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깜짝 금리 인하
통화정책방향문은 인하 속도에 대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고 기자회견도 도비시 했다. 인하의 배경은 대선 후 금융/경제 상황의 변화, 특히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한은 예상과 달리 트럼프 당선으로 수출 하방 리스크를 반영했다.
전망치 하향의 주된 배경도 같다. 한마디로 금통위는 환율보다는 경기가 우선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6 명의 금통위원 중 3 명이 향후 3 개월 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깜짝 금리 인하 배경
금번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으며 4 명이 찬성한 가운데 2 명 동결 소수의견이 개진되었다. 향후 3개월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은 6 명 중 3 명은 동결, 3 명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전망했다.
동결을 전망한 위원들은 한국의 중립금리 수준 고려할 때 인하 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으며, 인하를 전망한 위원들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점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10 월 금통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는 향후 3 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위원이 단 1 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의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변했음을 근거로 한국은행은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1. 트럼프발 금리 인하
깜짝 금리 인하의 주된 이유는 결국 미국 대선이었으리라 예상된다. 특히나 트럼프 당선과 함께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스윕이 발생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극대화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통방문에서는 지난 통방문에서의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다’ 문구에서 ‘신중히’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이에 관련해서는 그간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었던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특히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부담이 다소 완화되었다는 점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한국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이슈는 1,400 원에 달하는 환율 문제이겠으나, 이번 회의에서도 여전히 총재는 환율의 레벨보다는 변동성을 강조했다. 그 근거로는 한국은 외채 부담이 크지 않고,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상황 임을 설명했다.
한국은 2000년 이후 순채권국으로 전환되었으며 그 규모도 장기적으로 확대 추세.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채 무 비중도 2008 년 75%에서 현재 33.5%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규모 확대 등 여타 정 책 수단도 논의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가 한차례 마무리되며 환율 상승 폭도 제한되고 있다는 점 또한 환율 변동성은 정책 결정 시 우선순위에서 성장보다는 아래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피크코리아에 대한 고민
이번 11 월 금통위는 당장 내년과 내후년에 대한 경제 전망보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성장에 대한 고민까지도 드러났던 회의라고 볼 수 있겠다.
이번 3 분기 성장률 쇼크, 특히 수출 쇼크에 대해 한국은행은 일시적 요인보다 교역 구조 변화, 구체적으로는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데 있어 큰 변화로 해석되며, 한은 총재는 동시에 잠재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슈는 아니며 지난 8 월 한국은행이 발간한 자료(‘대중국 수출, 공급망 연계성 분석과 그 시사점’)에서도 등장하는 재료였다.
동 자료에서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는 중국에의 직접 수출 그리고 수출연계생산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으나, 최근에는 중국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간재 자립도 상승 등을 이유로 IT 산업 중심으로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국면에서 구조적 수출 증가율 둔화는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일 수밖에 없다. 이는 1,400 원의 달러-원, 글로벌 증시 상승에서 소외되고 있는 한국 증시 등에 반영이 되고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으며 한국의 중장기적 성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 환율 안정, 다른 수단 있다.
기자회견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1) 인하,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함
2) 환율, 수준 아니라 변동성 고려하며 다양한 정책 활용할 것
3) 잠재성장률 낮아져,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하회하 며 GDP 갭 (+) 전환 시기 이연 예상
4) 성장 불확실성 크므로 2 월 경제전망 및 내후년 전망치 조정 가능성 높아
5) 25bp 인하 시 성장률 0.07%p 상승 효과 전망
6) 수출 둔화, 일시적 아닌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원인
7) 정부 정책 과 더불어 가계부채 둔화 등 금융 안정 개선 중
8) 중립금리 이하로의 인하 여부 를 판단할 단계 아냐
9) 기준금리, 정상화 과정 중. 보험성 인하와 경기 대응 인 하는 연결
10) 포워드 가이던스, 조건부로 변화 가능. 시차보다는 새로운 정보 유무에 따른 것,
제일 중요한 부분은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 환율보다는 경기에 방점을 둔다는 것이다. 환율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정책 기구가 있지만, 경기 전반을 받치기 위해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흔히 말하는 환율의 물가 압력도 수요 둔화 등으로 상쇄되며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당장 인하 결정과 기자회견 이후 환율 상승 압력도 높지 않다. 종합적으로 금통위의 판단대로라면 물가 안정은 달성됐고 금융 안정도 개선되고 있으므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 2025년 최종금리 수준 하향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원인이 경제 전망에 대한 높아진 불확실 성에 있다면 향후 전개될 수 있는 기준금리 인하 행보의 강도나 폭에 대한 전망 치 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주요 기관은 기존 2025년까지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의 최종금리 수 준에 대한 전망을 기존 2.75%에 비해 0.25% 포인트 낮은 2.50%로 조정했다 (한국 기준금리 2024년 연말 3.00%, 2025년 1분기 2.75%, 2분기 2.50%로 전망).
한편 새롭게 제시된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3개월 내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 현 수준을 유지하자는 위원 3명, 인하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위원 3명으로 동일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금리 변경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는 꺼려하는 통화당국자들의 기본 성향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비중으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전망과 별개로 시중금리는 1 월 인하 가능성 및 내년 최소 2.25%의 기준금리를 먼저 프라이싱하며 빠른 랠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11 월 역시 깜짝 인하가 이루어진 만큼 시장의 강세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내년 최대 2.50%의 기준금리가 이미 프라이싱된 상태였지만 11월 금통위 를 기점으로 내년 이후 최소 2.25% 인하 가능성이 추가로 반영되고 있다. 연말 잠재성장률 하향 가능성은 구조적 저성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테고, 앞서나가는 시장의 특성 상 일각에서는 이번 인하 사이클의 최종을 2.0%까지 보는 시선도 생겨날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정되는 국면인 만큼, 금리의 오버슈팅을 막기는 어렵다. 12 월 중 국고 3 년 하단은 2.50% 부근에서 형성될 전망이며 하향 돌파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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