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위기 봉착
이 글은 2025년 4월 기준, 이더리움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의 원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합니다. ETF 시장 내 자금 유입 정체, 경쟁 체인의 약진, 기술 업그레이드 지연, 그리고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정체성의 혼란까지, 오늘의 이더리움은 왜 흔들리고 있는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는 무엇에 달려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더리움 위기 : 거인의 흔들림이 시작되다 .
한때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의 제왕’이라 불리던 이더리움. 디파이(DeFi) 붐을 이끌고 NFT 대중화를 주도했던 그가 지금은 고요하게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현재,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은 7.24%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내에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63.86%라는 압도적인 도미넌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두 수치는 지금의 분위기를 정확히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현재 ‘내러티브의 부재’, ‘자금의 정체’, ‘경쟁 체인의 약진’, 그리고 ‘기술 업그레이드의 지연’이라는 네 개의 벽 앞에 서 있습니다.
가장 상징적인 지표는 ETF 펀드 플로우입니다. 4월 셋째 주 비트코인 ETF에는 무려 1억 700만 달러가 순유입되었지만, 이더리움 ETF의 순유입은 ‘0’을 기록했습니다.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이라는 자산에 대해 ‘기다림’을 멈췄다는 강한 시그널입니다.
이더리움 위기 : 내러티브 부재 및 SEC 규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를 완벽하게 장악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자산, 반감기를 통한 희소성 확보 등 어떤 매크로 상황에서도 대응 가능한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ETF 승인과 더불어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트코인이 ‘존재 이유’를 명확히 갖게 해준 배경입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어떨까요? 스마트 계약 플랫폼, 디파이 기반, NFT 생태계의 중심, 탈중앙화 앱 생태계…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비트코인의 그것만큼 강력한 설득력을 갖지 못했습니다.
특히, 스테이킹 기능이 있는 ETF는 현재 미국 SEC 규제로 인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이더리움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ETF 시장에서는 무력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 SEC는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현물 ETF 중 스테이킹 기능이 포함된 구조는 아예 허용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법적 프레임의 문제가 아니라, 이더리움의 본질적인 매력을 ETF 시장에서 제대로 보여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스테이킹이 허용되지 않은 ETF는 단지 ‘가격 추종형’에 불과하며, 이더리움의 강점인 ‘네트워크 보상’, ‘참여에 따른 이자 수익’이 사라진 ETF는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SEC는 이더리움 ETF의 스테이킹 승인 일정을 6월 이후로 미룬 상태이며, 그동안의 시장 반응은 싸늘합니다.
이더리움 위기 : 생태계 침체 및 경쟁 체인 부상
최근 이더리움의 온체인 트랜잭션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네트워크 사용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스비(수수료)도 동시에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블록체인의 가치는 사용성에서 비롯되는데, 트랜잭션이 줄어든다는 것은 생태계의 실질적인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솔라나(Solana)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 그리고 NFT 및 디앱 개발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금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이라는 기본 개념조차 솔라나나 아발란체, 폴리곤 같은 체인들에 추월당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솔라나는 최근 일주일간 시세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5.4%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3.5%의 하락세를 보이며 알트코인 중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이더리움 위기 : 기술 업그레이드 지연 및 기대감 약화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확장성’, ‘보안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머지(Merge)를 통한 PoS 전환 이후, 속도감 있는 업그레이드가 멈추었습니다. 2025년 현재까지도 완전한 샤딩 구현은 지연되고 있으며, 레이어2 확장 역시 zkRollup의 성능과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기술적 혁신이 더뎌지면 시장은 기대를 접습니다. 이는 마치 신제품 발표를 무한 연기하는 테크기업과 비슷합니다.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 지연은 시장의 신뢰도를 낮추고 있으며, “앞으로 뭘 하겠다는지 모르겠다”는 회의감을 낳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ETF 시장 성과 :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ETF 시장 내에서도 이더리움은 존재감을 잃고 있습니다. IBIT, FBTC 등 비트코인 ETF는 각각 1억 달러 이상씩 자금이 유입되었고, 거래대금도 수십억 달러를 넘고 있습니다.
반면 ETHA, ETHE, FETH 같은 이더리움 ETF는 순유입이 거의 제로이며, AUM(총 운용 자산 규모)도 1~2억 달러 수준에 그칩니다. 이는 시장의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ETF 내에서 스테이킹 기능이 허용되지 않은 것도 큰 약점입니다. 이는 투자자에게 매력 없는 단순 가격 추종형 상품으로 보이게 만들며, 비트코인 ETF 대비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됩니다.
이더리움 반등 위한 조건은?
지금의 이더리움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반등을 넘어, 그 본질적 가치와 내러티브를 다시 정립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가격은 늘 결과일 뿐이며, 그 뒤에는 반드시 의미와 맥락이 따라붙습니다. 시장은 더 이상 기술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함께해야 합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국 SEC와의 관계 재정립입니다. 스테이킹 기능이 배제된 ETF는 이더리움의 존재 의의를 ETF 내에서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SEC가 스테이킹 ETF를 공식 승인해야만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으며, 이더리움 특유의 네트워크 보상을 반영한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6월 이후로 예정된 관련 결정을 시장은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째, 이더리움 생태계의 회복이 필수입니다. 단순히 사용자 수나 트랜잭션 수가 증가하는 것을 넘어, 디앱 개발자들이 다시 이더리움을 선택할 수 있게끔 만드는 여건이 필요합니다. 레이어2 생태계가 성숙해지려면 메인체인의 가스비 안정성, 데이터 가용성 솔루션, zk-Rollup과 같은 기술적 발전이 실제 유의미한 성과로 연결돼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로드맵이 아닌, 실제 ‘작동하는 혁신’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로는 내러티브의 복원입니다. 과거의 NFT와 디파이 서사에서 벗어나, 이더리움이 지금 어떤 사회적, 산업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AI 시대의 블록체인 데이터 보존 인프라, 공공기관과 연계한 신뢰 기반 시스템, 크로스보더 결제망에서의 활용 가능성 등이 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쟁 체인과의 확실한 차별화가 요구됩니다. 솔라나와의 비교에서 단순 속도나 수수료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철학과 생태계 구조에서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확장성과 탈중앙화의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 검증 가능한 투명성, 그리고 프로토콜 레벨에서의 보안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더리움만의 존재 가치를 지켜내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이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이더리움은 과거의 찬란한 기억에만 머무는 유산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조건들이 서서히 구현된다면, 이더리움은 다시금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름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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