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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국제유가 전망 OPEC+ 의 선제적 감산이 미칠 영향

by 00년 새내기 2023. 4. 4.

 

국제유가 흔들린다. OPEC+ 자발적 감산

한동안 안정 추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사우디 주도의 자발적 감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OPEC+ 회원국들은 5월부터 116만 배럴/일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미비, 미국과 유럽의 신용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예상 등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과 사우디간 갈등 혹은 원유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감산 결정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예상치 못한 사우디의 반격과 러시아 추가 감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OPEC+는 미국 지역은행 발 불확실성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대로 떨어지자 원유 생산량을 줄이며 선제적으로 유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회복, 중국의 중동 내 영향력 확대 등으로 중동 국가들 간 연대가 강화되면서 감산 움직임도 다소 수월하게 전개되었을 공산이 크다. 한편 자발적 감산량 166만 배럴에는 러시아의 감산도 포함되어 있다.

러시아는 OPEC+ 회원국들의 감산 발표보다 한참 앞선 2월 중순부터 서방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일일 50만 배럴의 감산 결정을 발표했다. 당시 러시아의 감산 계획은 3월부터 6월까지였는데, 해당 기한을 연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유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바이든 정부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며 미국과 비(非) 미국 산유국들의 관계가 악화될 소지가 있다.

 

OPEC+ 국가별 감산 규모, 사우디와 러시아가 가장 크다

 

 

1. OPEC+의 감산은 그대로 진행될 수 있나

2022년 10월 OPEC+의 생산 조정을 돌아보면, 당시 OPEC+는 일평균 200만 배럴의 감산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당시 생산 여력 부족 등으로 OPEC+의 실제 산유량이 생산 쿼터를 하회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11월 OPEC+의 산유량은 10월 대비 일평균 48만 배럴 감소에 그쳤다. 다만 이번 자발적 감산의 경우 생산 쿼터에 부합하는 산유량을 기록하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제 감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 저유가 흐름으로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재정 적자에 직면했던 만큼, 주요 산유국은 재정 균형 유가 수준을 상회하는 유가 흐름을 최대한 장기간 유지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의 전략 비축유가 다소 낮다는 점과 미국의 산유량이 높지 않은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일정 기간,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감산 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 생산 쿼터량을 생산량이 상회하고 있어 이번 감산은 작년 10월과는 달리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국제유가의 움직임, 급등은 어렵다.

이번 OPEC+ 자발적 추가 감산이 현실화된다면 유가 상승 압력 내지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발적 추가 감산 규모가 적지 않은 수준이고 러시아내 원유 생산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감산을 유지 중이어서 원유공급 감소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겨울 성수기를 통과한 것은 그나마 수요측면에서 우호적 요인이나 다가오고 있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과 함께 중국 리오프닝 효과 본격화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시에는 원유시장 내 수급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이미 상당량 방출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추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통한 유가 안정에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EIA에서 전망한 미국의 산유량 전망치로, 단기간에 산유량이 늘어나기는 어렵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OPEC+의 감산 결정이 있었던 지난 10~12월 초와 유사하다. 상당히 수급이 타이트했고 겨울을 앞두고 있었던 지난 10~12월 초와 현재의 상황은 수요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다만 12월 중순부터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증가하고 있었고, 미국 전략비축유가 계획대로 2분기에 추가 방출될 것이며, 글로벌 경기는 위축되는 국면에 있기 때문에 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2분기 수준인 95~125달러 수준으로 가파르게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대부분 투자은행의 경우 80~95달러 밴드를 예상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미국의 전략 비축유 확보가 상당히 떨어져 있기에 금번 유가 상승에 맞춰 추가 방출하기는 어렵다.

3. 국제 유가 상승이 미칠 영향

1. 인플레이션 기대감 자극 및 소비에 악영향

OPEC+의 추가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 수준이 80 달러대 수준에서 등락한다면 추가 감산이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급 불안으로 유가가 재차 90달러/배럴 수준을 상회한다면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의 안정으로 그나마 둔화되던 물가압력이 유가 급등 시 재차 확대될 여지가 있다. 이는 의도치 않게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을 연장시키는 변수가 될 수 있다.

 

2. 국제 원유시장의 주도권 경쟁 격해질 전망

 

미국 에너지청은 23 년 미국내미국 내 원유 생산을 22 년보다 4.7% 증가한 1,244 만 배럴/일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의 22 년 원유생산 규모인 1,054 만 배럴/일 보다 약 16% 많은 생산 규모이다. 이 밖에도 22 년 미국 원유 수출규모도 360 만 배럴/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혁명을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미국 내 원유생산과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음은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미국의 지위가 상승하고 있음의 의미한다. 따라서 사우디 입장에서 미국 주도의 에너지 시장 재편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이를 적극 견제하기 위해 감산을 주도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3. 국내 무역수지 적자 개선의 최대 악재

유가 등 에너지 가격에 가장 취약한 국내 경제입장에서 유가 추가 상승 리스크는 당연히 악재이다. 특히, 1~3 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약 225 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불안 재연시 무역수지 적자 우려가 증폭될 것이다. 수출 경기 개선 지연은 물론 에너지 수입 확대로 인해 무역수지 적자 개선 폭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는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OPEC+ 추가 감산 결정은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예상치 못한 악재이다. 당분간 주시해야 할 리스크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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