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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중국(양안관계)갈등과 미중 패권 경쟁 이유와 전망

by 00년 새내기 2023. 12. 7.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兩岸關係)


중국과 대만 관계는 해협의 양쪽 편이라는 뜻을 지닌 양안관계로 지칭된다. 양안관계는 국공내전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고, 공산당에게 패배한 국민당이 대만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다. 대만의 공식 국호는 중화민국이지만, 국제기구나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차이니즈 타이베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하나의 중국'에 대한 다른 해석


중국은 유일한 합법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임을 청면하고, 대만에 대해 '하나의 중국(One-China Policy)'원칙과 ‘일국양제(一國兩制)’의 통일 방식을 견지하고 있다. 대만을 공식적인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과 수교하는 국가들에게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정치 및 외교 조치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대만은 중화민국 정부가 대만으로 이주에 중국의 정통성을 잇고 있으며, 대만과 중국은 엄연히 다른 국가임을 주장하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지속적인 갈등 고조와 완화 반복


양안의 정치적 관계는 대만의 민주화 이후 집권당 성향에 따라 안정과 냉각기를 반복해 왔으며,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 당선 이후 갈등이 심화되었다. 중국 국민당은 친대륙적인 성향으로 본토와의 안정적인 경제 교류 및 협력을 지향하는 반면 민진당은 대만의 정체성과 완전 독립을 주장한다.

최근에는 민진당이 중국과의 대립 관계 속에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탈중국화 정책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대만에 대한 중국의 태도도 강경하게 변화했다.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은 반중 정서 등을 기반으로 2020년 재연임에 성공했다.

24년 대만 총통 선거 관심 집중


그렇기에 24년 대만 총통 선거는 양안뿐만 아니라 국제정세 변화에 핵심 변수로 부각된다. 시진핑 3기 집권 이후 대만과의 통일 의지가 재차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의 재집권 성공 시 양안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총통 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집권당인 민진당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과 함께 미중 패권 갈등으로 고조되며 양안관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전할 우려까지 내포하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의 입장


① 미국의 입장 : 전략적 모호성


그동안 미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표면적으로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대만의 전략적 가치 활용을 위해 관계를 확대하는 '전략적 모호성'입장을 유지했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반대하지만 동시에 대만의 급진적인 독립 선언도 억제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에 남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중요한 해상교통로로서의 전략적 가치뿐만 아니라 무기 판매 시장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대만을 동아시아 전략 추진을 위한 교두보로 확보하고, 안보 측면에서 중국의 부상과 강대국화로 미국 중심의 패권에 대한 도전을 저지할 수 있는 지렛대로도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대만에게 무기 수출('10년 이후 약 230억 달러 이상)을 지속하였으며, 대만의 군사력 증강 지원 및 양국 간의 군사 협력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② 중국의 입장 : 민족통합의 대상


중국에게 대만은 대륙의 불가분의 영토이기 때문에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은 주권 및 영토보전과 관련된 핵심적 국가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는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신성한 영토 일부이며, 조국통일의 대업을 완성하는 것은 대만 동포를 비롯해 모든 중국인민들의 신성한 책무’라고 적시되어 있다.

동시에 대만과 대만 해협은 중국에게도 해상교통과 해상안보에 있어서 전략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남연해 해상에서의 울타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군사 전략적 활용성과 함께 대미 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대만의 통합이 필요한 입장이다. 더욱이 양안은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는 상호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있다.

양안의 교역은 90년대 이후 세계화 추세와 함께 크게 확대되었는데 현재 중국은 대만의 최대 교역국으로 대만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은 25% 수준이다. 대만도 중국의 1위 수입국, 12번째 수출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대중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중국의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도 대만 기업에 대한 면세 혜택 및 대출 우대금리 적용, 투자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만의 또 다른 가치 : 반도체


① 대만 반도체의 중요성


대만에서 반도체는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산업으로 발전하였으며, 팹리스(설계)부터 후공정에 이르는 광활하고 완성도 높은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은 모든 공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파운드리 모델 선두 업체인 TSMC는 10 나노미터(nm) 이하 첨단 공정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이 최근 양국 갈등의 뇌관으로 부각된 것이다.

 

② 대만과 관계 강화하는 미국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커지면서 미국은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18년 ‘대만여행법’ 발효 이후 미국의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의원들이 수시로 대만을 방문한데 이어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지원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그동안의 대만 정책 기조인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대만 문제에 개입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는 입장 적극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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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만은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해 필요한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다. 반도체 공정 부문에서 절대적 역량을 보유한 대만은 미국 칩 4(Chip4) 동맹 체제의 핵심이다. 군사적으로도 대만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제1도련선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의 최근 공을 기울이고 있는 인도 태평양 전략 추진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

③ 민족통합 이상이 필요한 중국


중국에게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산업 제재 속 기술 자립을 위해 민족통합이라는 큰 가치 외에도 대만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 및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이 민군겸용이 가능한 첨단기술 산업 발전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미국은 이에 대한 견제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해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IPEF(인도, 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 및 반도체법 등을 통해 동맹국 간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데 이어 지난 8월에는 대중 첨단기술 분야 금융투자 제한을 추진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낮은 편이며, 대만을 포함해 대외 의존도도 8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실제로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시장('21년 기준 시장 규모 1,600억 달러)이나,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규모는 270억 달러로 17%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TSMC와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최첨단 반도체 칩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대만의 지원이 절실하다.

양안관계 갈등과 미중 패권경쟁의 시사점


① 결국 중요한 건 24년 총통 선거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 정당의 대중 정책에 따라 양안관계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만 총통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현재까지 민진당(라이칭더)과 국민당 후보(허우 유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며, 선거 직전까지 접전이 예상된다.

대만 경제가 중국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만큼 중국과의 협력과 교류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기반으로 ‘친중 정권’ 수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총통 선거에서 통일과 독립의 이념 대결이 주요 쟁점으로 작용해 왔으나, 집권당에 대한 민심 악화 및 친미반중 구도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민진당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당 승리로 친중 정권이 수립될 경우 양안관계 회복 및 경제협력 확대가 예상되는 반면 친미 성향의 민진당 재집권 성공 시에는 대만의 자주독립 강조로 양안관계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시진핑 집권 이후 경제 성장보다 국가 안보 및 사회 안정 등이 우선시 됨에 따라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대만 통일을 추진할 경우 대만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② 고강도 분쟁 시, 파급 효과 유의


미국과 중국 모두 패권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를 위해 대만을 전략적 자원으로 인식하는 만큼 양안관계 악화는 양국의 고강도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대만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 총선에서 민진당이 승리할 경우 양안관계뿐만 아니라 미중 간의 갈등도 증폭될 우려가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여전히 낮고 대만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로 미국의 개입 지속은 중국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불편한 상황일 것이다.

24년 미국의 대선도 있지만, 미국 대선('24.11월) 결과(바이든 재선 vs. 트럼프 당선)에 상관없이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제재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관계 악화로 대만 해협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만의 반도체 생산 차질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파급 효과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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