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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가격 인하에 주가 전망 극과 극 >
- 테슬라가 아시아에 이어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선 가운데, 판매 호조 신호가 잡히자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다만 가격 인하에 따른 수요 상승이기에 월가에서는 가격 인하 전략에 따른 테슬라와 전기차 업계에 대한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가격인하, 더 강한 수요 이끌어낼 것 >
< 가격 인하에 따른 미국 판매량 증가 >
-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가격 인하 발표에 대한 판매량 증가 기대감이다. 가격이 인하되면 수요가 증가하여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반적인 이익률이 하락하기 때문에 마냥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만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타사에 비해 훨씬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 폭에 비해 판매량 증가로 인한 수익률 증가가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13일 테슬라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도 세단인 모델3, 모델S, 스포츠 유틸리티차인 모델Y, 모델X 등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테슬라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들어간 건 기가 캐스팅 도입으로 생산비 절감, 정기차 시장 경쟁 격화, 공급망 리스크 완화 등도 있지만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 미국에서 세액공제 혜택 전부를 받으려면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이면서도 차종에 따라 출고가격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보다 낮아야 한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권장소비자가격이 일반 승용차의 경우 5만 5천 달러 이하, 벤의 경우 8만 달러 이하여야만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모델3 전체 라인, 모델 Y 롱레인지는 IRA 세액공제 혜택 대상이 되었다. 모두 테슬라의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종들이다. 7인승 모델 Y는 밴으로 분류돼 퍼포먼스 트림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가격 인하에 따른 중국 판매량 증가 >
- 1월 9~15일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1만 2,6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이는 앞선 6일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대폭 인하한지 사흘 만의 변화이다. 이어 일부 현지 매체는 "가격 인하 후 사흘 만에 중국 내 구매 주문이 3만대를 넘어섰다"며 "모델 Y의 출고 주기가 1~4주에서 2~5주로 늘었다"라고 보도했다. 주문이 가격 인상 전보다 4~5배 늘었다는 뉴스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테슬라 측은 가격 인하 후 주문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 테슬라가 이루어 놓은 규모의 경제와 치킨게임 >
- 2023년의 전기차 시장, 더 나아가 자동차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아직까지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내구재 소비재 중 가장 가격이 높은 자동차의 수요는 가장 먼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내구재의 특성상 교환 주기가 상당기간 소요된다는 점과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상당 수의 차량 판매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시장이 가지는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테슬라는 그러한 매크로적 환경에서도 유독 압도적인 성장을 보였다.
- 이러한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1.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보복수요, 2. 미국의 IRA 법안에 따른 전기차 수요 쏠림 현상 등을 감안하면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신규 수요 역시 침체 수준은 아닐 것을 예상된다. 추가적으로 테슬라는 이미 설비 공장에 대한 확충이 상당부분 이루어졌으며 생산 라인 및 모델에 대한 최적화가 일정 수준 완료되었다. 설비투자가 중요한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 설비를 확충해 둠으로써 생산량 증가에 따라 비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졌다는 평가이다.
- 테슬라의 규모의 경제는 이미 2020년 후반부터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와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앞서 언급하였던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3분기 기준 17.2%로, 중국 1위인 BYD(6.4%)나 다른 중국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그 증가한 판매량에 자동주행장치 SW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이고자 할 것이다.
- 현재 중국의 업체들은 가격을 내릴 만한 재무적인 여력이 없는 상태이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치는 고급형 세단에 속하기에 실질적으로 보급형 전기차 판매에 주력하고있는 BYD를 비롯한 기타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와는 일정 부분 수요 측면에서 분리되어 있다. 또한 가격 하락으로 보급형 전기차에 묶여있는 수요를 테슬라 쪽으로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 결국 2023년 전기차 시장은 적은 교체수요 속에서 신규 수요를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는 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킨게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 보유량이 되겠다. 테슬라의 막대한 현금보유량과 영업이익률, 적은 판매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율주행 SW 등은 테슬라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 2023년 자동차 시장 전망 >
- 전세계 자동차 시장은 올해 하반기는 되어야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난은 점차 해소되고 있지만 고금리, 고물가에 경기 부진이 심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급성장을 나타낸 전기차 시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 최근 2년간 이어졌던 공급자 우위 현상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난 완화로 공장가동률은 정상화되고 있는 반면 증가하는 가계 부채 및 고금리 지속으로 수요는 꾸준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수요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생산 케파만큼 생산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경기에도 지난해 급성장했던 전기차 시장은 올해 역시도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HMG경영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전기차시장 규모는 926만대로, 지난해(715만 대) 대비 211만 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테슬라가 직면하는 리스크 >
- 올해 전기차 판매량의 증가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던 테슬라의 점유율이 올해는 다양한 신차 출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이미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내 테슬라의 비중은 76%였지만, 지난해 65% 까지 하락했다.
- 특히 중국 업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자동차 수출은 2019년 73만대 수준이었으나 이후 2021년 161만 대, 지난해 253만대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수출 1위를 목표로 내세운 만큼 공격적인 시장 확대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또한 테슬라의 이익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테슬라의 차량 1대당 수익을 보면 3분기에 약 12,797달러였으나 여기서 가격 인하분 7,250달러를 빼면 1대당 수익은 5,547달러로 하락하고 결국 마진에 50% 이상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수익/손익 분기점을 달성하려면 2023년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167.2% 증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거시경제 침몰 속에서도 연 40%의 성장일 이루어낸 테슬라, 혹자는 이러한 성장률은 이미 주가에 반영이 되어있기에 호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누군가는 2022년 심각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이뤄낸 것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각자의 판단과 투자 선택은 자유이고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다만 최근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에 대한 언론의 모습은 투자 의견이 아닌 조롱에 가깝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테슬라 주가는 나아가고 있고 판매량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쩌면 그 시점이 테슬라의 저점인 동시에 반등의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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