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승리 확률 점차 증
성공적으로 마친 해리스의 대선 후보 TV 토론
해리스 미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이 끝났다. 선거가 8주 밖에 남지 않았고 양측이 추가 토론에 합의하지 않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5분 16초 가량 길게 발언했지만, 해리스는 침착한 목소리로 트럼프를 공격했고 트럼프가 이에 수 차례 발끈해 대선후보로서 해리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8월 초부터 해리스의 지지율이 트럼프 지지율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지만 미 대선이 간접선거인 만큼 당선 확률은 현재 49.9:48.5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신체적/정신적 건강, 정직함 등 주요 자격 요건들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우세한 모습이고 민주주의, 낙태 등의 정책에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와 이민 정책에 있어서는 트럼프보다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이번 토론의 결과가 해리스 후보의 선전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1) 바이든과 힐러리가 고전했던 토론 상대인 트럼프를 상대로 여유로운 자세로 대처하며 본인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시청자들에게 어필했고,
2) 외부 조언이 불가능한 토론 조건에서 본인의 정책을 조리있게 설명하며 정책적 철학에 대한 자질 부족으로 언론을 피한다는 우려를 씻어냈으며 3) 대중들에게 날것으로 노출된 첫 TV토론에서 기대이상의 선전을 하면서 중도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어필이 되었기 때문이다.
해리스 주요 공약
해리스는 “기회의 경제”를 내세우며 중산층 지원과 물가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물가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부당한 가격 인상을 금지하는 법안을 입법하고 주택 공급을 늘려 생활비 부담을 낮추고자 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 소득세 공제, 신생아 가정에 1년 간 세금 공제, 아동세액공제 신설, 의료비 지원 등을 통해 중산층의 지지율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무역정책은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유지하되, 트럼프의 보편관세 10% 적용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어 바이든 정부 수준의 관세율이 유지될 듯 하다.
한편 세금 관련 정책의 경우 중산층에 대해서는 감세 조치를 시행하지만 고소득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의 자본 차익에 28%의 자본소득세율을 적용하고, 법인세율을 21%→28%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종전 바이든의 자본소득세율 44.6% 공약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절충안이 마련되고 있다.
단기 성장 관점에서는 트럼프, 재정수지 관점에서는 해리스의 승
미국 경제의 단기적 성장 관점에서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법인세율 인하(21%→15%)로 인해 기업들의 자본투자가 0.8% 가량 증가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다.
해리스의 중산층 지원 정책은 이전지출을 늘려 가계의 저축 및 근로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책이 이행될 경우 미국의 재정적자 부담은 급증한다.
와튼스쿨의 펜 와튼 예산모형(PWBM)이 각 후보의 경제 공약이 미국 재정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해리스 공약은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1.2조 달러 늘리는 반면 트럼프 공약은 동기간 재정적자를 5.8조 달러 늘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양 후보 모두 선심성 정책을 펼치고 있 는 것은 동일하나, 트럼프의 경우 법인세 인하로 세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재정적자는 장기적으로 구축효과를 야기할 수 있으며 장기 성장에 부정적일 공산이 크다.
미국 대선, 해리스의 승리로 끝날까.
토론 직후 여론은 해리스 쪽으로 기울었으나, 대선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해리스 후보의 상승세가 상당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TV토론 직전에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회복세가 나타났고,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되었다. 이로 인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해리스 후보를 앞서는 등 여론조사 결과가 다시 역전되기도 하며 초박빙 양상이었다.
트럼프 지지층 결집과 함께 민주당 지지층 외에는 해리스 후보 의 인지도 부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해리스 후 보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게 조사된 것이다
해리스 승리 단정, 아직 어렵다
TV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가 지난번 바이든 대통령과 같이 졸전을 보이며 무너진 것이 아니고, 주별 선거인단 제도 특성상 전체 미국의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은 Swing States의 표심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의 정책이 상대 표 심을 의식하여 변화하는 과정에서 지지자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토론 과정에서 해리스는 프래킹(셰일 가스를 채취하기위한 수압파쇄 공법)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펜실베니아와 러스트벨트의 경합주 표심을 의식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이를 두고 해리스가 기존의 입장과 민주당의 친환경 정책을 번복하였다고 공격받고 있으며. 토론 중 트럼프 측은 해리스가 당선되는 순간 펜실베니아의 프래킹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펜실베니아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 경합주로 평가되는 만큼 해리스의 친환경 정책의 모호함에 대한 공방전이 대선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번 토론에서 대두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서의 모호한 태도, 지정학적 문제, 인플레이션과 이민문제 등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이슈들을 능숙하게 회피하거나 본인은 바이든이 아니라는 스탠스로 방어한 바 있다.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 속에서 본인의 차별성을 어필하거나 모호함을 지켜내는 것 또한 해리스 부통령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후보자간 난전이 이어질 가능성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도 역시 낙태나 이민자들의 애완동물 섭취 논란, 마르크스주의자 등 논란이 있을만한 발언,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발언들을 남발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과 사회자들마저 어이없다는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또한 순간적으로 감정적이거나 흥분하는 모습이 나타나며 해리스 부통령의 차분했던 토론 태도와는 대조되는 모습 이었다. 이는 토론 결과에 대한 평가가 해리스쪽으로 기울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반면, 이러한 토론 양상을 트럼프의 지지율 상실로 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2016년에도, 2020년에도 논란이 될만한 발언들을 쏟아내며 대선 토론을 난전으로 이어갔던 이력이 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스라엘이 2년안에 사라질 것 이다”, “당선 직후 프래킹을 금지시킬 것이다” 등 극단적으로 나타났는데, 전략적으로 본인에게 넘어올 가능성이 적은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포기하고 상대후보의 당선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고자 하는 전략적 선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즉,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이민자들로 인한 치안 문제나, 팔레스타인 인권 시위 등으로 발생하는 공포심을 과장된 표현을 통해 극대화함으로써 중도층이 집권 정당에 투표 하는 것을 주저시키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해리스 측은 트럼프 후보의 신뢰할 수 없는 발언과 1월 6일 국회 난입, 범죄자 이미지를 부 각하며 Shy Trump 지지층을 더 Shy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본다. 이미지 측면에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트럼프측은 해리스 후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들이 노출될수록 비방을 이어 가며 대선 후반 국면이 될수록 토론을 난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해리스 단기 트레이딩 기회
국내 기업들과 KOSPI 전체의 단기적 변동성은 트럼프 지지율 상승 시 확대될 수 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 시나리오가 CHIPS, IRA 법안의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위해 미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사업적 불확실성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바이든 & 해리스 행정부와 트럼프 집권 시 관세와 같은 글로벌 교역 환경과 대중국 규제 방법에 대한 변화 가능성 역시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불확실성 변수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따른 규제에 대해 양측의 기본적 견해가 다르지 않으며, CHIPS, IRA 법안을 의회 동의 없이 쉽게 폐지하기 어려운 점, 해당 법안의 수혜를 받는 주요 지역이 테네시, 켄터키, 네바다 등 공화당 지지지역이라는 점, 만약 혜택이 제한되더라도 미국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관세장벽의 보호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장기적 산업 추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트럼프 우세 시 은행, 인프라, 방산, 카지노, 부동산 등 업종 수혜 가능할 것이다. 해리스 우세 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미국 직접투자에 따른 세제혜택의 연속성 기대되는 업종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대선 변수와 지지율 등락에 따른 이해 득실과 투자자들의 심리적 / 수급적 변화는 업종별 엇갈린 등락을 야기할 것이다. 이는 단기 트레이딩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추세 변화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국내외 정치적 이벤트/이슈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추세를 결정한 적은 없다. 정책이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정치적 변수 자체가 펀더멘털 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대선 변수로 인해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산업/업종이 있다면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확대 해석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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