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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CPI(소비자물가)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

by 00년 새내기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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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월 CPI 발표, 미적지근한 시장 반응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었다. CPI 상승률은 전월대비(계절조정) 0.5%로 '22.12월(0.1%)에 비해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전년 동월대비로는 전월(6.5%)에 비해 소폭 둔화된 6.4%를 기록하였으나 시장 예상(6.2%)을 상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대비(계절조정) 0.4%로 '22.12월과 동일한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전년동월대비로는 전월(5.7%)에 비해 소폭 하락한 5.6%를 나타내었으나 시장 예상(5.5%)를 상회하였다.

 

 

< 1월 CPI 구성별 오름세 >

전월비 기준으로 구성항목별로 살펴보면 서비스 가격('22.12월 0.6% > '23.1월 0.5%)이 오름세를 주도한 가운데 에너지(-3.1% > 2.0%) 및 식품(0.4% > 0.5%)의 가격 상승도 오름세 확대에 기여하였다. 에너지 가격은 휘발유, 전기 및 가스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으로 전환하였다.

 

상품가격은 중고차 가격 하락이 이어졌으나 의류, 신차 등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3개월만에 상승 전환하였다. 서비스가격은 의료서비스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수 내 가중치가 가장 큰 주거비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 금융시장의 반응 >

시장참가자들은 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주거비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짐에 따라 대체로 디스인플레이션이 기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상품 가격 하락세에 힘입어 둔화되었으나 금번 지표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반전 또는 약화된 데다, 특히 임대료는 주택가격과 달리 아직 하향 추세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음이 주목할만하다.

 

이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은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이 기존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보다는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월 고용지표 충격에 이어 금번 CPI 발표로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한 후 당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최근 연준 인사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보습이다.

 

 

CPI 발표 직후 시장은 고용지표 충격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으며, 연준 금리인상 기대가 커지며 금리는 상승하고, 주가는 약보합으로 마감하였으며 미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 증시는 왜 견고했나 >

작년 하반기와 올해 CPI 발표에 대한 증시의 태도는 상당히 변했다.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떨어지던 상품 물가가 상승기조로 전환되었으며 전월대비로는 무려 0.4% p가 상승한 지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견고했다. S&P5와 다우는 약보합으로 마무리되었으며 나스닥은 소폭 상승하였다. 금리에 민감한 빅테크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나스닥이 상승 마감했다는 것에 상당히 의아해하는 시장참가자들이 많다. 왜 시장은 CPI에 더 이상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을까.

 

1.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에는 이상이 없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 지표 구성의 변화 및 고용보고서의 쇼크 속에서도 전년 대비 CPI의 하락은 유지됐다. 둔화의 속도는 느려졌지만 작년 9%대를 넘는 정점과 비교해 보면 크게 낮은 수준이며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이다.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느려지고 있더라도 광범위한 추세에서는 여전히 둔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일직선으로 떨어지기보다는 어느 정도 급락 후 완만한 하락을 보일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 시장은 험난할 것을 알고 있었으며, 1월 CPI 가 나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2. 주거비가 곧 내려간다

 

시장은 주거비가 1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약 절반(0.5% 중 0.23%p)을 차지한 것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주거비가 1월 인플레이션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은 그만큼 향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임대료는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률이 꺾였으며 CPI에 반영되는 시차가 있기에 계속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1월 주거비 중 임대료는 0.74%,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는 0.67% 상승해 지난 12월에 비해 상승 폭이 감소했다. CPI 상승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임대료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으므로 시간이 흐르면 CPI 역시 낮아질 것이기에 시장이 이 수치를 받아들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3. 근원 서비스 물가의 지속적인 둔화

 

파월 의장은 그동안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상품 물가는 공급망 정상화로 내려가고 있고, 주거비 하락은 시차의 문제이기에 하락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1월 0.36%를 기록해 12월 0.39%보다 낮아진 것으로 집계되었다. 증시가 CPI 수치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것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전달보다 둔화했기 때문이다.

 

4. 계절 조정 비중 조정을 감안해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 따르면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최근 계절 조정 비중을 수정한 탓에 1월 CPI는 과거 비중을 적용한 때보다 헤드라인 수치가 4bp(0.04%p), 근원수치가 9bp(0.09%p) 더 높게 나타났다. 1월 수치는 원래 계절 조정 때문에 풀이하기가 어렵고 이번에는 계산 방법까지 바뀌는 바람에 더욱 상승 압력이 예상되었다고 볼 수 있다.

 

5. 더 이상의 강한 긴축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

 

3월 FOMC와 점도표의 발표까지는 한 번의 CPI 발표가 더 남아있다. 이번에 CPI 수치가 다소 예상보다는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이 예상과는 다르게 3월에 50bp를 인상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 정도의 수치로 현재의 높은 수준의 금리에서 추가로 50bp를 인상할 가능성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다소 높긴 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흐름을 전환할 만큼의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 그래서 Keep Going? >

그렇다면 여전히 증시에 올라타서 상승장을 보기 위해 기다려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월가의 생각이 다소 다르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계속 긴축을 할 것이고, 긴축 효과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 랠리는 베어마켓 랠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게다가 금리가 올라가고 주가는 오르면서 주식 가격은 채권에 비해 너무나도 비싸졌다. 주가가 역사적 밸류에이션 범위 상단에 있지만 기업의 EPS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밸류에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 추정치의 감소가 지속될 경우 이러한 하락 심리는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이는 연준이 고금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고 주장하는 배경을 고려해 보면 특히 중요하다.

 

강력한 고용시장과 떨어지지 않는 소비지표들은 경기침체를 연착륙 혹은 노랜딩 전망으로 바꿔놓았고, 가벼운 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시점을 하반기 말, 혹은 내년 상반기로 늦춰 전망하고 있다. 증시 역시 지지선을 뚫었기에 하방 압력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너무나도 어려운 시장이기에 예측이 무의미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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