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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예상 외로 뜨거우나 주식시장 무너지지는 않을 것

by 00년 새내기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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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뜨거운 미국 경제

최근 미국 증시는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긴축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기존에 유지되었던 호재는 악재, 악재는 호재라는 인식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1월 미국 고용지표, 1월 소비자물가, 1월 소매판매, 1월 생산자 물가지수까지 너무 뜨거웠다.

 

< 뜨거웠던 경기 지표 >

1. CPI(소비자물가지수)

 

1월 미국 CPI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6.4%로 컨센서스(+6.2%)는 상회하였다. 전 월대비로는 +0.5%로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하며 미국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물가는 7개월 연속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으나, 올해 초 시장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물가는 점차 느리게 내 려오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경기는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하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물가는 재 화나 에너지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부문과 서비스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부분으로 나뉜다. 단기적으로 빠르게 내려올 수 있으나 속도가 점차 느려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과잉수요 상황에서는 경기가 위축되어야 재화와 에너지 물가를 계속 눌러 놓을 수 있다. 인플레 이션을 잡는 과정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2. PPI(생산물가지수)

 

미국 CPI는 전년동기 대비 6.4% 상승했고, PPI는 전년동기 대비 6%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예상보다 CPI가 둔화되는 속도가 더딘 모습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폭이 재자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유입되며 위험자산선호 심리가 위축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주 미국의 1월 물가지수 발표는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CPI 상승률(YoY)이 PPI 상승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는데, 소비자 물가보다 생산자물가의 상승 속도가 높아지면, 기업들의 비용 전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며 이내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전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실적 전망이 어둡기에 증시의 반등은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3. 미국소매판매

 

1월 미국 소매판매가 YoY + 6.4%, MoM +3.0% 증가하였다. 2021년 3월 이후 최대폭의 증가를 기록하였다. 지난해 말 급격한 둔화를 보였던 미국 경기가 올해 들어 다시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휘발유, 음식료 등 필수재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구 등 거의 모든 품목에서 판매가 증가하였다. 특히, 2가지 가 눈에 띄는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가전 판매가 증가 전환한 점과 음식 서비스 판매가 9.1%로 강한 증가를 보였다는 점이다.

 

 

< 과도했던 낙관론, 아직 유의해야 할 구간 >

미국 1 월 고용과 물가 지표 모두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었다. 너무 뜨거웠다(too hot). 하지만 2 월 들어 주식시장 반등이 멈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심리가 너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개인 투자가들의 주식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Bull Bear Ratio (낙관론/비관론)는 지난해 10~11 월을 바닥으로 꽤 높아졌다.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심리가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심리는 좀 더 악재에 더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옵션시장을 통해 공포심리를 보여주는 Put Call Ratio 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 월~23/1 월까지만 해도 동 비율은 1을 넘어설 정도로 Put 압력, 매도 압력이 거셌다. 이제는 0.5~0.6까지 떨어졌다. 주식시장 심리는 다소 탐욕(Greed)에 더 가까워진 것이다. 미국 인플레 Peak와 긴축 속도 진정, 유럽 침체 우려 완화,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포기 등 호재가 잇따랐다. 이제 글로벌 주식시장이 더 올라가기에는 한계에 봉착했다.

 

증시가 무너지지 않을 이유

< 고용과 물가 충격에 대한 긴축우려의 영향력은 갈수록 낮아질 것 >

그러나 주식시장의 반등 추세가 완전히 마무리되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미국 고용과 물가 충격이 길게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1 월 신규 일자리 수(51.7 만 건)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1 월 신규 일자리 수는 예상을 크게 상회하곤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직전 12개월 평균보다 많은 일자리 수가 증가했다. 더군다나, 최근 늘어나는 미국 일자리 수는 주로 비정규직 중심일 가능성이 높다. 정규직 일자리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미국 인력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그러나 지표에서 보여주는 만큼 미국 고용시장이 강하지 않다. 강하지 않다는 것은 실업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임금상승률과 노동시장참가율에 대한 문제이다.

 

이제 파월 의장도 공언했듯 연준은 실업률을 타겟팅으로 금리 정책을 펼칠 가능성은 낮아졌다.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시장과 연준은 공감하고 있으며 강력한 고용시장이 있기에 물가 상승에 대한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생각보다 견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가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가중치 조정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 있는 서비스 비중(주거비 등)이 더 높아진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래도 임금과 관련 높은 서비스 물가도 정점은 지났다. 임대료는 결국 시간을 주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9~10월과 같은 증시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제 상식인 금리가 올라가면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기가 침체한다는 상식적인 내용이 이례적으로 견고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이번에는 들어맞지 않고 있다. 실업률을 타겟팅하여 계속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할 경우 경제는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파월이 고용시장의 둔화 없이 연착륙이 가하다고 한 것은 구조적으로 탄탄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안정적 디스인플레이션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한 발언이다.

 

< 붕괴되지 않는 기업 이익 >

두 번째 이유는 기업이익도 나빠지고 있지만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 미국 기업이익의 대리지표이자, 미국 주식시장의 동행지표로 미국 소매판매 증가율과 시간당 임금 상승률 간 차이를 볼 필요가 있다. 소매판매는 매출과 관련 높다. 임금은 비용과 관련 높다. 실제로 동 지표의 차이와 S&P500 간에는 관련성이 상당히 높다.

최근 임금 상승률에 비해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임금 상승률(1 월 4.4%yoy)보 다 소매판매 증가율(6.4%yoy)이 더 높다. 미국 주가는 이러한 이익 악화 가능성을 미리 반영했을지 모른다. 관건은 임금 상승률과 소매판매 증가율 간 둔화 속도 차이다. 임금 둔화 속도보다 소매판매 증가율 이 어느 정도 잘 지켜지는지가 기업이익 측면에서 더 중요해졌다.

< 예상외로 선전하는 중국과 유럽 >

세 번째 이유는 유럽과 중국 경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어느 정도는 상쇄해 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로존 PMI는 3 개월 연속 반등했다. PMI와 기업이익 상향 조정간에는 상관관계가 높다. 유로존 기업이익 상향 비율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제조업 PMI 가 반등하 자, 중국 기입이익 상향 비율도 빠르게 반등 중이다. 유럽과 중국, 즉 Non-US 기업들의 이익 상향 가능성이 최근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최근 유럽 증시 2022 년 전고점 상회). 다만 한국의 경우는 뚜렷하지 않다. 미국과 중국 PMI 가 개선될 때 국내 기업실적 상향 기대가 가 능하다. 그러나 미국 ISM 제조업 지수는 하락 중이다. 중국 PMI는 반등했으나 주로 서비 스 중심이다. 국내 제조업 기업이익 개선 기대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기는 분명 과열된 것처럼 보이며,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경기의 과열로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쳤을 때 그만큼 버텨낼 경제의 체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단한 고용 시장에서부터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노동시장의 견고함은 구조적 문제이기에 기준금리의 인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그렇기에, 연준도 실업률이 아닌 임금상승률로 타겟팅을 전환한 것이고, 현재 낮은 실업률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가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 고용이 많고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서비스업과 음식점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열되어 있기에 긴축적 전망과 매파적 발언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은 작년 3분기처럼 긴축적 전망에 급격한 하락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고용으로 인한 경기 체력에 대한 기대가 있기에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이며 기업의 이익도 나빠지지 않을 것이기에 경기는 연착륙과 노랜딩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주가 역시 소폭 조정으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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