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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펜타닐 중국 책임 주장, 미중갈등 전망

by 00년 새내기 202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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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펜타닐

미국이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요 근거 중 하나로 펜타닐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이 펜타닐 문제에 대해 중국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향후 미중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펜타닐 중국 책임 주장

 

트럼프 행정부가 2.1일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추가관세 계획을 발표하면서 무역수지 적자와 함께 마약 위기, 불법 이민자 증가 등을 언급했다. 미국은 중국에서 생산된 펜타닐 원료들이 주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거쳐 자국으로 유입된다면서 금번 관세 조치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 원료 수출을 중단하지 않으면 관세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다만, 중국에는 2.4일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1개월간 유예기간을 적용하고 협상을 진행했다. 중국의 책임을 더 크게 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캐나다는 마약을 담당하는 ‘펜타닐 차르’를 임명하고 마약 조직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했으며 멕시코 역시 불법 이민과 마약 단속을 위해 국경에 1만명을 추가 배치했다.

 

이에 중국도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펜타닐 중독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자국이 마약 금지 정책을 가장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국의 마약 관련 협조 요청에 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마약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가장 강력한 국가로 소량의 마약 소지 만으로도 최대 7년을 구형하고 대량의 마약 유통사범에는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미국 펜타닐 피해 규모

 

① 미국 펜타닐 유입

 

미국은 중국 화학기업이 생산한 펜타닐 전구체를 멕시코 카르텔이 수입한 뒤 합성하여 미국으로 밀수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구체(precursor)는 펜타닐을 합성하는데 사용되는 여러가지 화학물질들로, 자체적으로는 마약 성분이 없으나 합성 반응을 통해 진통제 계열 마약으로 변환된다.

 

미국이 `24년 압수한 펜타닐 중 97.7%가 멕시코 국경에서 적발되었으며 이를 제조하기 위한 전구체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유입되었다고 미국 관세국은 주장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중국 범죄조직, 멕시코 카르텔, 미국 마약상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펜타닐 전구체를 밀수하면서 자금세탁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Reuters의 기자가 `24.7월 중국에서 멕시코로 핵심 전구체 성분들을 직접 밀수하고 르포기사를 작성하면서 중국發 마약 위기가 더욱 주목받았다.

 

해당 기사는 $300만 규모의 펜타닐 원료 구매에 고작 $3,600이 들었다면서 가상 화폐를 통해 거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업체가 펜타닐 제조 설명서까지 보내 주었다면서, 기본적인 과학 실험 장비만으로도 합성이 가능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② 미국 펜타닐 피해

 

미국이 펜타닐 밀수입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연간 관련 사망자가 7.3만명에 달하는 데다 경제적 손실도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국경의 펜타닐 압수 물량은 `22년 1.5만파운드에서 `23년 2.7만파운드로 크게 증가하였으나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24년에는 2.2만파운드로 감소했다.

 

미국 국경의 마약 압수 규모

 

 

한편 대마초 압수 물량은 `23년 15만파운드에서 `24년 17.5만파운드로, 필로폰은 14만파운드에서 17.4만 파운드로 증가했다. 반면, 미국의 펜타닐 사망자는 `23년 7.3만명으로 지난 10년간 13배 이상 급증 하면서 18~49세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강력한 데다 가격도 저렴해 전체 마약중독 사망자의 약 70%가 펜타닐을 남용해서 발생했다. 미국 의회 합동 경제위원회(Joint Economic Committee)는 `20년 기준 펜타닐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1.5조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펜타닐 및 전체 마약 중독 사망자

 

 

펜타닐 미중갈등 전망

펜타닐의 산업적 활용도가 다양하여 중국 입장에서도 완벽한 관리가 어려운 가운데, 마약 이슈가 우회수출 견제를 비롯한 미중 갈등의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① 중국의 감독 한계

 

중국이 추가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단속을 강화하겠으나, 전구체가 의약품 등의 원재료여서 밀수출이 용이해 통제가 어려울 소지가 크다.

 

펜타닐 전구체는 제약·의료뿐 아니라 향수, 고무, 염색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며, 이를 라디오, 화장품 등에 첨부하여 밀수할 경우 단속이 어렵다.

 

또한 멕시코로 수출되는 펜타닐 전구체는 주로 중국 농촌의 소규모 화학업체에서 생산하고 제약 허가도 필요하지 않아 관리의 한계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 당국이 대규모의 CCTV와 빅데이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엄격히 관리할 경우 전구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1기인 `19년에도 중국이 변종 펜타닐 생산을 금지하고 수출업체에도 외국의 약물법을 위반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으로의 유입이 감소한 바 있다.

 

한편,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멕시코 등의 공급보다도 자체적인 수요에 초점을 맞추어 마약 중독자를 관리하지 않는 한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중 양국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은 펜타닐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 미국이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관리 주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② 미중갈등 전망

 

미국 내에서 마약 관련 반중 감정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도 펜타닐 문제를 외교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어 관련 마찰이 지속될 소지가 있다.

 

최근 마약 중독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물가상승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미국 시민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금번 대중 추가관세 부과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찬성은 56%로 반대 44%보다 높았으며,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았던 것과 대비된다.

 

당분간 관세 협상에서 펜타닐 협력이 논의되겠으나, 미국의 마약 위기가 지속될 경우 중국이 이를 빌미로 기술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 미국은 `16.9월 오바마 대통령 시기부터 마약 공조를 시작해 왔으나, 양국의 관계에 따라 협력의 수준이 상이했다. 특히, `22.8월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마약 공조를 중단했다가 `23년 재개했던 만큼 앞으로도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펜타닐 중독 상황을 ‘신 아편전쟁’에 비유하고 있다. 과거 서구 열강이 아편을 매개체로 중국으로부터 정치경제적 이익을 취했던 것처럼, 중국도 미국의 위기를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할 소지가 있다.

 

 

③ 우회수출 견제 강해질 전망

 

펜타닐 전구체 밀수가 중국의 대표적인 우회수출 경로인 멕시코를 거쳐가는 가운데, 미국이 마약 규제를 근거로 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멕시코를 거쳐가는 대미 수출액은 `15년 34억달러에서 `22년 105억달러로 급증하였으며 이는 베트남을 통한 대미 우회수출의 3.5배 규모이다.

 

중국의 멕시코-미국 우회수출 규모와 비중

 

중국의 멕시코 수출 중 대미 우회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달하며, `20.7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우무역협정(USMCA)을 계기로 규모가 더욱 확대되었다.

 

미국 당국은 중국의 우회수출이 상호이익이 아니라 자국의 피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정상적인 무역을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24년 대미 수출액은 5,243억달러로, 중국 전체 수출의 14.7%를 차지하여 비중이 완만히 둔화하는 추세다. 또한 멕시코를 통한 우회수출액은 중국의 대미 수출의 1.8% 수준이어서 미국이 관련 무역적자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펜타닐이라는 불법 밀거래 상징물을 이용해 정상적인 우회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이를 대중 협상에도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규모와 비중

 

 

 

시사점

금번 펜타닐 관련 분쟁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건 이슈가 경제무역 이슈로 전이되는 주요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불법이민 단속, 해외 방위비 부담 등의 정치, 사회, 안보 이슈들이 미국의 경제정책과 맞물릴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기존에는 미중간 펜타닐 협력이 공중보건 및 외교 이슈로 다뤄졌으나, 금번 트럼프 2기에서는 경제무역 이슈로 확장되었다. 과거 오바마, 트럼프 1기, 바이든 당시에는 마약 협조를 외교 문제로 생각하여 경제제재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2기에서는 이를 노골화했다.

 

최근 인도 등이 추가적인 펜타닐 전구체 수출국으로 언급되면서, 향후 미국의 대응도 한층 다양화될 소지가 있다. 그 외에도 불법 체류자 단속, 해외 주둔군 방위비 분담 등의 이슈들이 미국의 무역 협상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정치 이슈는 정치적으로, 외교 이슈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 방식을 확장하면서 관련 테일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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