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미국 연준과 금융 시장의 시각 차이, 최종 승자는 누굴까

by 00년 새내기 2023. 1. 22.

<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 >

 

금년 들어 인플레이션 둔화와 통화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반면,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는 일부 동의하면서도 시장의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 연준과 금융 시장의 인식 차이는 12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 금융상황 완화를 경계하기 위한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자산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경기둔화와 하반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로 주가가 반등하고, 회사채와 모기지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최근 금융시장은 연준의 의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이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료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연준은 최근 시장참가자들의 낙관적 인식 속에서 금융상황이 완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대중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금융 상황이 부적절하게 완화될 경우 물가안정을 위한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시장이 계속해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집하는 경우 시장과 연준 모두에게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고 있는데 반해, 현재 금융시장은 올 하반기에 2회 이상의 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연방기금선물과 OIS 시장에 반영된 금년 말 정책금리는 약 4.4%로 연준 전망치인 5.125% 와 격차가 상당하며, '24년 말 전망치는 약 2.9%로 격차가 더 확대되었다.

 

< 연준 위원들의 발언 >

 

12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나, 여전히 서비스 물가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높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최근 물가 하락은 상품 가격 하락과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란 것일 뿐 여전히 핵심 인플레이션은 강해 빠르게 안정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감안한 최종 금리는 5%를 상회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전일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2월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언급하였음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재 확인하는 발언을 단행했다. 그런 가운데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비록 적은 금리인상을 언급하였으나,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 5%를 약간 상회하는 금리를 일정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전망하고 있는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발언들이라고 볼 수 있으나 시장의 금리 기대를 반영하는 FED WATCH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FED WATCH의 금리 테이블이 결국 시장의 기대인데,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반응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FED WATCH

 

 

그런 가운데,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높은 인플레를 감안하여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인플레가 완화되고 있고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에 가깝게 인상해 향후 더 많은 데이터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실물 경지지표 등을 토대로 경기 위축 우려가 높아졌으나, 연준 위원들 대부분 경제에 대해서는 '연착륙' 또는 둔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이 다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들이 일부 나오며 차익 매물 출회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 연준 vs 시장 >

시각차이 1 : 인플레이션

연준의 시각

 

견고한 노동시장과 그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보는 반면,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미 확인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노동시장 지표가 다소 둔화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수급 균형이 큰 상태이며, 임금상승과 그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위험등을 감안할 때 물가 안정 회복을 확신하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최근 비농업고용과 시간당 평균임금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실업률과 높은 구인건수, 신규실업수당청구 감소 등은 노동시장의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준은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가 둔화세가 아직 미미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노동시장의 공급이 회복될 여지가 적기에 임금상승에 따른 서비스 물가의 상승 위험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의 시각

 

작년 11월 이후 CPI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는 점이 이미 확인되었으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은 맞지만 신규고용, 평균임금, 평균 근로시간 등의 추이를 볼 때 모멘텀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CPI가 전월비 0.1 상승률을 지속할 경우 3월에 전년동기비 4.1%, 5월에는 3% 이하로 둔화될 것이며, 전월비 0.2%를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5월에는 4% 이하로 낮아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70년대 인플레이션 경험에 기초하여 물가안정을 위해 장기간 고금리를 지속해야 함을 강조하지만, 고도 성장기였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경제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과거 상황을 가정한 대응은 과잉 긴축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시각차이 2 : 금융 상황

연준의 시각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기대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과 주가 반등이 소비 지출을 자극하여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12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금리인상 폭을 낮추는(75->50bp) 결정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 약화 또는 물가 상승세 둔화에 대한 확신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금융상황 완화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분명히 표시하였다. 다만 이는 11월 고용보고서에서 오측정되었던 임금상승률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며 동시에 11월 CPI 하락에 대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바, 현재 연준의 스탠스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렵다는 측면은 존재한다.

 

시장의 시각

 

최근 장기금리 하락과 수익률곡선 역전은 연준의 과잉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을 나타내며, 동시에 경기와 물가 둔화로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심각한 경기침체도 피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장단기금리차와 이코노미스트 서베이에 기반한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은 60%를 상회하며, 연준위원들이 선호하는 단기 선물 스프레드도 최근 90bp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되면서 경기 침체 확률이 증가하였다.

 

최근 국채 금리 하락과 함께 주식, 크레딧 등 위험자산 가격의 반등은 인플레 둔화 전망과 함께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연준의 인식이 전환되면서 심각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시각차이 3 : 통화 정책

연준의 시각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과잉긴축보다 과소긴축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노동시장과 비주거부문 서비스 물가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연준위원들은 완만한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쌍하고 있으며, 이것은 정책금리를 상당기간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향후 정책금리 결정에 있어 유연성과 임의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의 낙관적 기대를 차단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시각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의 매파적인 시각이 과도하거나 금융시장 완화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수사로 이해하며, 경기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올 하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전례 없는 속도와 파급 시차를 감안할 때 경기둔화가 비선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따라서 시장은 연준이 올해 결국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뿐만 아니라 인하 속도에 대한 전망도 상당히 공격적이다. 현재 OIS 시장은 정책금리 고점 도달 후 12개월 내에 2%p에 가까운 인하를 예상하며, 큰 폭으로 역전되어 있는 국채 수익률곡선도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요약 및 평가

 

연준의 통화긴축 사이클 종료와 경기둔화 전망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장기금리 하락 전망은 유효하지만 최근 금융지표는 시장의 과도한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연준과 시장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각차의 원인)

 

물가 안정 회복이 최우선 과제인 연준은 최근 CPI 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강세로 서비스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금융시장은 CPI가 고점을 통과하고 하락하는 현 추세를 주목하고 있다.

 

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준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거듭 실패하면서 통화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해진 점도 시각차가 커지게 된 원인이다. 시장은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데이터에 의존적이지만 지금과 같이 데이터의 변동성이 크고, 동일한 데이터에 대해 다른 판단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연준의 지침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인지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흐름에 대한 평가)

 

연준은 서비스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확인할 때까지는 매파적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최근 장기금리 하락과 주가 반등 등 시장 반응에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되었을 소지가 분명 존재한다. 

 

2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폭이 25bp로 낮아질 전망이나, 연준은 서비스 물가 상승과 금융시장 완화를 억제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2월 CPI 발표 후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불라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는 위험을 시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정책금리를 가급적 빠르게 5%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였다.

 

또한 여전히 견조한 미국의 노동시장뿐 아니라 예상보다 양호한 글로벌 경제여건 등을 감안하면 최근 장기금리 하락 속도는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된다.

 

(전망)

 

중기적으로는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고 경기둔화가 진행되면서 정책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장기금리는 하락 압력이 우세해질 전망이다. 1분기 중 정책금리가 5% 초반까지 인상되고 물가지표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상반기 중 통화정책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고, 금융상황이 긴축되면서 경기둔화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에상된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