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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시장 변화와 투자 전략: 주가연계증권 리스크 및 증권사 대응 분석

by 00년 새내기 2024. 9. 24.

 

ELS(주가연계증권)란 무엇인가?

 

ELS의 개념과 수익 구조

ELS(주가연계증권)는 주가 또는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설정하여 그 변동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이나 손실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ELS는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변동성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위험을 어느 정도 회피하면서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ELS 상품의 대부분은 만기 3년짜리로 발행되며, 투자자가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중도에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형태로 '스텝다운형 ELS'가 있다. 이 유형은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조기상환이 이루어지고, 조기 상환이 되지 않으면 투자 기간이 끝날 때까지 원금과 수익을 얻지 못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특정 주가지수가 만기일 이전에 일정한 하락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률(쿠폰금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가지수가 그 범위 이하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ELS는 주식시장에 대한 노출을 줄이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되었다.

 

ELS의 장점과 리스크

ELS의 장점은 주식 직접 투자보다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가지수의 하락폭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주식 투자보다 비교적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이는 주가의 등락을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투자 환경에서, 주식시장의 위험을 분산시키면서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ELS에는 그만큼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ELS 상품은 일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콩 H지수와 같은 특정 지수의 급락은 ELS 투자자에게 원금 손실을 불러올 수 있으며, 이는 투자자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ELS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상품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할 위험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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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결합증권 연간 발행 규모
이 그래프는 ELS의 발행 규모가 2003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19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그 후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한 추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ELS 시장의 성장과 변화

 

저금리 환경에서 ELS 시장의 급성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저금리 환경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 이때 많은 투자자들은 기존 예금 상품의 낮은 수익률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고수익을 제공하는 ELS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ELS는 정기 예금의 금리가 1%대에 머물렀던 시기에 연 3~5%의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며 급속히 성장하였다.

ELS의 급성장은 투자자에게만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었다. 은행과 증권사들도 ELS 발행과 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ELS를 판매하는 은행은 판매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겼고, 증권사는 발행한 ELS를 헤지하면서 트레이딩 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매력적인 수익 구조 덕분에 ELS 시장은 2019년 정점을 기록하며, 연간 76조 원에 달하는 발행 규모를 자랑했다. 이와 더불어 DLS(파생결합증권) 및 ELB(원금보장형 ELS)와 같은 파생결합상품도 함께 성장하여,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는 129조 원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급성장은 그 자체로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ELS가 주가의 등락에 따라 수익을 좌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초 자산인 주가지수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시장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ELS의 발행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지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후술할 홍콩 H지수 급락 사태에서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다.

 

 

홍콩 H지수의 급락이 가져온 대규모 손실

2021년 2월, 홍콩 H지수는 12,272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격히 하락하여 2024년 6월까지 6,500포인트대로 떨어졌다. 

 

많은 ELS 상품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수의 하락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었다. 특히 2021년에 발행된 ELS 상품 중 약 40%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했을 정도로 그 의존도가 높았다.

이 사건은 ELS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고, 투자자들은 ELS의 위험성을 더욱 크게 인식하게 되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응하여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면서, 증권사와 은행은 더 이상 과거처럼 적극적으로 ELS를 발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투자자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 판매사의 부담이 커지고, 자연스럽게 시장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국 ELS 시장은 점차 위축되기 시작했고, 이는 ELS 발행량의 급감으로 이어졌다. ELS 시장이 더 이상 저금리 시대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투자자와 판매사 모두에게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발행한 ELS 상품
이 그래프는 은행과 증권사가 발행한 ELS 상품의 쿠폰금리와 조기상환 조건이 홍콩 H지수 급락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 은행은 더 안전한 조건의 상품을 선호하며, 상대적으로 쿠폰금리가 낮았고, 증권사는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여 위험을 감수했다.

 

 

 

증권업계에 미친 영향

 

증권사의 자금조달 수단으로서의 ELS

ELS는 그동안 증권사에게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자 수익 창출원이었다. 증권사들은 ELS 발행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채권 매입 및 투자은행(IB) 사업에 활용하며, 이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또한, 파생결합증권의 특성상 증권사는 ELS를 활용하여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었고, 이는 전체 사업의 확장을 더욱 수월하게 했다. 파생결합증권을 통해 증권사는 채권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일 수 있었고, 이는 증권사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LS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채권 매입에 활용되었으며, 파생상품 거래의 담보로도 사용되었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은 자산의 유동성을 유지하며, 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었다. 

 

특히, 증권사들은 ELS를 활용하여 낮은 자금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기자본 대비 높은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며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ELS 시장이 위축되면서 증권사들은 더 이상 과거처럼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다. ELS 발행량 감소는 증권사의 자산 구조를 변화시켰고, 특히 채권 매입 및 파생상품 운용에 어려움을 주었다.

 

ELS 발행 통해 증권사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 및 운용하는가
이 표는 ELS 발행을 통해 증권사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운용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파생결합증권의 조달 및 운용 방식이 증권사의 사업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설명할 수 있다.

 

 

 

ELS 시장 축소가 증권사 수익에 미친 영향

ELS는 증권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자, 자금조달의 핵심 수단이었기 때문에, ELS 시장의 축소는 곧 증권사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ELS의 헤지 운용이 증권사 수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상승할 때 증권사는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는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증권사의 위험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실제로 2016년과 2020년, ELS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증권사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2016년에는 홍콩 H지수의 급락으로 인해,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하면서 ELS 헤지 운용에서 큰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ELS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면서, 증권사들은 연평균 약 5,573억 원의 운용 손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ELS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품으로, 증권사에게 양날의 검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연도별 파생결합증권 운용 손익
이 표는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증권 운용 손익을 보여준다. 특히, 2016년과 2020년과 같은 특정 시점에서 큰 손실이 발생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ELS 시장의 변동성이 증권사의 수익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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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대응 :  대체 상품 발행: ELB와 DLB의 부상

ELS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대체 상품으로 ELB(주가연계채권)와 DLB(파생결합채권)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ELB와 DLB는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이용하되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이러한 상품들은 특히 퇴직연금 및 장기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으며, 증권사들의 대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ELS와 달리 ELB와 DLB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증권사들에게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ELS 발행량 감소로 인해 증권사들은 이러한 상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LB와 DLB는 기존 ELS의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증권사들은 ELB와 DLB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채권 시장에서의 역할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으며, 자금 운용에서의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무리한 자금 조달보다는 적절한 비용 설정과 위험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이 그래프는 증권사들이 ELS 대신 ELB와 DLB 발행을 늘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ELS 발행 감소에 따른 대체 상품의 역할을 시각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ELS 시장 축소의 장기적 시사점

 

파생결합증권 시장의 구조적 변화

ELS 시장의 축소는 파생결합증권 시장 전체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과거 ELS가 증권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자 수익원이었으나, 이제는 발행어음, ELB와 DLB와 같은 대체 상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은 ELS 발행 감소에 따른 자금조달의 새로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는 증권사들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편, ELS의 헤지 운용 위험이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은 자산 운용에서의 안정성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과거 ELS 시장이 활발할 때는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의 변동성에 크게 의존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채권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레버리지 사용을 줄이며 자산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그래프는 증권사들이 ELS 발행 감소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장에서의 자산 운용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증권사들이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증권사별 전략적 대응의 중요

ELS 시장의 축소는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뿐만 아니라 자산 운용 전략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각 증권사는 자금 운용에서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대체 자산을 발굴하고, 기존 자산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증권사들은 개별적으로 자금 운용 전략을 수정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파생결합증권을 포함한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ELS 시장의 축소는 단기적으로 증권사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안전한 자산 운용 구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발행어음과 같은 대체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ELS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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