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제유가
2025년 국제유가 전망
주요 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2025년 국제유가는 공급측 요인에 의한 하방 압력 강화가 예상되며, 고유가 시나리오보다 저유가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초에는 국제유가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각종 정책 로드맵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1. 2024년 국제유가 동향
국제유가는 2분기 초까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양호한 수급여건이 중동 불안 등 상승압력을 상쇄함에 따라 변동성 장세 속 연말까지 약세를 시현했다.
① 상반기
WTI는 연초 $70 초반에서 4월초 $87(연중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6월초 $73으로 후퇴했으나 상반기말 $82로 재반등 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시현했다. OPEC+ 감산 연장,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러-우 전쟁 격화 등 상승요인과 미국의 생산 증가, 중국 수요부진 등 하락요인이 팽팽히 맞서면서 뚜렷한 방향성 부재한 시기였다.
② 하반기
중동 지정학적 불안이 심화되고, OPEC+가 감산완화(→증산) 시기를 연기한 상황에서도 양호한 원유수급 여건이 이어짐에 따라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란-이스라엘의 상호 보복공격, 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 격화 등에도 불구 중동 원유 공급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미국 등 비OPEC+ 생산 호조도 지속되었다. 연준 통화정책 전환(9월 50bp 인하, 11월 25bp 인하), 중국 정부의 일련의 경기부양책 발표 (9~11월)에도 불구하고 수요둔화 우려가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24년 세계 원유수급은 일일 44만 배럴 공급부족으로 추정된다(EIA). OPEC+가 대규모 자발적 감산(일일 220만 배럴)을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③ 특이사항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란의 개입과 헤즈볼라와의 충돌 등으로 확대되고, 러-우 전쟁도 양측의 교전 강도가 강화되었으나 국제유가에 대한 영향력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지정학적 이벤트 발생을 전후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였으나, 원유 공급에 별다른 차질이 발생하지 않음에 따라 동 프리미엄은 빠르게 소멸했다.
중국의 '24년(1~11월) 원유수입은 5.02억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 팬데믹이 발생한 '20년 같은 기간보다도 0.4% 낮은 수준이다. '23년 원유수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대규모 유지 보수, 신에너지차량(NEV) 증가에 따른 운송연료 수요둔화 등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원유수요가 구조적으로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가이아나 등 비OPEC+의 원유생산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OPEC+ 감산의 영향력이 축소된 점도 주목할만 하다. 미국 생산은 '23년 일일 1,294만 배럴에서 '24년(1~12월초) 1,324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 기록했다.
캐나다 생산도 Trans Mountain Pipeline 가동으로 공급 병목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23년 일일 576만 배럴 → '24년(1~3Q) 592만 배럴로 증가한 바 있다.
뉴욕상업거래소 WTI 선물옵션의 비상업 순매수포지션은 하반기 들어 축소 전환했다. 상반기 중에는 2.5억 배럴 내외에서 증감을 반복했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2억 배럴 내외로 축소되었다.
2. 2025년 국제유가 전망
① 기본 전망
기본 전망은 EIA(美 에너지정보청), IEA(국제에너지기구), OPEC 등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24년 12월 수급 전망을 기반으로 상하방 불확실성 요인을 배제한 국제유가 전망이다.
생산 측면에서 2025년 세계 원유생산은 미국ㆍ캐나다ㆍ브라질ㆍ가이아나 등 비OPEC+의 생산 호조 및 OPEC+의 완만한 감산 완화에 힘입어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 2025년 세계 수요는 인도와 중국 등 신흥국 중심의 견조한 증가세를 예상한다. 신흥국 수요가 전년보다 +120~130만 배럴 늘어나며 전체 증분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신흥국에서는 인도와 중국의 증분이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급 측면에서 25년 세계 수급은 전년도보다 개선을 예상한다. 다만 예측기관별로 편차가 상당한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EIA는 OPEC+ 감산 지속으로 상반기 공급 부족, 하반기 공급 과잉을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균형에 근접(일일 8만 배럴 부족)하며 전년도(44만 배럴 부족)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비OPEC+ 증산분만으로도 세계 수요 증분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며 연간으로 일일 95만 배럴 공급과잉을 예상했다. OPEC는 OPEC+의 증산이 없으면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종합적으로 세계 수급 여건 개선으로 2025년 연평균 WTI 가격은 전년 대비 상당 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기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낙폭 확대를 예상했다.
주요 기관들은 비OPEC+ 생산, 中 수요의 구조적 둔화를 2025년 키워드로 꼽고 있으며, OPEC+ 여유생산능력까지 감안하여 실질적으로 공급우위 상황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② 저유가 전망
저유가 전망의 경우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방요인(downside risks)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 하에서의 약세 전망으로 '24년 연간 국제유가 레인지의 하단을 의미한다. 국제유가 약세 리스크로 크게 3가지를 뽑았다.
첫째로, OPEC+ 국가들이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생산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다. OPEC+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10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감산과 미국·캐나다 등 비OPEC+의 증산 등으로 '24년 중 48.1%로 전년보다 1.1%p하락했다. 비OPEC+의 증산은 202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양측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확대될 소지가 있다.
OPEC+는 감산기조를 2026년말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하락, 감산 피로도 누적, 재정적자 누증, 유휴설비 과다 등으로 회원국 별로 증산으로 전격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EA는 OPEC+가 증산을 시작하면 공급과잉 폭이 일일 140만 배럴로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둘째로, 미국發 무역전쟁 격화 시 세계 원유수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20% 보편적 관세와 중국산에 대한 50~60% 고율관세 부과 등을 예고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최혜국대우 철폐, 첨단산업에 대한 비관세장벽 강화 등도 예상된다.
IMF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분쟁이 확산되면 세계 GDP는 '25년 0.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중국 성장률이 최대 2.5%p 하락할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경우 세계 원유 수요는 기본전망(일일 +100만~150만 배럴)을 크게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달러화는 미국 경제의 우위, 미국 보호무역 강화, 통화정책 divergence,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여전히 강세 여건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달러화는 연준의 통화정책 피봇의 영향으로 당초 하반기 이후 완만한 약세가 예상되었으나 '24년 10월을 기점으로 강세로 다시 전환했으며 12월 FOMC 이후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경제지표 호조, 인플레이션 압력 잔존 등으로 여타 선진국 대비 금리인하 필요성이 낮아졌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각종 정책도 달러 강세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하방경직성을 유지하며 '25년에도 높은 수준에서 등락이 예상된다.
달러화와 국제유가의 마이너스 상관성을 감안하면, 글로벌 원유 공급과잉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가 가세할 경우 국제유가 하방압력 강화는 불가피할 수 있다.
③ 고유가 전망
고유가 전망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상방요인(upside risks)이 우세한 상황 하에서의 강세 전망으로 '24년 연간 국제유가 레인지의 상단을 의미한다. 국제유가 강세요인으로 크게 3가지를 뽑았다.
첫째로, 이스라엘-이란의 대결 구도 강화 등 중동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 시리아 정세도 변수. 러-우 전쟁은 종전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이란의 대결 구도 강화 등 중동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 시리아 정세도 변수. 러-우 전쟁은 종전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미국의 러-우 전쟁 종식 노력은 단기적으로 긴장을 완화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갈등 재발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 해제에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둘째로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경기회복과 더불어 원유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중국은 2024년 중 세 차례에 걸쳐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으나 구체성이 결여 되었다는 평가가 우세했으며, 시장은 오히려 실망감을 표출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늦어도 2025년 3월 전인대에서 내수 진작과 부동산시장 회복 등을 위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2025년 중 SPR 재비축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원유수요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비상 시 공급 완충 역할을 담당하는 SPR은 2024년초 3.55억 배럴에서 11월말 3.92억 배럴로 10.4% 증가했으나 여전히 40년래 최저 수준에 불과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신규 매입 및 민간 대여분 환수 등을 통해 SPR을 늘려 왔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빠르게 SPR을 재비축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조만간 매입 규모와 기간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④ 종합 평가
주요 기관들의 전망과 여러 변수들을 종합하면, 2025년 국제유가는 공급측 요인에 의한 하방압력 강화가 예상되며, 고유가 시나리오보다는 저유가 시나리오에 보다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급 우위의 세계 원유수급 여건이 지속되는 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전통적인 국제 유가 상방 리스크의 영향력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제한적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연초에는 전반적인 국제유가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화석연료·관세·경제·대외 등 각종 정책 로드맵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중동 및 러-우 전쟁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양치기 소년’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곤란하다. 극단적 상황 하에서는 원유의 안정적 확보 자체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비상 수급 계획을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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