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얼굴을 묻다: <베테랑2>가 던지는 진짜 질문
1. 베테랑2 줄거리 요약
<베테랑2>는 전작의 성공적인 포뮬러를 따르면서도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스토리를 선보인다. 이번 영화에서 서도철(황정민)은 전작에서 재벌 2세 조태오를 응징했던 형사로 다시 등장하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복잡한 적과 마주하게 된다. 그 적은 바로 해치(신규 캐릭터), 정치권에서 커다란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다. 해치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다.
그는 대중에게는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어떤 폭력도 서슴지 않는 냉혹한 면모가 숨겨져 있다. 서도철은 해치의 실체를 파악하면서 그가 저지르는 폭력과 자신이 저지르는 폭력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것을 느낀다.
이 영화는 서도철의 내면적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정의감과 경찰로서의 사명이 그가 직면한 현실 앞에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해치는 대중에게는 매력적인 정치인으로 비치지만, 이면에 있는 폭력적 본능은 그를 더욱 복잡한 인물로 만든다.
해치와 서도철의 대립은 단순히 악과 선의 구도가 아니다. 서도철은 정의를 위해 폭력을 사용하지만, 그 폭력이 과연 정의로운가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커진다. 해치의 폭력은 겉으로는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냉혹하고 이기적인 동기가 숨겨져 있다.
서도철은 해치를 막으려 하면서도 자신이 저지르는 폭력이 해치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고뇌하게 된다. 영화는 서도철이 해치를 처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폭력의 형태를 보여준다. 해치의 폭력은 조직적이며 치밀하게 계획된 반면, 서도철의 폭력은 순간적인 정의감에 의한 것이지만,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로 인해 관객은 서도철의 폭력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서도철의 아들과 관련된 부수적인 이야기 역시 영화의 한 축을 이룬다. 서도철은 경찰로서의 사명뿐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역할에서도 갈등을 겪는다. 그의 아들이 학교 폭력에 휘말리며 서도철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정의의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서도철은 아들을 통해 자신의 폭력적 본능을 돌아보게 되고, 아들에게 물려줄 정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이야기 라인은 서도철의 내면적 갈등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치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영화의 복잡성을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베테랑2>는 단순한 악당과의 대결을 넘어서, 서도철 자신도 내면의 갈등과 싸우는 모습을 그려낸다. 서도철은 해치를 처단하면서도 자신이 사용하는 폭력의 정당성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고, 이는 관객들에게 폭력의 정당성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영화는 전작에서의 단순한 통쾌한 정의 구현을 넘어, 복잡한 도덕적 딜레마를 통해 관객들에게 더 큰 질문을 던진다.

2. 베테랑2 관객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도덕적 딜레마와 복잡한 서사 속에서
<베테랑2>는 전작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작품은 예상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그 이유는 영화의 주제가 깊어지면서 관객들이 단순히 정의와 악의 대립을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우선, 정의와 폭력의 경계가 불분명한 서사는 많은 관객에게 혼란을 준다. 전작 <베테랑>에서는 서도철이 명확한 악당을 상대하며, 그의 정의 구현 방식은 폭력적일지언정 관객들로 하여금 통쾌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번 <베테랑2>에서는 서도철의 폭력도 결국 해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런 도덕적 딜레마는 영화의 중심을 이루며, 관객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처럼, 영화는 정답을 주지 않고 오히려 관객에게 정의와 폭력의 모호한 경계를 탐구하게 만든다.
많은 관객은 전작에서 느꼈던 단순하고 명확한 통쾌함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이러한 통쾌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서도철의 내면적 갈등과 복잡한 윤리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해치는 단순한 악당이 아닌, 정치적 권력을 휘두르며 대중에게 정의를 내세우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이 악당으로 그려지는 것은 기존의 정의 구현 서사와는 다르다. 해치는 마치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한 권력을 상징하며, 그와 싸우는 서도철의 폭력 또한 정당화되기 어렵다. 이러한 복잡한 캐릭터 설정은 전통적인 히어로 서사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이야기의 복잡성과 다층적인 서사는 일부 관객들에게는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영화는 서도철과 해치의 대결뿐만 아니라, 서도철의 개인적 문제인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까지 다루며,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동시에 전개한다. 이러한 다중적인 서사 구조는 영화의 메시지를 더 깊고 복잡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하나의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더불어, 기존 캐릭터들의 존재감 약화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전작에서 인상 깊었던 서도철의 동료 형사들은 이번 영화에서 상대적으로 배경에 머물며, 관객들이 기대했던 팀플레이 액션의 쾌감이 줄어들었다. 대신 영화는 서도철과 해치의 개인적 대립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이들의 심리적, 윤리적 대결을 심도 있게 다룬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작에서 형성된 캐릭터들 간의 유대감과 팀플레이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결국, <베테랑2>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폭력과 정의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도덕적 딜레마를 그린 작품이다. 이 점에서 영화는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결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호불호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다. 관객들이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했느냐에 따라, 이 복잡한 주제와 서사 구조는 호평과 혹평으로 갈리게 된다.
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영화의 질문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철학적인 고민을 던져준다. 이 때문에 영화는 더 깊은 사유를 요구하지만, 동시에 전작의 명쾌한 통쾌함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그만큼의 실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다.

3. 베테랑2 감독의 메시지: 좋은 살인과 나쁜 살인은 없다. 모두 같은 살인일 뿐
<베테랑2>에서 류승완 감독은 단순한 액션 이상의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그 중심에는 '모든 살인은 동일하다'라는 주제가 자리 잡고 있다. 영화 속에서 서도철과 해치의 대립은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다. 영화는 서도철이 악을 응징하는 정의로운 형사로 보이지만, 그가 행사하는 폭력 역시 본질적으로 해치의 폭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우선, 해치의 폭력은 겉으로 정의로워 보인다. 그는 스스로를 대중의 영웅으로 포장하며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한다. 그의 행위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응징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타인을 억압하고 제거하는 자다.
해치는 자신이 추구하는 정의가 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믿는 반면, 그의 폭력은 결국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된다. 서도철과 해치의 대립은 단순히 범죄자와 경찰의 싸움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형태의 폭력이 충돌하는 장면으로 그려진다. 이 점에서 류승완 감독은 폭력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 메시지는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밀은 행위의 도덕성을 그 행위가 초래하는 결과로 판단했는데, 영화에서 서도철의 폭력도 해치의 폭력도 결국 도덕적으로 선하다고 평가될 수 없다. 서도철은 법의 집행자로서 폭력을 행사하지만, 그 폭력 역시 결과적으로 또 다른 살인을 초래한다.
밀의 공리주의에서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지만,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살인이 살인을 낳는 상황에서 이러한 행위가 과연 사회적 행복을 증대시키는지에 대한 회의가 생긴다.
류승완 감독은 '좋은 살인'과 '나쁜 살인'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 속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서도철이든 해치든, 그 행위의 결과는 똑같다. 살인은 살인일 뿐이며, 폭력은 결국 파괴와 죽음을 낳는다.
영화는 해치가 저지르는 폭력과 서도철이 저지르는 폭력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폭력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누가 더 정의로운가?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이 영화 전반에 걸쳐 깔려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류승완 감독이 해치라는 캐릭터의 서사를 영화 속에서 상세하게 풀지 않은 점이다. 해치는 전형적인 악당으로 그려지지 않으며, 그의 과거와 동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거의 제시되지 않는다. 이는 감독이 의도적으로 해치를 단순한 악의 상징으로 묘사하기보다, 관객이 그를 둘러싼 맥락에서 스스로 판단하게끔 유도한 것이다.
해치의 폭력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지만,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는 칸트의 의무론적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지점을 제시한다. 칸트는 행위의 결과보다는 행위 자체가 옳은지를 중시하는데, 해치의 행위는 어떤 동기를 지니고 있든 윤리적으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감독은 해치의 과거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폭력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고, 그 역시 복잡한 인간적 동기 속에서 행동하는 존재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불완전한 캐릭터 설명은 관객들로 하여금 해치를 전적으로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철학적으로 인간의 복잡한 본성과 도덕적 딜레마를 반영한 것이다. 누구나 선과 악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자신이 행하는 폭력이 정당하다고 믿기 쉽다.
해치가 그 자신을 영웅으로 착각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것처럼, 우리 역시 폭력을 정당화할 때가 많다. 류승완 감독은 이러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강조하며, 폭력의 도덕적 경계를 허문다.
서도철의 폭력은 살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서도철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범죄자들을 물리력으로 제압하지만, 그의 폭력은 범죄자들에게 정당한 처벌을 받게 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며, 살인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경찰이라는 역할을 통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하려고 한다. 반면에 해치의 폭력은 살인으로 이어지며, 명확한 목적 없이 파괴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따라서 서도철의 폭력과 해치의 폭력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서도철은 법의 범위 내에서 정의를 구현하려는 인물인 반면, 해치는 자신의 욕망과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남용하고 결국 살인을 저지른다.
결론적으로, <베테랑2>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폭력의 윤리적 경계를 묻는다. 영화 속 서도철과 해치의 대립은 선과 악의 대립을 넘어, 폭력과 정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다. 감독은 이를 통해 좋은 살인과 나쁜 살인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모든 살인은 동일한 무게를 지닌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4. 베테랑2의 강점: 폭발적인 액션과 감정의 긴장감
<베테랑2>의 핵심 강점 중 하나는 바로 압도적인 액션 시퀀스다. 전작에서부터 보여준 류승완 감독의 액션 연출 능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한 격투와 추격 장면을 넘어, 감정적으로 더욱 복잡해진 캐릭터 간의 갈등이 액션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물리적 충돌뿐만 아니라 감정적 충돌이 액션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단순히 '몸싸움'을 넘어 관객들에게 더 큰 긴장감을 전달한다.
영화 초반부부터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서도철(황정민 분)의 액션 장면들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았던 액션들과는 다르게 더 날 것의 느낌을 주며, 진정한 격투의 생동감을 선사한다. 특히 서도철이 악당들과 대립하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단순히 정의 구현의 쾌감을 넘어서, 그가 마주하는 악의 실체와 복잡한 심리적 갈등을 보여준다.
그는 정의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 폭력의 본질이 과연 정의로운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도철이 보여주는 강력한 폭력적 대응은 관객들에게 일종의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또한, 해치(정해인 분)의 등장으로 액션의 긴장감은 한층 더 배가된다. 해치는 전형적인 악역처럼 보이지만, 그의 폭력은 서도철과의 대립 구도 속에서 더욱 복잡한 층위를 형성한다. 해치는 자신의 폭력을 정의라고 믿으며, 그 과정에서 서도철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강압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대립은 단순한 액션의 구도를 넘어, 서로 다른 정의관이 충돌하는 이념적 싸움으로 발전한다. 감독은 이러한 복잡한 감정선을 액션 장면에 그대로 투영하여, 단순히 몸을 쓰는 싸움이 아니라, 정신적인 싸움으로 승화시켰다.
감독 류승완은 이러한 액션을 통해 폭력의 양면성을 다룬다. "정의로운 폭력"이란 무엇인가? 서도철이 휘두르는 폭력은 공권력에 의한 정당한 폭력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과연 절대적으로 옳은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이 점에서 한나 아렌트의 '폭력의 양면성'에 대한 철학적 논리가 떠오른다. 아렌트는 폭력이 결코 권력을 대체할 수 없으며, 폭력은 결국 권력의 부재에서 나오는 일시적인 억압의 수단이라고 보았다.
영화 속 서도철의 폭력도 이러한 논리에 기반하여, 그가 응징하는 것이 단순한 정의 구현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억압임을 시사한다. 그의 폭력은 해치의 폭력과 다를 바 없이 결과적으로 파괴를 초래하며, 이는 폭력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남긴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 서도철과 해치의 마지막 대결은 이 모든 철학적 질문들이 응축되어 표현된 장면이다. 두 사람은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서로의 정의관을 놓고 맞서며, 그들의 주먹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그들만의 정의를 주장하는 상징적 행위로 다가온다.
이 장면에서 액션은 그 자체로 철학적 서사를 담고 있으며, 단순한 쾌감을 넘어선 깊은 사유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류승완 감독은 이 액션 시퀀스를 통해 단순한 영웅의 서사를 넘어, 폭력의 본질과 그 한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액션 장면의 리듬감과 편집 역시 <베테랑2>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다. 리듬감 있는 편집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액션 장면 이상의 심리적 압박과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류승완 감독은 단순히 속도감 있는 액션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구성을 통해 감정의 파고를 더욱 높인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몰리거나 적들과 대치하는 순간마다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이 액션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이와 더불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액션 장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특히 황정민의 서도철 캐릭터는 강한 카리스마와 함께 액션 장면에서 그의 내면적 갈등이 잘 드러난다.
그는 단순히 '정의를 집행하는 형사'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정의와 폭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황정민의 섬세한 표정 연기와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연기는 서도철이 겪는 내적 혼란과 외부의 적들과의 대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5. 베테랑2의 약점: 복잡해진 서사, 무너진 집중도
<베테랑2>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바로 과도하게 얽힌 서사 구조다. 전작 <베테랑>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서사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던 것과 달리, <베테랑2>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풀어놓으며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서도철의 아들이 겪는 학교폭력 이야기는 극 전체의 중심적인 갈등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어, 서도철 캐릭터의 내면적인 갈등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결국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학교폭력 에피소드는 서도철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결과적으로 서사의 흐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오히려 주된 갈등에 집중해야 할 서사적 긴장을 흩트려 놓았다.
서도철이 정의로운 경찰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이 부분이 전체 이야기 속에서 부각되기보다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로만 다루어져 관객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와 더불어, 기존 형사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약화된 점도 영화의 약점 중 하나다. 전작에서는 서도철을 중심으로 형사팀의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스토리의 강력한 중심을 이루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각기 흩어진 에피소드들로 인해 형사들의 역할이 다소 흐릿해졌다.
관객들은 서도철이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처럼 느끼게 되며, 형사팀의 협업이나 팀워크에 대한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는다. 이는 결국 캐릭터들 간의 유기적 연결을 약화시키며, 전체적인 서사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특히, 이번 영화는 악역인 해치의 캐릭터와 그가 상징하는 의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서도철과 그의 동료 형사들의 관계성이나 팀워크가 전작보다 훨씬 약화되었다. 전작에서 강력했던 팀워크의 매력은 서도철의 독단적인 행동과 해치의 폭력적 정의관과의 대립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그 의미가 희석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필연적으로 서도철 이외의 캐릭터들, 특히 형사팀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동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서사들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관객들은 주요 갈등에 대한 감정적 몰입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인물 간의 갈등을 풍부하게 다루고자 했지만, 그로 인해 이야기가 과하게 복잡해지고, 결국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복잡성은 주제의 명확성을 희석시키며,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명확한 인상을 가지지 못하게 만든다.
또 다른 단점은 바로 서사적 리듬감의 상실이다. 전작에서는 서도철과 재벌 3세 조태오의 대립이 명확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이 끝까지 집중할 수 있는 구조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서도철과 해치의 대립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과 갈등이 얽히며 이야기의 흐름이 끊긴다.
예를 들어, 서도철의 아들 관련 에피소드와 형사팀의 약화된 역할은 메인 스토리와 별개로 진행되어 긴장감이 흐트러지는 요소가 된다. 이는 전체적인 영화의 리듬을 깨뜨리며, 관객들이 이야기 속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게 만든다.
해치의 폭력성과 복잡한 악당 캐릭터도 서사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해치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정의를 주장하는 다층적인 인물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그의 서사는 영화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며, 관객들이 그의 행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든다.
서도철과 해치의 철학적 대립은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그 철학적 배경이 충분히 탐구되지 않음으로써 영화가 의도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
결국, <베테랑2>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풀어내려는 시도가 오히려 영화의 일관성을 해친 결과를 낳았다. 주요 서사와 부수적인 서사들이 분리되지 않고 얽히면서, 관객들은 영화의 중심 주제인 정의와 폭력의 문제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찾기 어려워졌다.
서도철의 폭력적 정의와 해치의 왜곡된 정의관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어야 할 이야기가, 다양한 부수적인 이야기들로 인해 흐려진 점은 이번 작품의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와 같은 서사적 복잡성은 영화가 주는 철학적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모든 살인은 똑같다'는 감독의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서사적 장치들이 그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왜 해치의 서사는 없었을까.>
영화 베테랑2에서 정해인(해치)의 복수는 겉으로는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지 못한 범죄자들에게 대신 처벌을 내리는 행위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가 저지르는 일은 단순한 살인에 불과하다.
해치는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대신 해소해주는 정의의 화신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감독은 의도적으로 그 복수의 행위를 비판적으로 그려낸다. 그가 처단하는 대상이 아무리 악인일지라도, 살인은 정의의 실현이 아니라 또 다른 범죄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영화 전반에 흐른다.
정해인의 폭력은 처음에는 정의롭고 통쾌한 처벌로 비칠 수 있다. 법이 무력하거나 부패한 경우, 사적 제재는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관객들도 그가 저지르는 응징에 동의할 법하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즉각적인 통쾌함 너머에 있는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정의가 폭력을 수반할 때에도 여전히 정의로울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촉발시킨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제기된 바와 같이, 정의는 단순한 결과에만 집중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수단이 정당했는지, 그 과정 자체가 공정했는지 또한 중요한 요소다. 해치가 저지르는 살인은 악인에 대한 처벌이지만, 그 처벌의 과정에서 법과 제도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폭력적인 수단이 동원된다.
이것은 샌델이 지적하는 '결과 중심 정의'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무리 그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듯 보여도, 그가 사용하는 수단이 범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영화는 강조하고 있다.
해치의 서사를 깊게 풀어내지 않은 이유는 여기서 명확해진다. 그의 과거가 아무리 고통스러웠다 해도, 그가 저지른 것은 결국 연쇄살인이다. 감독은 해치의 복수를 통해, 나쁜 살인과 좋은 살인의 구분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 정의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저지르는 폭력은 그 결과가 아무리 정의롭다 하더라도, 그것이 만들어내는 고통과 파괴를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감독은 해치의 폭력을 단순히 통쾌한 복수로 소비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그려낸다. 해치가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장면들에서 카메라는 그의 감정이나 내적 갈등보다는 그가 남긴 피비린내 나는 결과물에 집중한다. 그 결과물이 무엇이든, 그것은 정의가 아닌 또 다른 범죄일 뿐이다.
영화는 결국 관객에게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사적 응징은 과연 정당한가? 우리는 처음엔 해치의 행위를 응원할 수도 있다. 그가 처벌하는 대상이 법망을 빠져나간 악인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폭력이 반복되고,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는 과정을 목격할 때, 우리는 사적 제재의 정당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흐름을 통해 영화는 아무리 정의로운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을지라도, 살인은 범죄일 뿐이라는 감독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

6. 베테랑2, 복잡한 서사 속에서 고민하는 정의의 얼굴
<베테랑2>는 전작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단순하고 통쾌한 정의 실현에서 벗어나, 복잡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변모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악당을 처벌하는 구조적 쾌감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정의의 본질을 다시금 질문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선과 악, 그리고 정의의 경계가 어떻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류승완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물음을 던지며, 다양한 캐릭터들의 서사 속에서 정의의 다층성을 탐구한다. 영화는 정의와 불의,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해지고, 서도철과 해치라는 두 캐릭터를 통해 각각의 폭력이 정당화되는 과정에서 그 모호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감독은 이러한 구도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정의라는 개념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취약한지를 묘사하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적 깊이는 때로는 과도하게 복잡한 서사에 묻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영화의 복잡한 서사 구조는 한편으로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지만, 결국 관객들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에 몰입하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학교 폭력 에피소드나 형사팀의 약화된 존재감은 서사에 일관성을 해치며, 영화의 주요 갈등인 서도철과 해치의 대립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베테랑2>는 류승완 감독이 던지고자 한 철학적 질문과 메시지, 그리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서도철 역의 황정민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의 연기는 단순히 정의로운 경찰의 이미지를 넘어서, 정의와 폭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한편, 해치 역의 정해인은 자신만의 정의관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로서, 그 폭력이 단순히 악행이 아닌 나름의 철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낸다.
영화의 철학적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좋은 살인과 나쁜 살인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폭력의 정당성을 묻는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폭력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해치의 폭력이 겉으로는 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행위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도 서도철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정의를 폭력적으로 실현하는 인물일 뿐이다. 감독은 이러한 폭력의 이중성을 부각시키며, 정의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긴다.
영화는 정의의 다양한 얼굴을 그리는 동시에, 그 정의가 폭력으로 실현될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서도철과 해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폭력을 행사하지만, 결국 그들이 추구하는 정의는 폭력이라는 동일한 수단을 통해 실현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 점에서 감독은 폭력의 정당성과 한계를 논하는 철학적 논의를 영화 속에 녹여내고자 했다.
한편, 영화는 액션 장면에서만큼은 전작의 통쾌함을 이어받아 관객들에게 시각적 쾌감을 제공한다. 황정민의 거칠고 현장감 있는 액션은 여전히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며, 폭력적인 세계 속에서도 정의를 위해 싸우는 서도철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결론적으로, <베테랑2>는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선택했다.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폭력과 정의의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복잡한 서사로 인해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철학적 논의와 액션을 결합한 독특한 영화적 실험은 여전히 가치 있다.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단순한 액션영화의 경계를 넘어 정의와 폭력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관객들로 하여금 정의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영화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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