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중인 한국 수출
한국 수출 회복, 아직 반도체 원맨쇼
한국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 분기 수출 증가율은 +8.7%YoY 로 지난해 4 분기 +5.7%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었고, 일평균 수출 증가율도 10% 내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품목별로는 차이가 나타난다. 현재 주력 품목 중 수출액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품목은 반도체, 화장품 정도이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자동차나 일반 기계류는 최근 상승세가 다소 정체되었다.
같은 Tech 내에서도 반도체와 달리 가전, 무선통신기기 등은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컴퓨터는 약간의 개선세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최근 한국 수출 반등은 자동차와 기계 수출이 양호한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수출 회복과 함께 국내 제조업 생산도 크게 증가했으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국내 제조업 경기는 아직 회복이 미진하다.
과거 반도체 가격의 상승 싸이클은 대략 2 년 정도 진행되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내년 중반까지는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건은 반도체 이외 품목들로도 수출 회복이 확산될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
한국 수출 전망, 긍정적 요인
글로벌 상품 소비도 저점 통과 기대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올해 3 월 글로벌 제조업 PMI 는 50.6 으로 확장국면에 진입했다. 개별 국가들로 보더라도 미국, 유로존, 중국 모두 제조업 PMI 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상품 소비도 어느 정도 저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상품 소비는 리오프닝 이후 소비패턴이 서비스로 옮겨가면서 약간의 부침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장기 추세를 회복한 후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로존과 중국은 사실상 침체를 겪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이미 상당 기간 조정을 겪은 데다 유로존은 실질임금이 개선되고 있고, 중국은 당국의 부양책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상품 소비가 앞으로도 계속 나빠질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국 수출 전망, 위험 요인
재고가 쌓일 수 있는 시간
무엇보다 주요국의 재고 부담이 크게 완화되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미국과 중국의 재고 증가율은 YoY 기준 0%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가파르게 줄여왔던 재고를 다시 확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팬데믹 재고 싸이클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재고 싸이클은 과거에 비해 감소폭은 얕고 증가폭은 폭발적이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성으로 경기 침체에도 상품 수요가 급증했고, 병목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재고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본격적인 재고 증가 싸이클이 도래했다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오버슈팅했던 재고가 소진된 후 긴 관점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한국 수출 회복이 과거만큼 강할 것으로 기대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국가별 재고 수준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미국은 재고 수준이 장기 추세에 도달한 반면, 중국은 아직까지 장기 추세를 상회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상대적으로 더딘 재고 소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경기 회복이 필요해
중국의 더딘 재고 소진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서도 나타난다. 대중 수출 증가율은 최근 (+)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 제품 수출의 회복과 달리 화학이나 기계류 수출 등은 아직까지 부진하다. 수출 경쟁력이나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도 작용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경기 부진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재고를 품목별로 나누어보면, 컴퓨터 등 IT 부문의 재고 부담은 어느 정도 해소 되었다. 이와 달리 기계류나 화학 쪽의 재고는 아직 재고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의 반도체 외 대중 수출이 약한 것과 상응한다.
따라서 현재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그 외 품목들로 확산되려면, 중국의 경기가 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중국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지만 당국의 부양 의지가 크지 않고, 부동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지금보다 더 가팔라지기는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 수출 증가세, 추가적 반등 어렵다
아직까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하다. 기본적으로 상품 소비, 그 중에서도 내구재의 경우 서비스보다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유동성은 제조업 경기에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ECB 는 6 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유로존 제조업 경기는 바닥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ECB 외에도 영국, 캐나다, 호주 등도 하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의 핵심인 미국의 금리 인하가 여의치 않다. 올해 안에 제조업 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는 어렵다. 지난해부터 한국의 수출을 주도했던 차량 수출도 올해 들어서는 모멘텀 둔화가 뚜렷하다. 미국의 차량 재고는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수요 감소 – 공급 증가 속에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차량 수출액이 감소할 우려는 작아도 모멘텀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1) 하반기 유동성 환경, 2) 최근 수출경기확산지수의 움직임, 3)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한국 수출 증가율은 하반기 완만한 둔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올해 말 – 내년 초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내년 중반부터는 수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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