이슈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화해의 제스처일 수 있다.
  • 중국 입장에서도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정상화되지 못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과 강경일변도의 대립만을 고집할 수 없다. 더욱이 경기 부양정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도 대미 경제 관계 복원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
  • 이러한 양측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디리스킹이 미-중 갈등 해소의 접점 역할을 여지가 있다. 긍정적 시나리오지만 하반기 미-중 갈등이 다소 완화되면서 중국 경제의 정상화가 가시화된다면 이는 중국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시에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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