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로보택시 전략(소비자 측면)
① 소비자 시장 규모는 충분
양면시장 가운데 먼저 소비자 시장을 살펴보자. 우버는 이미 2023년 94.5억 회의 이동 서비스를 제공했으니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 시장은 이미 충분한 규모를 갖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언제쯤 운전자가 없는 로보택시를 받아들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2022년 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2023년 10월 사고가 나면서 운행을 중단한 상태이다.
한 보행자가 다른 차량에 치인 뒤 옆 차선의 크루즈 차량으로 튕겨 나갔는데, 크루즈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상황을 부정확하게 인식해서 정차하는 대신 이동하면서 보행자를 약 6미터 끌고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행히도 보행자가 사망하면서 사건의 여파는 커졌고 GM의 자율주행 테스트는 멈췄다.
② 자율주행 시스템 구독형 모델 도입
위와 같은 사고는 소비자들의 로보택시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고 GM의 경우처럼 사고의 주체가 꼭 테슬라가 아닐 수도 있기에 테슬라 자율주행의 문제가 아닌 자율주행 산업 전체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율주행을 경험해보고 향후 쉽게 자율주행 택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테슬라는 1만 2천 달러에 판매하던 자율주행 시스템 FSD를 2021년부터 월 199달러의 구독형 모델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4년 4월에는 판매 8천 달러, 구독 99달러로 인하했다.
또 테슬라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한달 간 FSD 무료 체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체험 이벤트 실시 후에 FSD 사용을 결정한 소비자의 숫자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경험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③ 로보택시, 비용의 저렴함이 강점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갖는 가장 큰 강점은 이동 비용이 저렴하다는데 있다. 기사의 노동비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우버의 CEO 다라 코스로우샤히는 현재 우버의 마일당 요금이 2.5달러라면 로보택시의 요금은 마일 당 1달러 남짓이 될 것이라 추정했다.
현실적으로 이동 비용이 60%나 하락한다면 소비자의 수용도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기사와의 접촉이 없고 거의 모든 차량 내 서비스가 개인화된 로보택시의 서비스는 현재 기사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일관되지 않은 서비스와 비교해 고품질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로보택시의 저가의 고품질 서비스는 분명 이동 시장의 대안이 될 것이다. 단지 소비자의 수용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가 문제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는 로보택시 발표의 마지막을 다음과 같이 맺는다: “제가 내일 외계인 에게 납치된다 하더라도 테슬라는 자율주행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적어도 차량 자율주행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전략(공급자 측면)
① 자동차 소유자들의 참여가 관건
공급자 시장은 어떨까? 테슬라는 로보택시 사업을 직접 소유하면서 운용 할 것이라고 했는데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에서 일정 수준의 공급을 직접 책임지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테슬라 소유주들이 자신의 테슬라를 로보택시 플랫폼에 제공하는 결정을 해야만 한다.
테슬라 소유의 로보택시만으로는 대형 법인택시 사업자에 불과하고 플랫폼이 갖는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급측면의 문제가 시작된다.
우리의 인식으로는 고가의 자가용을 택시로 보내는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에서 테슬라의 가격은 4만 달러 수준이고 자신의 차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게 한다는 것에 대해 한국보다는 너그러운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테슬라가 소유자들이 좀더 편한 마음으로 로보택시의 공급자로 나설 수 있도록, 내 차량을 내가 지정한 사람들에게만 공유하거나, 평가 등급이 높은 고객에게만 공유하도록 설정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은 이런 점을 고려한 서비스 설계다.
② 로보택시 확산 위해 저가 모델 양산
더불어 테슬라는 2025년 2분기까지 2만 5천 달러 수준의 저가형 모델, 모델 2를 출시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한계에 이르면서 더 낮은 가격의 제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2024년 4월 새로운 공장에서 저가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생산라인에서 수정된 저가형 모델을 생산하기로 결정한다.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생산방식을 로보택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지만 저가형 테슬라의 출시를 앞당기겠다는 의지이기도하다. 아직 새로운 저가 전기차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분명 경쟁력 있는 숫자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3와 Y를 향후 로보택시 플랫폼의 주요 공급원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차량 가격에 판매가 1만 달러인 FSD를 무료로 제공하고 한 달에 일정 시간 이상을 플랫폼에 편입시키는 데 동의한다는 계약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한달 사용료가 99달러인 FSD를 무료로 사용하는 대가로 일정 시간을 로보택시 플랫폼에 포함시킨다는 선택은 상대적으로 쉬운 의사결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추가적인 공급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유인을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③ 로보택시 기대수익 기반 프로그램 가능
테슬라의 계산으로는 로보택시가 회사와 테슬라 소유주에게 벌어줄 수 있는 연간 수익이 3만 달러라고 하니 이 수익 일부를 차량 구입가격에 반영한다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2023년 기준 1.5억 명이라는 월간 사용자와 미국에서만 150만 명, 전세계에서 650만 명을 넘어서는 운전자를 확보하고 있는 우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유인이 필요할 것이다.
테슬라 오너들이 자신의 차량을 플랫폼에 제공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테슬라는 명확한 소득 보장, 혹은 보조금 지급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로보택시로 1년간 벌어들일 수익 3만 달러 중 1만 달러 정도를 오너에게 배분하고, FSD를 포함하여 4만 달러에 테슬라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아주 매력적인 프로그램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의 변화는 성공할까
이처럼 테슬라가 로보택시 플랫폼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테슬라 소유주에게 충분한 소득 보장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우버라는 인간이 운전하는 품질 높은 대안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 소비자가 안전을 이유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과 같은 높은 허들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테슬라는 한동안 꽤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양면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 꽤 오랜 기간 적자를 감수하고 엄청난 투자를 해온 것을 고려해볼 때, 이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해온 테슬라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테슬라는 단순한 신차발표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변경이라는 큰 선택을 한 것이기에 당분간 플랫폼 성립을 위한 양면시장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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