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위기론
영화산업 현황과 위기 원인
2022년 기준 한국 영화산업 매출액은 1조 7,064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66.7% 성장했다. 2021년에 비해서는 성장했으나,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매출액(2조 5,093억원)과 비교할 때에는 약 68%만 회복된 수준이다.
특히 영화관 분야 매출은 코로나19로 매출액이 과거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던 2020년과 2021년에 비해서는 약 두배 성장했으나, 2019년과 비교하면 60.6%만 회복된 상황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영화산업 매출액 비중은 과거 영화관 비중이 80%에 육박했으나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에는 48.4%, 2021년에는 57.1%까지 하락했다.
2022년 다시 68%까지 회복했지만 OTT 등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라 영화산업 매출액에서 영화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반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 영화산업 매출액에서 영화관 비중은 과거 80%대를 유지했었다.
1. OTT 성장으로 완성작 수출은 증가
영화관 회복은 지연되고 있으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OTT 성장을 통해 한국 영상 콘텐츠에 대한 해외 관심이 늘어나면서 영화 해외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
영화 수출의 경우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로 분류되는데, 완성작 수출에서는 OTT 성장으로 인한 계약 증가와 영화관 침체로 인한 하락이 동시에 나타났다. 영화관 하락세에 비해 OTT 성장세가 더 커 현재 완성작 수출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서비스 수출의 경우 VFX(Visual Effects) 등과 같은 특수영상·시각효과 기술을 해외에 판매하는 기술서비스 수출과 로케이션 유치 등으로 분류되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외 영화 제작이 크게 줄어들면서 두 분야의 수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 수익률 하락과 제작 편수 감소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화관 상영이 제한됨에 따라 한국 영화산업은 2020~2022년까지 약 3 년 동안 전면적·부분적 휴지기를 거쳐야 했다. 상영이 원활하지 못했던 2020년과 2021년 국내 영화관 관객 수는 2019년 대비 73% 이상 감소했고, 한국 영화의 관람객으로 한정하면 약 84% 이상 감소했다.
2022년부터 영화관 상영이 정상적으로 재개되었으나 관람객 수는 2019년의 절반 수준 밖에 회복되지 못했고, 2023년 11월까지도 영화관 관람객은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영화산업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한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타 선진국에 비해 영화산업에서 영화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영화관 매출 부진이 전체 영화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더 큰 상황이다.
영화관 매출 규모만으로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시장은 미국, 중국, 일본, 인도, 영국, 프랑스에 이은 7번째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매우 큰 시장 가운데 하나이다. 세계 영화·영상 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8%인 반면, 한국 영화관 매출액은 세계 영화관 매출액의 약 2.4%로 한국 영화산업의 영화관 의존도는 매우 높다.

영화산업의 주력 매출처인 영화관 상영의 회복이 부진함에 따라 한국 상업영화의 평균 수익률도 함께 하락했다. 2020년 한국 상업영화의 평균수익률은 –30.4%, 2021년은 –22.4%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평균 수익률이 대부분 플러스였던 것과 비교할 때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영화 투자 수익률이 저조해지고 이미 제작된 영화의 개봉도 늦춰지면서 자본금 회수가 어려워진 영화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를 축소함에 따라 신작 영화 제작 편수도 줄어든 상황이다.

영화관 매출이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
영화관 상영이 정상적으로 재개된 2022년 이후까지도 영화관 매출이 완전히 회복되고 있지 못한 원인은 몇 가지로 분류 가능하다.
1. 코로나 19 이전 제작 영화 누적
영화는 빠르게 변화하는 영화관람객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 보통 개봉 1년 전 촬영을 시작해 개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 개봉 시기가 늦춰질 경우 관람객들의 관심사, 트렌드 등이 변화되면서 시대감이 떨어진 영화로 비춰질 수 있다.
이미 제작된 영화의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영화관 개봉을 건너뛰기 어려워, 코로나19 기간 이전 제작되었던 영화들은 2024년 초반까지도 개봉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작품들 가운데 상당 수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OTT 이용 등을 통해 변화된 관람객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흥행이 그다지 높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다만, 2024년 하반기부터는 정상적인 사이클을 통해 제작된 영화들이 개봉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2. 영화관람료의 인상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영화관람료 인상이 누적되면서 관람료가 부담되어 영화관 관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OTT 보급이 확대되면서 영화 관람료와 비슷한 월정액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는데 익숙해져 영화관 요금에 대한 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7년 이후 우리나라 영화관 평균 관람료는 28.7% 상승해, 영화관 산업 매출이 높은 주요 국가들 가운데 인도(72.4%), 멕시코(38.9%)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동기간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10.3%와 비교해도 영화관람료 인상률은 높아 관람객 들의 체감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과거에는 뚜렷한 대체재가 없어 관람료 인상의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OTT라는 대체재의 등장으로 영화관 관람료에 걸맞는 영화, 반드시 영화관에 가서 비용을 치르고 보아야 하는 ’영화관용 영화‘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3. 콘텐츠 소비의 경제성 추구 강화
OTT 등으로 인한 콘텐츠 공급 증가로 소비 시간이 줄어들면서 이용자 사이에 검증된 콘텐츠만 골라 보려는 ’경제성‘ 추구 심리가 확산돼 개봉 초반 관객이 줄고 전반적인 관객 수도 감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관 개봉 영화는 개봉 3주 안에 매출의 60~70%가 발생하고, 특히 개봉 첫 주 말 관객 수를 통해 전체 흥행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개봉 초반에 매출이 집중되어있다.
그런데 OTT 등의 보급으로 콘텐츠 공급이 늘어나면서 소비 시간이 부족해지자 콘텐츠 이용자들 사이에 ’검증된 콘텐츠‘, 확실히 재미있다고 확인된 콘텐츠만 골라서 보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편수가 많은 OTT 드라마 시리즈도 ’빨리감기‘ 등을 통해 줄거리만 확인하거나, 짧게 편집된 동영상 축약본 등을 통해 내용을 확인한 뒤 시청을 하는 이용자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콘텐츠 소비 경제성 추구 심리는 영화 관람에서 SNS 등과 같은 관객 평가 의존도를 더 늘려 초반 평가에 따라 영화 흥행이 크게 좌우되는 현상이 이전보다 더 늘어났으며, 흥행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신뢰할 영화라는 평이 나오기 전까지 관람을 늦추는 경향이 늘어나 흥행력이 높은 영화도 개봉 1주 차보다 2주 차에 관람객이 더 증가하는 현상도 잦아졌으며, 초반 모객 감소는 전체 관 객 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콘텐츠 소비 경제성 추구 현상은 해외에서도 비슷해, 마블 시리즈와 같이 검증된 콘텐츠에 서 파생된 작품들을 계속 제작하거나, 흥행이 높았던 영화의 후속작 중심으로 영화 제작을 이어가는 것 등도 이러한 현상에 부합해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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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 새내기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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