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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 요약/국제 경제 관련 이야기

중동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by 00년 새내기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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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4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IEA는 OECD국가의 1분기 부진한 원유 수요를 반영해 2024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소폭 낮추었다. 주요 에너지기관이 계속해서 엇갈린 수급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유가의 상방 리스크를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제유가의 향방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가운데, 에너지효율 개선, 전기차 보급 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IA의 2024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는 일평균 140만 배럴에서 일평균 100만 배럴로 IEA대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그러나 이는 ‘22 년, ‘23년 글로벌 원유 수요량이 상향 조정된데서 기인한만큼, IEA처럼 수요 둔화를 반영한 전망은 아니었다

 

 

EIA의 2024년 WTI 전망치 변화

 

공급 또한 기관별로 차이를 보였다. IEA는 OPEC+의 감산 기조에도 비OPEC+ 산유국의 견조한 원유 생산이 이어지며 공급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있다. EIA는 미국의 산유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는 했으나, 유가 전망치도 함께 올렸다. 이를 고려하면 EIA의 타이트한 수급 여건 전망에 변화는 부재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생 이후 실질적인 원유 생산 차질 부재 속 관련 이슈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었으나,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을 시작으로 4월 초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시사로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란은 실제로 이스라엘 영토에 드론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재보복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양국의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이란은 이스라엘이 추가적인 공격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추가 공격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만큼, 지정학적 불안의 추가 확대 여부는 이스라엘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다면, 실제 공급 차질 우려도 완화되는 만큼 유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간 전면전의 가능성이 낮아지더라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번 이란의 공격을 이유로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대응할 경우 원유 시장 내 공급 불안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가는 추후 관련 이슈의 변화에 민감한 흐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동 지역의 뉴스 플로우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유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헤드라인 물가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비용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수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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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기기대인플레이션

단기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는 높아질 수 있겠으나 국제유가가 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등 급등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비용 인플레이션 우려가 노동 시장의 둔화를 가속화시킨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1970년과 현재의 인플레이션 환경은 많은 유사점이 있지만 다른 동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970년대는 국제유가 상승 등 비용 인플레이션이 단위노동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었다. 이번에도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기업 이윤이 보다 더 확대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미국의 상품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우려 등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최종재 가격을 높였으나 원가 부담 이상으로 이윤을 추구하였다. 이에 미국의 기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하 였고 이후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하에서 임금 상승률도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이런 과정이 뒤따를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 기업이익과 생산자물가

 

2. 비용인플레이션

비용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질 수 있으나 가계의 소비 여건이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최종재 가격 전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전에는 가계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초과 저축 상황이었고,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높아지는 구간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이 용이했다.

 

하지만 최근 에는 노동시장이 양호하지만 파트 타임 고용이 더 늘어나고 있으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의 둔화와 초과 저축은 상당부분 소진된 상황이다. 또한, 가계의 순자산 가치가 높아졌지만 그 만큼 주식 등 유가증권 비중도 커지면서 자산시장 가격의 변동에 보다 민감해졌다. 이는 자산가치의 상승이 소비 여력을 뒷받침해줄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은 소비를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인플레이션 관련 추가조치 여부

뉴욕 연은과 미시건대에서 발표하는 1년 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최종재 가격 전가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기업들의 마진 훼손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기업들의 이익 둔화는 고용 계획을 보수적으로 만들 수 있다. 구인건수가 줄어들면서 실업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할 때 연준은 오히려 노동시장이 가파르게 하락하며 실업률이 상승할 우려를 걱정할 수 있다. 

 

미국 구인건수, 실업건수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부의 가격 통제 및 공급 확대 정책 등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는 부분이다.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기업들의 이윤 추구에 대한 비판과 관련한 인플레이션 대응 조치를 내놓을 명분이 생길 수 있다.

 

4. 근원물가 둔화추세 여전할 것

중동발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우려보다 제한적이라면 미국의 근원물가 둔화 추세는 유효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7월에 미국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미 달러화는 일시적으로 상승 압력이 높아지겠지만 4월을 지나면서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또한, 달러/원 환율도 미 달러에 연동하는 흐름을 보이며 일시적으로 1,400원대까지 근접할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수출이 여전히 양호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유효하다면 추가 상승보다는 다시 하락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2분기 중반에서 3분기 중 1,300원 내외에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이란과 이스라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인 관점과 중기적인 관점으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란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우려까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의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최근 에너지와 주거 등으로 인해 물가 하락세가 둔화됨에 따라 약화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1. 최근 약화된 금리인하 기대

2024년 연초만 하더라도 미 연준이 연내 5~6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시장에서 기대하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미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4분기 들어서 시작될 수 있다는 분위기로까지 크게 전환되었다. 국제유가 등 공급 부문의 물가의 하락세가 약화되고 상승 반전할 경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축소되면서 미 국채 시장 내 투자심리가 크게 취약해질 수 있다.

 

이는 최근 미국채 금리의 상승세를 당분간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중기적으로 볼 때 국제유가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나타나면서 수요를 둔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 이는 금리 상승세를 지속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비용으로 인식되면서 수요 둔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이다.

 

즉, 이번 이란-이스라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단기적으로 헤드라인 물가 상승 압력이 부각될 수 있지만, 오히려 전반적인 수요 둔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근원 물가의 둔화 흐름은 지속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2.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

이와 같은 상황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현재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2023년 9월 말~10월 초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 수준까지 올랐던 배경에는 미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4.5%를 넘어선 수준에서 5%까지 가기 위해서는 현재 정책금리 수준에서 인하 시점 논의가 아닌 인상 여부로 시각이 변화되어야 가능하다.

 

즉,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경계감에 미국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겠으나, 국제유가 급등이 오히려 수요 둔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은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유지시키면서 미국채 금리의 상승 압력 또한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아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 또한 미국채 금리의 상단을 낮출 요인이다.

 

 

3. 채권 금리 상승 시 매수 유의미

이러한 환경을 고려하면, 미 연준 인하 횟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단기적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 상단은 4.7% 까지도 열어둬야겠으나, 추가 금리 인상으로 나아가는 수준이 아니라면 지난 고점 수준이 5%까지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수요 둔화를 이끌어내면서 근원물가 둔화 흐름은 유효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미 연준의 연내 인하 횟수는 여전히 3회 수준으로 전망을 유지하며, 미 연준의 인하 기대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장기채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다만 인플레 요인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4월 말 PCE 물가 등 추가 물가 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뚜렷한 모멘텀은 제한된다는 점에서 5월 초 FOMC까지 변동성 확대 구간은 불가피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채 금리에 연동되어 단기적으로 국고채 금리 또한 10년물의 경우 3.5%를 넘어서는 구간이 5월 초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국고 3년물 또한 3.5%를 상회하는 구간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채 금리 추이

 

다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또한 비용 부담에 따른 수요 둔화는 한국은행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차 부각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국고 3년 기준 3.4%를 넘어서는 구간에서의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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