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150엔 재진입
11월 FOMC 회의 및 10월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여파로 인해 일시적으로 149엔 대로 하락했던 달러-엔 환율이 하루 만에 150엔 대로 재상승한 이후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150엔 환율은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유로-엔 환율 역시 160엔 수준으로 2008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엔-원 환율도 급락
미국 국채 금리 급락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 현상은 지속되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은 급락 이후 숨 고르기를 보이고 있다. 엔화의 약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적은 것이다. 이에 따라 100엔-원 환율이 860원대 수준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00엔-원 환율이 860원 대를 기록한 것은 중국 붐이 한창이었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엔화 원화 가치 차별화 원인
10월 말 이후 미국 국채 금리 급락이 달러-원 환율 급락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급락은 9월 FOMC 회의 이후 전개된 국내 금융시장의 긴축 발작 현상을 완화시켜 주면서 달러-원 환율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달러-엔 환율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 흐름보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더욱 민감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원인은 통화정책 차이
10 월말 일본은행이 예상과 달리 YCC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했다는 점과 기시다 내각이 경기부양조치를 내놓은 것이 여전히 엔화 약세를 지지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조치 실시 등을 고려할 때 150 엔 진입 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당장 실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달러-엔 환율의 반등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문제는 원화 약세 우려가 진정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860원대로 하락한 100 엔-원 환율 수준임. 100 엔-원 환율 수준을 고려할 때 현재의 원화 가치 수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엔화 가치가 저평가 영역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최근 한-일간 경제 상황을 보면 860~70원대 100엔-원 환율은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나친 엔화약세 국내 경기에 악영향
과거와 달리 환율이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악화되었지만 일부 한-일간 수출 경합품목에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06~08 년 당시에는 중국 붐으로 국내 수출이 상당한 수혜를 받으면서 800 원대는 물론 700 원대 100 엔-원 환율 수준을 감내할 수 있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엔화 대비 원화 가치의 상대적 고평가 현상이 일부 한-일간 수출 경합 품목에 있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식시장차원에서도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부양조치에 기댄 엔화 약세가 일본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관련하여 일본 증시와 한국 증시의 상대강도가 100 엔-원 환율 추이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한-일간 수출 경합품목과 관련해서도 최근 현대차 주가에 비해 도요타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은 100 엔-원 환율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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