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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분석

반도체 산업 경쟁력,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리포트 소개)

by 00년 새내기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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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 반도체가 있다.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안보 자산(security assets)이자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었다.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기술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 반드시 경쟁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 전편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우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 우위 확보 방안을 제시한다. 

 

반도체는 미래산업의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한다. 탈세계화(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각종 첨단 제조산업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美・日 반도체 협정 이후 약 30년간 반도체 산업은 세계화, 즉 효율성을 추구하는 철저한 글로벌 분업화가 보편적 가치로 유지됐다. 모듈 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이제 세계 반도체 공급망(GVC)은 글로벌 분업화의 종말이라는 새로운 질서에 직면해 있다. 美・中 무역전쟁,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공급망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우월적 지위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첨단기술의 결정체인 반도체는 산업뿐 아니라 안보(security) 차원에서도 전방위적인 경쟁 우위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기술패권이 우방・동맹의 지위에도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1) 국가경제 안보와 국제통상 질서

 

< 국가안보‐경제안보(National‐Economic Security)반도체를 과연 안보 자산(security assets)으로 볼 수 있을까? >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울타리 내에 두기 위한 전략으로 2022년에 「반도체와 과학(CHIPS and Science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연이어 제정하였다. 일본도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2022.5.)하였고, 유럽도 질세라 「유럽반도체법(The European Chips Act)」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자유무역・다자주의 질서에 역행하는 디커플링 정책으로 보인다. 이런 국제 기조 변화 속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을 보아야 한다.

 

경제・산업이 안보의 하위 또는 동일개념화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경쟁국에 대한 제재와 협의체 결성(미국 주도 Chip 4 협의체)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 확대는 공급망의 중심 축(軸)을 우리 쪽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반도체는 국가안보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첨단기술이 집약된 반도체와 연관 산업은 우리 수출산업의 주력이자 부가가치 창출의 일등공신임을 고려할 때 경제안보를 위한 자산이자 수단이라 하기에도 충분할 것이다.

 

현재 다수의 법률이 국가안보 또는 경제안보를 입법목적으로 삼고 있으나 어느 법률에도 그 정의는 규정되지 않았다. 반도체 핵심기술이 다수 법률에서 국가・경제안보의 대상으로 지정되었고, 우리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추격형(fast follower)을 벗어나 선도형(first mover)으로 도약했음을 고려하면 안보 개념을 법률로써 규정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국가 차원에서 자원과 부를 지키고 유지함을 ‘안보(安保)’라 한다면 반도체는 국가, 경제(산업), 군사 안보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반도체 경쟁력은 더 이상 효율성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동맹・우방국 간에도 그렇다. 

 

 

< 보조금(Subsidy) 및 칩4 협의체 대응 >

 

美 「반도체와 과학법」은 반도체 제조시설을 미국 내에 신설 또는 확대 시 인센티브(보조금 지급, 투자세액 공제 등) 제공을 명시했다. 이 혜택을 받은 기업은 기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확대(신설 또는 증산)할 수 없다. 따라서 이미 중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우리 기업이 ‘칩(Chip)4 협의체’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설수록 역설적으로 글로벌 경영전략에는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국제 자유무역 질서에서 미국의 이 같은 인센티브 정책은 WTO가 금지하는 수입대체보조금(local content subsidies)과 투자제한 조치에 해당하여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WTO 분쟁제도가 오늘날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적인 통상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의 보조금 지원은 자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을 위함이 아닌 중국 제재를 통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미국 내재화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 선단 공정과 같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양국을 고객으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동시에 국내 보조금 제도를 국제 흐름에 맞게 재정비하는 노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제조 시장, 이를테면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는 아세안(ASEAN) 국가와의 협력도 구상할 수 있다. 

 

2) 기술경쟁력 확보

 

< 특허・지식재산(IP) 신속 확보 >

 

첨단 제조산업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핵심기술에 대한 선점 전략이 필요하다. 특허로 대변되는 지식재산(IP) 선점은 기술패권 경쟁에서 장기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특허청은 2022년 11월 1일 「특허법 시행령」, 「실용신안법 시행령」, 「특허・실용신안 우선심사의 신청에 관한 고시」 등을 개정해 반도체 기술 분야 특허 출원 시 한시적(1년)으로 우선심사 신청을 받을 수 있게 하였다. 이로써 일반심사에 비해 최대 10개월 정도의 기간 단축이 가능해졌다. 독과점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경쟁력은 특허 등 지식재산 경쟁력에서 나온다. 이에 우선심사 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핵심・원천 특허를 신속히 확보해 기술경쟁력을 차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동시에 주요국 반도체 특허에 대한 분석 지원을 강화해 특허 기반 비즈니스를 효과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 파운드리(Foundry) 초미세공정 경쟁력 강화 >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는 우상향 산업이다. 전 산업에 걸쳐 가속화 중인 디지털전환(DX)과 반도체 제조공정 혁신에 힘입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술주도(tech-push)의 시장창출 산업이면서 고도화되는 고객사(팹리스) 수요에 부응하는 수요견인(demand-pull) 산업이기도 하다. 실제 2022년 3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에서 파운드리 기업인 TSMC(대만)가 삼성, 인텔 같은 IDM 기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도 TSMC 56.1%, 삼성 15.5%로 TSMC의 독점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 등을 주 고객으로 확보한 이유가 크지만 5nm(나노미터) 이하 선진화된 초미세 공정(ultra-fine process) 기술 확보가 주요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기업의 이 같은 상승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팹리스 맞춤형 공정에 머물던 파운드리 기업이 이제는 고도화된 팹을 갖추고 역으로 생산의뢰를 제안하는 제안형 기업으로 거듭나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메모리 분야에 집중된 국내 반도체 경쟁력의 다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수요(고객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영업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 또한 5nm 이하 초미세 선단 공정의 공정 수율을 목표치 이상으로 안정화하기 위한 과감한 기술투자와 영업이익의 적극적인 재투자도 요구된다.

 

 

< 後공정 및 패키징(Packaging) 기술 개발  >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이 점차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정된 칩(IC) 면적에 나노미터 크기 선폭(linewidth)으로 회로를 집적시키는 초고집적 기술이 어려워지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반도체 後공정 기술인 패키징(Packaging)을 주목할 수 있다. 반도체 자체 성능 향상에 주력하는 前공정(설계, 웨이퍼 생산)과 달리 패키징은 여러 개의 칩을 연결해서 배치하거나 위로 쌓는 방식으로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킨다.지난 3월 세계 3대 파운드리 기업(삼성, TSMC, 인텔)을 주축으로 UCIe1라는 컨소시엄이 구성되었다. 차세대 칩 패키징 기술의 표준 확립을 목표로 한다. 공통의 목표를 두고 라이벌 기업 간 동맹을 형성한 것이다.글로벌 패키징 시장은 2020년 488억 달러에서 연 5%씩 성장해 2023년에는 57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첨단 패키징 분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중소기업 협력을 통한 패키징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경쟁력을 다변화하기 위해서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전략적 투자를 통한 육성도 필요하다.

 

3) 수요자 중심의 반도체 인재 양성

 

국내에서 반도체인력 양성은 「서울대학교설치령」 제6조에 따라 1988년 설치된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가 효시다. 이후 2021년 기준 대학의 정규 과정으로 설치된 반도체학과는 총 58개이고, 관련학과는 총 627개에 이른다. 한편 정원 외로 운영하는 반도체 계약학과도 총 5개 대학에 설치되었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력 15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우려되는 점도 있다. 반도체 산업은 경기에 따른 사이클이 커서 필요인력의 수가 사이클에 종속되어 달라진다. 인력 배출 시점과 미스매치가 발생할 경우의 인력 과잉 발생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2021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부족인원은 1,621명, 부족률은 1.6%로 나타났다. 이는 12대 주력산업의 타 업종 부족률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반도체 인력 문제 해결은 질적 우수성을 갖춘 인재 양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반도체는 물리학, 재료공학, 전기・전자공학 등 여러 분야의 인력이 함께 만드는 제품이므로 단순히 대학의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질적 우수성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과거의 공급주도 정책을 벗어나 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한 산업계 및 수요자 중심의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4) 투자세액 공제

 

반도체 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K-칩스법안 중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022년 12월 23일 국회 본회를 통과함에 따라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시설에 투자 시 대기업 8%(종전 6%),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의 세액공제를 적용받게 되었다. 정부의 세수 감소 우려가 반영돼 산업계가 요구한 미국 수준(25%)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향후에는 기업 규모 보다는 기술혁신 능력을 검증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세액 공제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가 필요하다.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생산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쳐 전략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요자 맞춤형 우수 인재 육성을 더해 우리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 : 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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