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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동산 폭락에 따른 PF 리스크, 정말로 실존하는가

by 00년 새내기 2022. 12. 27.

우리나라 부동산 금융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부동산 관련 PF(Project Financing), 즉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커플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라 일부 부동산 PF의 신용 리스크를 시작으로 부동산 기업금융의 연쇄 부실 위험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해치고 시스템리스크를 촉발시킬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이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부동산 기업금융의 주요 특징과 리스크를 평가하고 부동산 경기 위축 및 계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금융시스템에 가해질 충격과 대응여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부동산 PF란 부동산개발사업의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PF방식으로 조달하는 기법을 말한다. PF(Project Financung)이란 투자대상이 되는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상환재원으로 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부동산PF는 투자대상이 부동산개발사업인 PF를 의미한다. 이론적으로는 PF는 대상사업 자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예상을 토대로 이뤄지는 투자금융의 일종으로, 차입 주체의 신용도나 제공 담보의 가치 등을 토대로 금융이 이뤄지는 '기업금융'과는 상이하다. 다만 부동산이라는 실물자산의 가치가 비유동적이며 투자가치 외에 기본적으로 거주목적의 사용가치가 타 자산 대비 크기에 기업금융과 유사하다고 판단을 하기도 한다. 
 
 
 
국내 부동산 PF는 크게 브릿지론-본PF-집단대출이라는 단계적 대출 및 상환구조와 시공사의 신용보강이 담보가 되는 담보대출적 성격이 주된 특증이다. 부동산PF사업의 추진절차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단계] : 토지매입과 인허가 완료까지의 '착공 전 단계'
 
[2단계] : 개발과 분양이 시작되는 '공사 단계'
 
[3단계] : 공사가 완료된 이후인 '준공 이후 단계'
 
사업마다 일부 금융조달 구조가 상이할 수는 있으나, 1단계에서 토지매입 잔금 및 초기사업비 조달을 위한 '브릿지론'이 실행되고, 2단계에서는 인허가와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뒤 건축비용 일부를 조달하기 위해 이뤄지는 '본 PF'가 실행 된다.
 
분양 목적의 개발사업에서는 착공 직후 ‘선분양’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2단계와 3단계에 걸쳐 실행되는 일명 ‘집단대출’(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이 실행 사업비 조달 목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집단대출 역시 일종의 PF로서의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즉 국내 부동산PF는 브릿지론, 본PF, 집단대출이라는 상이한 성격의 PF가 사업추진 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실행되면서, 앞서 실행된 대출이 이후에 실행된 대출을 통해 상환되는 연쇄적인 조달 및 상환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존재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부동산PF가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주된 이유는,
 
① 사업시행주 체들의 영세한 자본력
 
② 부동산PF사업자체가 가진 고수익·고위험성
 
③ 소요자금의 대규모성 때문이다. 
 
결국 시행주체들의 자본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사업 단계별로 서로 다른 성질의 PF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여러 금융 공급 주체들이 사업 단계별 위험성과 자산의 조달비용, 법상 허용되는 자신의 업무범위 등을 감안해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을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신용보강장치>
 

국내 부동산PF 공급 과정에서 제3자에 의한 여러 가지 신용보강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론적인 관점에서 PF는 투자금 원본 손실 가능성까지 고려한 상태에서 공급이 이뤄지는 ‘모험자본’ 이기 때문에, 국내 부동산PF가 가진 이러한 특징은 앞서 살펴본 PF의 기본적 특성과는 매우 상이하다. 참고로 이처럼 신용보강이 필요해지는 것 역시 앞서 언급한 부동산PF사업의 추진주체의 영세성, 개발사업 자체의 고위험성, 소요자금의 대규모성 등과 밀접히 관련이 높다. 현재 주로 증권사와 부동산신탁사, 시공사(건설사)들이 부동산PF에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국내 부동산PF는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상이한 성격의 금융이 여러 가지 신용보강장치들이 결합 된 상태에서 간접금융과 직접금융 두 가지 금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공급되는 다소 복잡한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부동산PF의 구조적 특징과 취약점을 알아보자.
 
1. 거시경제흐름에 따라 수익 측면에서 변동성이 매우 크다.
 
부동산 경기 호황시에는 적은 자본을 투입해 고수익을 누릴 수 있으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 시점의 차이로 발생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 리스크, 부동산 시장 경기둔화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 다양한 위험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다. 이 외에도 인허가 과정에서의 낮은 예측가능성과 상황 변화에 따른 참여자간 이해갈등 발생 등 경제 외적인 리스크 요인들도 있다. 이러한 고위험,고수익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자본력을 갖춘 사업참여 주체들 간 적절한 위험과 수익 배분이 필요하다.
 
2. 신용보강장치의 취약점
 
 
국내 부동산PF의 운영방식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시공사가 제공한 신용보강장치가 모든 금융거래의 기초적인 담보로서 활용되는 구조임이 확인된다. 통상 부동산PF를 공급하는 금융사들은 시공사로 참여하는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시공능력평가순위 등을 토대로 금융공급 여부를 결정하며, 금융공급 결정시 시공사의 책임준공이나 연대보증 등 여러 형태의 신용보강 제공을 거의 반드시 요구한다. 증권사들이 부동산PF나 PF유동화증권에 대해 제공하는 신용보강 역시 상당 부분이 건설사가 대주단이나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신용보강(주로 책임준공)을 기초로 공급되고,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시공사의 신용등급과 연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PF 유동화증권 발행시 관련해 증권사들이 공급해 온 채무보증(주로 최종적으로 채무상환책임을 지게 되는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나 증권매입약정 등 신용공여)의 경우, 기초자산에 대한 사업시행주체나 시공사(신용보강자)의 신용등급 하락시 증권사의 매입의무가 면책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들이 다수 존재 부동산신탁사들이 토지신탁을 통해 제공하는 ‘책임준공확약’ 역시 실질적으로는 (부동산신탁사가 시공사와 맺게 되는) 도급계약을 통해 시공사가 대주단에게 제공하는 시공사 보증의 또 다른 형태에 불과하다. 
 
 
결국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면 구조적으로 국내 부동산PF는 시공사 신용보강을 기초로 하여 실행된 일종의 '담보대출' 성격이 강한 상태이다. SPC를 통해 발행된 각종 유동화증권 역시 시공사의 신용도와 신용보강 제공을 기초로 발행되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공급되고 있는 부동산PF는 본질적으로 시공사의 신용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또 국내 부동산 PF가 가진 복잡한 단계적 상환구조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시장 경기 변화에 따라 부실가능성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이다. 매크로적인 상황 변화에 따라 여러 상환단계 중 특정 부분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부동산PF는 과거에 비해 금융공급주체들이 다양해진 상태에서 금융시장과도 연계성이 높아져 있기에, 부실화에 따른 파급효과도 이전에 비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기업금융 리스크 평가>
 
 
1. 유동성 리스크
 
 
2022년 하반기 이후 PF대출 및 PF유동화증권 시장에서 유동성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금융기관들의 리스크관리 강화 및 신용경계감 증대로 사업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브릿지론의 본 PF 전환이 제약되는 사례가 늘어났으며 관련 대출금리도 크게 상승하였다. 아울러,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대출 유동화증권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유동화증권의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단기 유동화증권의 신규 발행 및 차환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10월 이후에는 정부의 시장안정?어책과 금융권의 자구 노력으로 경색 현상은 점차 진정되고 있으나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이들 시장의 유동성 리스크는 다시 촉발될 수 있다. 특히 유동화채권의 만기가 내년 1분기에 대부분 도래할 예정인 바, 원활한 차환이 어려울 경우 증권사와 건설사의 유동성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2. 신용 리스크
 
부동산 기업금융의 건전성 지표들은 아직까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주택가격 하락 폭 확대, 미분양 증가 등으로 신용 리스크는 점차 커지고 있다. 건설업, 부동산업 기업의 수익성, 유동성, 상환능력 등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은 과거에 비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였다. 다만 금년에 들어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보상배율 악화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재무지표들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일종의 부실채권 비율)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나 금년 하반기에 진입해서는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중심으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주택의 숫자도 2022년 10월 말 4.7만호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건설중간재가격지수도 그림과 같이 크게 상승하였으며, 상가 수익률 및 임대가격은 하락하였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 건설 및 부동산업 한계기업 비중 및 부채비율은 금년들어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이로인한 기업대출의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파트 외 사업장에서 주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저축은행,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높다.
 
 
 
 
사업자보증의 신용 리스크는 신용보증주체인 HUG, 주택금융공사 등 공적보증기관이 부담하기에 차주 기업이나 금융기관을 통해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사업자 보증 사고가 증가하고 보증기관의 변제금액이 늘어날 경우 정부 재정의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 시사점 >
 
현재 부동산 기업금융은 과거 PF 부실사태 발생 시기와 비교볼 때 부실의 정도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의 복원력도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부동산 기업금융의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충격의 크기를 떠나 부동산 기업금융의 부실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매크로 요인으로 인해 과거 PF부실에 대한 학습효과로 시장의 위험회피 정도가 심해질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시장과의 연계성이 높아진 현 부동산 기업금융의 특성을 감안하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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